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은행과 인권 관련 청문회를 들여다봅니다.
(제임스 맥거번) 세계은행은 한 국가의 빈곤 박멸과 개발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타락한 엘리트층으로 집중되면 안 됩니다. 특히 지원하는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개발은 국민의 고통과 인권유린의 희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됩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미국 하원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의장인 제임스 맥거번 민주당 의원이 최근 "세계은행 대출과 인권"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의회 공청회에서 한 말입니다. 맥거번 의원은 중국 내 탈북자 강제송환이 국제 인권법 위반이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미국을 방문한 탈북자들을 만나는 등 북한의 인권 문제에도 관심이 높은 인물입니다.
이번 공청회는 세계은행을 포함한 주요 국제금융기구가 정책 검토를 논의하는 회의를 열기 직전에 개최돼 주목을 끌었습니다. 공청회는 특히 세계은행의 세이프가드 정책과 관련해, 변화 가능성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세계은행의 세이프가드는 개발 사업으로 인한 환경적,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이나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과 관련해 이들의 각 사업 단계와 포괄적인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추구할 사항들을 정책으로 마련한 것입니다. 공청회의 증인으로 나온 국제적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아르빈 가네산 국장의 말입니다.
(아르빈 가네산) 세이프가드 정책은 지역사회와 지역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현 세이프가드 정책은 그 지역의 인권을 보호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국가에서 국제환경규약을 어겼다고 여겨지는 사업에는 대출을 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특정국가의 인권 책임은 쉽게 무시됩니다.
가네산 국장은 미국이 세계은행 이사회의 최대 주주로 매년 16억 달러 가량을 내는 만큼, 미국 의회는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에 대출할 때 인권을 고려하도록 보증할 강력한 위치에 있다며 구체적인 행동을 주문했습니다.
(아르빈 가네산) 미국 의회는 미국 행정부에 예산 청문회, 세출 승인, 직접 대화, 편지 등을 통해 세계은행의 인권 존중 고려, 인권 실사 이행, 세이프가드 정책을 대출과 기술조언에 적용 등을 촉구해야 합니다.
증인으로 나온 인권증진협회의 델핀 드지라이베 인권 담당 변호사는 에티오피아의 최신 사례가 세계은행의 대출과 인권이 연계돼 실시돼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드지라이베 변호사는 세계은행이 현재 에티오피아에서 교육, 보건, 위생, 도로와 농업 서비스를 위한 사업에 20억 달러를 지원하고 있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정부가 이를 위해 15만 명의 소외계층을 다른 곳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이주를 거부하는 지역 주민들을 위협하고, 구타하고 임의적으로 체포하는 일은 세계은행이 인권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불행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공청회에서 북한은 따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세계은행이 앞으로 개발도상국에 대출을 할 때, 인권 문제를 고려하라는 줄기찬 요구는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기를 희망하는 북한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실제로 북한은 아시아개발은행의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지난 1997년과 2000년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경제성장, 경제협력 촉진과 역내 개도국의 경제개발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국제금융기구입니다. 당시 최대 출자국인 미국과 일본의 반대로 북한의 계획은 좌절됐습니다.
2014년 4월 현재, 북한은 세계은행에도 가입하지 못했습니다. 세계은행은 그러나 북한에 정치적 돌파구가 열리면 신속한 지원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서 세계은행의 김용 총재는 지난해 말 "북한이 세계은행에 가입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세계은행은 북한을 기꺼이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특히 김 총재는 "북한이 미얀마의 사례와 교훈을 배워야 한다"며 "북한처럼 폐쇄사회였던 미얀마가 개방 후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투자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세계은행은 현지의 에너지 부족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국의 통일부는 한국과 세계은행이 북한 관련 계획을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추정에 대해 일단 부인한 상태입니다. 통일부의 김의도 대변인의 말입니다.
(김의도) 현재 한국 정부와 세계은행 간에 북한이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북한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에 대한 그런 구체적인 논의나 협의는 현재로서는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캐나다의 민간단체 '북한인권협의회'가 3월 중 '생명동아리' 사업을 통해 탈북자 두 가정을 포함해 모두 5명을 추가로 구출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생명동아리는 중국에 숨어사는 탈북자들을 안전국가인 태국으로 인도, 한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구출활동을 벌이는 현지 선교사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북한인권협의회의 이경복 회장은 "지난해 10월 7명, 지난 2월 5명의 재중 탈북자를 구출한데 이어 지난 3월 5명을 추가로 구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구출된 탈북자들은 지난 2010년에 탈북한 50대 부부와 24세 딸 등 3인 가족과 올 초 북한을 탈출한 50대 어머니와 아들 등입니다. 협의회에 의하면 이 중 모자는 발에 심한 동상을 입어 어머니의 경우 발가락 두개를 절단해야 했습니다.
-- 유엔인권보고관이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들에 대한 반인도주의적 범죄 가능성을 우려하고, 이들에 대한 국제구호활동 재개 허용을 촉구했습니다. 토마스 오지아 퀸타나 유엔인권보고관은 최근 라카인 주 로힝야족 난민촌의 물, 식량, 의료서비스 부족 상황이 "반인도주의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보고관은 최근에 발생한 국제구호단체들에 대한 공격 이후 로힝야족 난민촌에 대한 물, 식량, 의료서비스 공급이 막혀 난민들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카인 주에서는 이슬람교도인 소수 로힝야족과 주류 주민인 불교도 사이에 종교적 긴장이 심각한 가운데 지난달 불교도 폭도들이 로힝야 난민들을 구호 중인 국제구호단체들의 사무실과 요원들의 사택을 공격했습니다. 이들의 공격으로 국제구호단체 요원 170여명이 라카인 주에서 철수해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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