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사형 현황 연례 보고서

2011년 3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김희진 사무국장이 서울 중구 정동 사랑의 열매 회관에서 국제앰네스티 연례사형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2011년 3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김희진 사무국장이 서울 중구 정동 사랑의 열매 회관에서 국제앰네스티 연례사형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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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적인 인권단체인 앰네스티가 최근 공개한 세계 사형 현황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우선 전해주시죠.

장명화: 네. 앰네스티가 '2012 사형선고와 사형집행'란 제목으로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적어도 21개 나라에서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적어도 682명이 형장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사형 제도를 완전히 폐지한 나라는 97개국입니다. 10년 전 그 수치는 80개국이었습니다.

양윤정: 북한의 통계 수치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장명화: 북한은 지난해 최소 6명을 사형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 2년간의 수치와 비교할 때, 상당히 줄어든 겁니다. 앰네스티는 2010년에는 최소 60명, 2011년에는 최소 30명을 사형한 것으로 집계했었습니다.

양윤정: 북한에서 실제로 사형 건수가 감소한 겁니까?

장명화: 앰네스티는 이번 보고서에서 확인된 규모만을 밝혔기에, 실제로는 더 많은 사형이 집행됐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여당인 새누리당의 윤상현 의원이 지난 10월 말에 배포한 보도 자료를 보면, 지난 2012년에만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를 포함해 14명이 숙청됐습니다. 올해 보고서에 나온 '최소 6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반면, 공개처형은 대폭 줄어들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은 '북한인권백서 2012'에서 공개처형의 감소 이유로 북한이 국제사회 비판을 의식해 공개처형보다는 비밀처형이나 무기한의 노동교화형을 부과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양윤정: 한국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한국은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됐지만, '사형 완전 폐지국'의 대열에는 합류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2건의 사형 선고가 기록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에는 63명의 사형수가 있습니다.

양윤정: 사형 완전 폐지국은 몇 개나 됩니까?

장명화: 보고서에 따르면, 사형을 완전 폐지한 나라는 97개국입니다.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을 폐지한 나라는 35개국입니다. 또 사형을 존치하고 있는 나라는 58개국으로 집계됐습니다.

양윤정: 최대 사형집행국은 어딥니까?

장명화: 중국입니다. 매년 수천 건의 사형을 집행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올해 보고서에는 중국의 통계는 포함돼지 않았습니다. 앰네스티는 "중국이 사형 집행 건수를 국가기밀로 다루고 있어 정확하게 집계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총 사형 집행 건수는 최소 682명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양윤정: 어떤 지역에서 사형 집행이 많았습니까?

장명화: 이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사형집행이 많았습니다. 이라크는 129명을 사형시켜, 전년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비폭력 마약 관련 범죄와 경제 범죄로 사형이 선고됐고, 배교, 신성모독, 간통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양윤정: 남북한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사형 집행 현황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장명화: 일부국가에서는 사형제도 상황이 개선됐습니다. 베트남은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았고, 몽골은 사형 폐지를 위한 핵심 국제조약에 가입했습니다. 반면, 일본, 대만 등이 지난해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상당 기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나라였는데, 지난해 집행을 재개해 우려를 낳았습니다.

양윤정: 사형제를 재개한 경우도 있다는 말이군요. 세계적인 흐름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앰네스티는 지난 1977년 "범죄 성격, 가해자 특성, 집행 방법이 무엇이건 모든 사형을 반대한다"고 선언한 이후 세계 사형 현황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작성해왔는데요, 올해 보고서는 "일부 국가가 보여준 퇴행이 사형 폐지를 향한 세계적 흐름을 뒤바꾸진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앰네스티의 오드리 고그란 국제국장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오드리 고그란) 일본, 인도, 파키스탄 등 일부 오랜 기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나라들이 지난해 사형 집행을 재개한 것이 안타깝지만,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사형 집행 국가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어서 고무적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사형집행국은 21개국인데, 10년 전인 2003년엔 28개국이 사형을 집행했었습니다. 앰네스티는 특히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 중인 수감자는 지난해 현재 58개국 1723명으로, 그 전해보다 다소 줄었다며 희망적으로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