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적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가 최근 "북한: 냉혹한 생일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펴낸 자료를 들여다봅니다.
(강명도) 김일성의 4월 봄 국제친선예술축전이라는 것이 1982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열리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생활이 어려운 때 아닙니까? 그런데도 800개 예술단체를 초청해서 15,000명이 동원됐습니다. 이런 외국인 중 스스로 돈 내고 온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북한에서 초청해서 전세기까지 띄운 겁니다. 2012년 한해 예술의 축전에 들어간 돈이 3억 8천만 달러입니다. 이는 옥수수 약 2백만 톤을 사올 수 있는 돈입니다.
과거 김일성의 재정담당을 하던 탈북자 강명도 씨가 지난달 한국의 채널A방송에 나와 폐쇄적인 북한에서 정례적인 국제축제로 열리는 '4월의 봄 국제친선예술축전'을 두고 한 말입니다. 이 축전은 김일성 생일 70돌을 맞은 1982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도 고 김일성 주석의 103번째 생일인 '태양절'을 전후해 김일성 찬양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주요외신이 북한의 관영 언론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성대하게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김일성을 친인민의 지도자라고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적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오히려 김일성을 반인륜 범죄를 저지르고 인권 유린 국가를 만든 자로 기억해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1978년 창설된 이래, 인권 학대 사례에 대한 조사업무를 수행하고, 여러 국가가 1948년에 제정된 세계인권선언을 침해하지 않는지 감시하고 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한 '북한: 냉혹한 생일의 유산'이라는 글을 통해 "46년 집권 기간 동안 김일성은 시민권과 정치권을 말살하는 권위주의적 정부를 설립했고, 절대 복종을 강요하는 개인숭배 문화를 만들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부국장이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필 로버트슨) 평양에서 김일성 생일 축하 행사가 추진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김일성 정권이 자행한 끔찍한 인권유린에 주목해야 합니다. 유엔이 현대사회에서 최악이라고 지목한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북한의 인권 탄압의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야 합니다.
특히 필 로버트슨 부국장은 "현재 북한의 지도자인 김일성의 손자 김정은은 조부를 따라 권리를 남용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국제형사재판소로 회부해 범죄에 대한 심문을 받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집단살해죄, 인도주의에 반한 죄, 전쟁범죄와 침략범죄 등 국제 인도법을 위반하고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인데요,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새로운 북한 인권 결의안이 지난 3월 말에 전격적으로 유엔 인권이사회를 통과한 바 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또 김일성이 반대 세력으로 간주된 사람들과 가족들을 공개 처형하고 정치범 수용소로 강제 수감함으로써 얻은 권력 장악 과정을 소개하며 교화소, 집결소 등도 김일성의 유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에서 작가로 활동하다 탈출한 장진성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진성) 나치는 타민족을 학살하는 정치범 수용소를 만들었다면 북한은 김일성 종교를 배신하지 못하도록 자국민을 상대로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수용소에는 성인만이 아니라 갓난아기도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수용소에 갇혀야만 하는 그 이유는 김일성 종교에 도전하거나 의심만 해도 3대까지 철저히 응징하는 연좌제 때문입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어 지난해 2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은 일부 주민에 대한 독재적인 통제로 만족하지 않고, 주민 삶의 모든 면을 지배하고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고 언급한 것을 인용해, 공개처형과 정치범수용소는 북한 주민들을 두려움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최적 수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치범 수용소 18호 북창 관리소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한 탈북여성이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탈북여성) 공시로 '몇 월 며칠 대동강에서 공개공판이 있습니다'하고 처형하는 것을 알려줍니다. 여기에는 무조건 다 참가해야 합니다. 관리소에 있는 주민이 현재 밤교대로 일하거나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 외에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분재소에서 마을을 돌아봅니다. 그 때 참가하지 않으면 다 잡혀갑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이 지난달 구금한 여성 인권운동가 5명을 이례적으로 석방했다고 프랑스의 AF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도 때로는 외부 압박에 반응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체포된 20~30대의 여성 인권운동가 왕만, 정추란, 우룽룽, 웨이팅팅, 리팅팅 등이 최근 귀가조치 됐습니다. 변호인 측은 이들이 석방됐더라도 1년간 당국의 특별 감시를 받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조직적으로 시위를 하거나 인권 운동을 벌이는 이들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9월 유엔여성회의를 참석할 예정인데 인권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이들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관련 회의 참석을 거부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유럽연합 역시 이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습니다.
-- 여성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고수해온 이란이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을 대사에 임명합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이란 관영언론을 인용해, 이란이 동아시아 국가에 여성 대사를 파견키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주인공은 30년 경력의 외교관 마르지에 아프캄 외교부 대변인입니다. 이란에서 외교부 대변인을 여성이 차지한 것도 아프캄이 처음이었습니다. 미국 뉴욕의 인권단체 '이란 인권을 위한 국제캠페인'의 기소 니아 부대표는 "이란 여성에게 분명히 반가운 소식이며 긍정적 움직임"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여성이 외국 여행을 할 때 남편이나 아버지 등 남성 보호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은 승진이 어려운 이란에서 이번 아프캄의 대사 임명은 파격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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