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종교자유위원회의 최신 보고서 가운데 북한 편을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최악의 종교탄압국'으로 분류됐습니다.
미국 정부 산하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2012년 종교자유보고서'에서 북한을 종교의 자유가 없는 '특별우려대상국'으로 분류했습니다. 특별우려대상국에는 북한과 함께 버마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16개국이 포함됐습니다.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초당적 독립기관으로 매년 전 세계의 종교자유 실태를 조사해 연례보고서를 작성하고, 세계의 종교 자유를 위한 각종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1년간 북한 주민들이 종교 활동을 이유로 체포와 고문, 사형까지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탈북자들은 강제 송환을 당한 이후 조사과정에서 한국인권 단체나 종교 단체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 더욱 가혹한 처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고서에는 "북한 당국이 중국 국경지역에서 종교 활동을 하는 탈북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특별 보위부 요원을 중국으로 파견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적 기독교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 칼 묄러 회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김정은 씨가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중국으로 수 백 명의 반탐요원들을 보내 탈북자들을 돕는 선교 조직망의 와해를 시도했고, 그 결과 단둥에서는 지난해 한국인 선교사 1명이 암살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칼 묄러
: 매우 슬픈 상황입니다. 북한 전체 인구가 대략 2천 400만 명인데, 모두 감옥에 갇힌 것처럼 숨 막히는 삶을 살아갑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의 처지가 더 열악합니다. 이들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 발각될까봐 크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탈북자지원과 북한주민 선교활동을 돕고 있는 ‘도움의 천사들’ 대표인 이희문 목사 역시 후계자 김정은 씨가 체제안정을 위해 종교탄압을 비롯해 인권유린 행위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희문 목사
: 나이 어린 사람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 내부를 와해시킬 수 있는 그런 어느 단체나 개인들이 있다면 그 중의 하나가 종교인들 아닙니까. 북한에서 종교를 갖는다 하는 것은 북한의 내부체제를 뒤흔들고 반역하는 죄로 여겨집니다. 북한은 정말 이 지구상의 최악의 독재국가이고 악질 종교 탄압국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 지하종교 활동은 확산하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이에 대한 당국의 탄압도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여러 비정부단체의 자료를 인용해 북한 당국이 지난 2010년 평안남도 평성 시에서 지하교인 23명을 체포해 3명을 처형한 사례를 지적하며, 기독교인들에 대한 북한 정부의 공포정치와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에 현재 종교인을 포함해 대략 15만 명에서 20만 명이 체포돼 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 북부에 있는 15호 수용소에는 대략 6천명의 기독교인이 수감돼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오픈도어스는 앞서 북한에 40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만에서 7만5000명이 신앙을 이유로 체포돼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보고서 말미에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개발을 포함한 정치문제 때문에 인권문제 논의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면서 “종교의 자유와 탈북자, 납북자, 정치범수용소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위원회는 특히 중국 정부의 탈북자 대거 북송조치 이후 탈북자 인권실태가 전 세계적 관심이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를 설득하라고 촉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탈북자와 관련해 국제규범을 준수할 것, 국제 인도주의기구들이 중국 내 탈북자에 접근할 수 있게 허용할 것 등의 문제를 미국 정부가 꾸준히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캄보디아 양민 170만 명을 학살한 '킬링필드'의 핵심 주범들을 단죄하기 위한 캄보디아 전범재판소의 재판관 1명이 사임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캄보디아 전범재판소는 최근 성명을 통해 기소담당 공동 재판관인 로랑 카스페르-안세르메 씨가 오는 5월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스위스 출신의 카스페르-안세르메 재판관은 캄보디아 측 판사가 새로운 혐의자에 대한 자신의 조사활동을 반대하고 협의조차 거부하고 있어 정상적인 임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퇴진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는 수사 확대에 부담을 느낀 캄보디아 정부의 간섭에 반발해 작년 10월 사임한 독일 출신의 지크프리드 블룬크 재판관 후임이 물러나는 것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캄보디아 지도부는 조사가 최근 자신들의 동조세력이 된 크메르루주 일부 인사에까지 확대되는 점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재판관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전범재판소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수차례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국제적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크메르루주를 단죄해 정의를 구현하려는 노력이 정치적 영향력에 의해 얼마나 큰 위협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습니다. 크메르루주 전범재판소는 당초 3년 기한으로 설치됐지만 캄보디아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지금까지 1만5천명이 처형당한 악명 높은 교도소의 소장을 지낸 카잉 구엑 아에브 씨에 대한 재판만을 마친 상태입니다.
-- 미국 영화계 할리우드의 인기 남자배우 조지 클루니 씨가 최근 미국 워싱턴 주재 수단 대사관에서 수단 정부군의 민간인 학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평소 사회운동가로 활동 중인 클루니 씨는 “대사관 안에서 나가라”는 수단 측의 요구에도 시위를 계속하다 경비원들에 의해 수갑이 채워져 미국 경찰에 인계됐습니다. 미국 언론의 인터넷 동영상을 보면, 클루니 씨는 체포 전 대사관 앞에서 “수단 정부는 무고한 시민, 아이들에 대한 학살을 멈추고, 강간하거나 굶겨 죽이는 등 횡포를 부리지 마라”고 강건하게 외쳤습니다. 조지 클루니 씨를 비롯해 그의 아버지인 언론인 닉 클루니 씨와 현직 의원 4명, 여러 운동가들은 주미 수단 대사관 구내에서 대사관의 나가라는 요구를 무릅쓰고 시위를 계속했습니다. 지금까지 조지 클루니 씨는 남부 코르도판에서 정부군이 민간인을 잔혹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평소 수단의 인권문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해왔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