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악화로 더 많은 탈북자 북송 우려

0:00 / 0:00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인권 유린' 토론회를 살펴봅니다.

(이정훈) 저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보복적 측면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응에 주목합니다.

한국 외교부의 이정훈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한 발언의 일부 들으셨는데요, 사드는 적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목적으로 제작된 공중방어체제입니다.

이정훈 대사는 사드의 최근 한국 배치 결정에 보복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조치들은 중국의 실체를 보여준다면서, 한국의 대기업 롯데그룹을 대표적 피해자로 들었습니다. 중국에서 영업 중이던 롯데마트 지점의 70%가 폐쇄 조치를 당해 1천만 달러의 손실을 봤고, 한국 관광도 대거 취소됐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이런 중국을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정훈) 정신을 차리라는 신호입니다. 국제사회가 어떤 식으로든 북한 상황을 억제하는 데 중국의 협력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이 같은 한국과 중국간 관계 악화로 더 많은 탈북자들이 북송될 가능성이 크다고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우려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작년 중국 내 북한식당에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탈북에 성공한 사례를 상기시키면서 "중국은 한때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갈수 있도록 허용했고 이를 통해 북측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킹 특사는 "탈북자 문제는 상당 부분 한국과 중국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탈북자들의 제 3국행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로버트 킹) (한국과 중국 관계가 악화된) 현재 탈북자들이 중국을 벗어나려고 하는 시도가 훨씬 더 어려워졌고, 예전처럼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고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에서 탈북민을 돕던 한국인 목사 2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되는 등 중국 당국이 조직적인 단속에 착수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이와 더불어 이는 사드 배치에 따른 양국 간 갈등 심화와 연관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킹 전 특사는 이 때문에 유엔 활동과 관련해 미국의 새 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를 대북 압박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트 킹) 미국이 최근 몇 년 간 북한의 인권 문제와 관련해 진전을 보인 것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유엔 인권이사회와 교류하고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계속해서 지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를 향해 상당 수준의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미국이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미국 매체 포린폴리시는 지난 14일 틸러슨 장관이 "인권이사회의 효용성에 대해 평가해 나갈 것"이라면서, 중국을 포함한 인권침해 국가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엔인권이사회 출범 당시 조지 W. 부시 공화당 정부는 전신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가입을 거부했지만, 버락 오바마 민주당 정부는 이사회 외부에서 비판하기보다 내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라 2009년 가입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위원회의 북한 인권보고서가 나온 지 3년이 지났지만 북한 인권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사상 처음 출범한 유엔 차원의 공식기구입니다.

(마이클 커비) 국제법은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한 자에 대한 면책은 있을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다시 반복해 말하지만 북한의 인권 범죄는 제 조국인 호주, 미국, 한국 등에서도 있는 관리들이 저지른 일반적인 인권 유린이 아니라 매우 높은 곳의 명령에 따라 자행된 범죄입니다.

특히 커비 전 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에 대해 "놀랄 일도 아니라"며 "북한 정권이 지난 70여년동안 해오던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은 지난 2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암살됐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과 대만이 상대국 국적 시민을 간첩 혐의로 각각 체포하자 양국 관계가 다시 얼어 붙고 있습니다. 대만의 일간지인 자유시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대만 국적 리밍저 씨를 체포해 조사 중입니다. 마샤오광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혐의를 밝히지 않았으나 '국가 안전'을 거론해 간첩혐의로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자 대만 내 중국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는 "체포 이유가 불분명하다. 공개적으로 명확하게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리 씨는 지난 19일 마카오를 경유해 광둥성을 통해 중국에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대만의 한 대학 교직원으로 일하는 리 씨는 평소 중국 인권 문제 등에 관심을 두고 중국 내 비정부기구와 교류를 해왔습니다. 앞서, 대만 정부는 최근 중국인 유학생 저우훙쉬 씨를 간첩단 결성 지령을 받고 대만에서 포섭활동을 벌인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뤼슈롄 전 부총통의 경호원이자 예비역 소령 출신인 왕훙루를 대만군 기밀 유출 시도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미얀마 경찰초소를 습격해 미얀마 군의 인종청소를 촉발한 것으로 지목된 로힝야족 무장단체가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목소리를 냈습니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주류인 미얀마 내 이슬람계 소수민족입니다.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이라는 이름의 단체는 성명에서 "국제법의 자기방어 원칙에 따라 스스로를 지킬 정당한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성명은 또 "어떠한 테러집단과도 연관되지 않았다"며 "테러를 용인하지 않기 때문에 종교, 인종적 요인에 의해 민간인을 상대로 한 테러는 저지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미얀마 군은 경찰초소 습격사건이 벌어지자 로힝야족 거주지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감행했습니다. 그 결과,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난민들과 인권단체 등은 이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과 성폭행, 방화, 고문 등이 자행됐다고 주장했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