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국무부의 최신 난민입국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탈북자 1) 저희는 원래 떠날 때부터 미국이 목적지였고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어요.
(탈북자 2) 눈치도 안보고 탈북자라는 압박감도 없고 기회도 더 있고 영어도 많이 늘고...
(탈북자 3) 이 나이에 공부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아이들도 미국에서 나름대로 자기 세상을 꾸려 나가는 것이 감사하고....
방금 들으신 것은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올해 초 자유아시아방송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밝힌 말입니다. 이들을 포함한 탈북자들은 지난 2004년 미국 의회가 제정한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하고 있습니다.
4월 1일 현재, 미국에 들어온 탈북자는 모두 166명입니다. 미국 국무부가 얼마 전 공개한 난민입국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 탈북자 2명이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지난해 10월에 시작된 2014 회계연도 이후 모두 3명의 탈북자가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셈입니다.
회계 연도별로 보면, 미국 정부는 지난 2006년 처음 9명의 탈북자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그 이듬해에 22명, 2008년에는 37명의 탈북자를 난민으로 받아들였습니다. 2009년에는 25명, 2010년에는 8명의 탈북자를 수용한 데 이어, 2011년에는 23명, 2012년에는 22명, 그리고 지난해에는 모두 17명의 탈북자가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미국에 들어온 탈북자들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미국 정착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입국한 지 1년이 지나면 미국에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영주권을 받을 수 있으며, 그로부터 5년이 지나면 미국 시민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지난 2008년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조진혜 씨는 올해 1월 중순에 미국 시민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처럼 탈북자들에게 정착금과 장려금, 임대아파트 등 다양한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미국 정부는 모든 난민에게 초기 정착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탈북자 조은혜 씨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스티브 쉐벗 위원장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구체적인 지원 내용을 밝혔습니다.
(조은혜) 저희 가족이 미국에 정착한지 6년 정도 됩니다. 미국 도착 후 약 8개월 동안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았는데요, 의료보험, 식품구입권, 1인당 현금 250달러 등을 받았습니다. 이런 지원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런 초기 정착 단계를 지난 탈북자들은 식당과 한인 상점 등 서비스업에 많이 종사하고 있습니다. 젊은 탈북자들은 대학과 일을 병행하는 비율이 높고, 일부 탈북자들은 정착 몇 년 만에 식당과 세탁소를 개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 씨는 일반적으로 탈북자들이 미국 사회에 빨리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고 미국 의원들에게 말했습니다. 조 씨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조은혜) 미국에 새로 입국하는 탈북자들은 돕기 위한 자원이나 교육하기 위한 기구가 필요합니다. 왜냐면 미국은 언어도 북한과 다르고 사회도 달라서 탈북자로서 미국 사회에 동화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탈북자들을 교육하기 위한 기관이 있다면 미국 정부가 도움을 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탈북자들이 미국에서 잘 정착하도록 적어도 1년에서 1년 반 정도 지원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조 씨와 같은 젊은 탈북자들은 사정이 훨씬 낫습니다. 나이가 젊을수록 언어와 문화 적응이 빨라 정착을 쉽게 한다는 게 지원 단체들의 설명입니다. 20대인 조 씨는 의회 청문회에서 통역 없이 직접 영어로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50대의 송명희 씨는 언어라는 장벽 때문에 새로운 사회와 그 문화에 쉽게 적응하며 살지 못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송명희) 다른 나라 사람들은 영어 발음하는 것 그리고 선생님이 말하는 것을 알아듣는 것이 우리보다 빨라요. 하지만 나는 알아듣지 못하고 대답도 못하겠더라고요. 언어가 어렵기 때문에 몰론 취업도 어렵고 생활하는데도 어려운 점들이 많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 인권운동가들은 시진핑 정권이 '중국의 꿈' 구호를 내세우며 출범한 작년 중국 인권 상황이 최소한 5년 이래 최악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인 '중국인권수호자'는 최근 발표한 '2013년도 보고서'에서 작년 중국에서 형사 구류된 인권 운동가는 220여명으로 전년보다 3배 늘어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실종 인권운동가 수도 1년 전에 비해 약 3배에 달했습니다. 보고서 작성에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한 중국 인권 운동가 수십 명은 작년 인권이 최소한 2008년 이후 최악인 것으로 평가했고 거의 10년 만에 최악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 당국이 작년 대표적인 인권유린으로 지목돼온 교동교화소를 폐지했으나 여전히 다른 불법 감금 수단들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당국은 반체제인사들을 퇴거나 가택 연금 등의 수법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이슬람교도와 불교도 사이에 종교 갈등이 심각한 미얀마 라카인 주에서 국제구호단체 요원들이 불교도들로부터 공격을 받았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불교도 폭도 수백∼1천여 명이 최근 라카인 주 주도 시트웨 등에서 유엔과 국제 구호단체들의 사무소와 직원 사택에 난입하거나 돌을 던지며 공격했습니다.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건물 1채가 약탈됐고 차량 3대가 손상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3월 30일 미얀마가 30여년 만에 실시한 인구조사를 앞두고 이슬람교도인 소수 로힝야족과 불교도 주류 주민 사이에 긴장이 조성된 가운데 발생했습니다. 불교도들은 지난달 말 미국인 구호 요원이 불교도 깃발을 모욕적인 태도로 다루었다며 독일 구호단체 사무소 주변에 모여들었으며 폭도들은 수백 명에서 1천명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라카인 주에서는 지난 2012년 로힝야족과 불교도 사이에 종교 분쟁이 발생해 200여명이 숨지고 14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로힝야족이었습니다. 로힝야족은 수십 년 전 이웃 방글라데시에서 유입된 이주민들의 후손들이며 미얀마 정부는 이들을 불법 이민자로 간주해 국적을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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