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제 2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논의된 북한 인권과 관련한 부분을 들여다봅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각종 실무그룹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북한 해외근로자들의 문제를 더 조율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 2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해외 파견 근로자의 문제를 언급하는 장면입니다. 실무그룹 (working group)은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에 특정 인권주제에 관해 설립된 특별절차로, 자의적 구금, 그리고 강제와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 등이 있습니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북한의 외국인 납치와 강제 실종문제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뒤, "해외에서 북한 근로자 2만여 명이 노예 상태로 일하고 있다"는 여러 비정부기구들의 지적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런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의 마지막 인사말에 앞서, 한국의 인권단체인 NK워치는 비정부기구 발언을 통해 북한이 외화 때문에 외국에 노동자를 보내 거의 노예생활을 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NK워치 김다선 국제팀장의 말입니다.
(김다선) 수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 파견돼 나가있습니다. 이들은 북한 관리자들의 통제 하에 휴일이나 휴식 없이, 다쳐도 치료나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해외파견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이어 한국의 탈북자단체인 '성공적인 통일을 만드는 사람들'의 김영일 대표는 자신의 아버지가 러시아 벌목공으로 일해 그 실상을 잘 안다면서,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은 그야말로 '국가가 후원하는 노예들'이라고 개탄했습니다.
(김영일) 저는 제 아버지가 러시아의 극동지역에서 북한 벌목공으로 일해 경험상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에는 2만여 명의 북한 노동자가 일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이 고분고분하게 일을 하게끔, 해외 노동자들의 가족은 북한 내 인질로 잡혀 있습니다.
김영일 대표는 자신이 아는 한 벌목공은 북한 정부에 매달 500-700달러의 돈을 송금해야 하기에 또 다른 일거리를 스스로 찾아야했다며, 이렇게 해서 2년간 모은 돈이 450달러에 그쳤다고 말했습니다. 2004년 8월 한 벌목공이 불만을 표시하자 보위지도원들에게 체포돼 무릎과 팔을 심하게 구타당한 뒤 강제 송환됐다고 김영일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에서는 먹고 살기가 힘들어 혹시라도 해외에 나가면 돈벌이가 될까 해 많은 사람이 지원하고 있다고 김영일 대표는 우려했습니다.
(김영일)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해외에 나가서 일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런 해외 노동조건이 북한보다 훨씬 낫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가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기 바랍니다. 북한 주민들도 당연히 기본적인 인권을 누릴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최신 보고서는 북한 근로자들이 "경제적 이유"로 해외 파견을 지원한다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시베리아 벌목공 출신 김 모 씨 역시 다루스만 보고관의 보고가 끝난 후 유엔 인권이사회 건물 다른 회의장에서 별도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일성 사망 이후 북한에서 300만 명이 굶어 죽었고 먹고 살려고 벌목공에 지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은 정치적 성분 등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5, 6차례 서류를 검토하고 약 4차례 면접 등 6단계를 거쳐 선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끝에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으로 도착한 타국에서 그들을 기다린 건 열악한 노동환경과 비인간적 대우였던 셈입니다.
현재 극심한 외화난을 겪는 북한은 전 세계 16개국에 5만~6만 명의 근로자를 파견해 매년 12억~23억 달러를 벌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북한 당국은 앞으로도 수만 명의 인력을 송출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유엔 인권이사회를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질 경우, 근로자들을 해외에 파견해 이들의 임금을 착취하는 북한의 외화벌이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 당국이 지난해 1000명에 가까운 인권운동가를 구금했다는 인권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미국의 인권단체인 '중국인권수호자'는 최근 공개된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955명의 인권운동가가 중국 정부에 의해 구금됐다"며 "이는 직전 2년인 2012~2013년 동안 구금된 사람 수 1160명에 뒤지지 않는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단체는 "이 같은 인권운동가 구금 수는 천안문 사태 이후 다시 인권운동가와 변호사, 언론인 등에 대한 구금과 가택연금 등이 남발됐던 1990년대 중반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라며 "중국 당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권력을 승계한 이래 기본적인 자유를 제한하는 무자비한 탄압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13년 3월 국가주석이 된 시주석은 취임 이후 표현, 집회, 종교의 자유 등 각종 권리를 보호할 뜻을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지난해 6월 천안문사태 25주년 기념행사를 앞뒤로 200여명이 넘는 인권운동가와 변호사, 언론인이 구금됐다"며 "지난해 오히려 중국 내에서 수많은 인사들이 구금, 고문 등의 불합리한 조치를 받은 것은 물론 실종되기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 유럽연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공화국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의 국제법 위반 행위를 지속적으로 비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의 크림 병합은 국제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며 국제법 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연합 28개국 외무장관이 승인한 이 성명은 크림 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과 크림에서의 인권 상황 악화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 성명은 유엔 회원국들에 대해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말 것을 촉구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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