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권보고서 "북 정치적 탄압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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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국무부의 연례 인권보고서를 살펴봅니다.

미국 국무부가 최근 공개한 '2015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60여 년간 김 씨 일가의 독재가 이어지면서 주민 삶의 많은 부분을 가혹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총평을 통해 "북한은 김 씨 일가가 60년 넘게 이끌고 있는 독재국가"라고 규정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주민은 이 같은 정부를 바꿀 능력이 없으며, 북한은 언론, 집회·결사, 종교, 이동, 노동의 자유를 부정하는 등 주민의 삶을 다양한 측면에서 가혹하게 통치하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혹독한 조건과 생명을 위협하고 강제·의무노동을 수반하는 북한 당국은 생존 조건이 잔혹하고 수용자에게 강제노동을 시키며 살아나올 것으로 기대할 수 없는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공정한 재판 없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최영건 내각 부총리 등을 공개 총살한 사례들이 언급됐습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은 지난해 불경죄로 숙청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한국의 한 언론매체는 익명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최영건이 김정은의 산림녹화정책과 관련해 불만을 표출하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 5월 총살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탈북자 민간단체인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가 지난해 8월 한국의 연합뉴스TV에 나와 밝힌 말입니다.

(김흥광) 김정은이 금년에 산림녹화에 대해 굉장히 의욕적인 펼칩니다. 그리고 전국에 대고 양묘장을 꾸려라, 그 책임을 누가 맡았느냐, 건설공업 부총리를 맡은 최영건입니다. 양묘장은 꾸려야 하겠는데, 제한된 자재를 갖고 다른 사업을 하다 보니 양묘장을 놓친 겁니다. 얼마 있다, 물어보니 김정은이 내가 한 말을 왜 안했어 해서, 그래서 죽인 겁니다.

국무부 보고서는 또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보고서를 인용해 2014년 말 15호 관리소 내의 소림촌과 금촌리 지역이 아예 사라졌으며 수용자들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15호 관리소는 함경남도 요덕군에 위치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말합니다.

기자회견장에서 보고서를 공개한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독재국가들이 여전히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며, 신념과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존 케리)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정부의 부패를 고발할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국무부는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있는 수감자를 석방하며 공정한 법 집행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해왔습니다.

정치범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공개 처형을 당한 사실도 지적됐습니다. 국무부는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지난해 4월 북한 은하수 관현악단 총감독과 단원 3명이 400∼500명의 예술계 인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체 상태로 기관총 난사로 처형됐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국무부는 북한 내에서 "사법절차에 의하지 않은 처형을 비롯해 실종, 임의적 감금, 정치범 체포, 고문, 강제 북송자에 대한 처벌 등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건넌 여성 탈북자와 노동자는 인신매매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의 북한-중국 국경감시 강화로 총 탈북자 수는 급격히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엘리트 계층의 탈북은 오히려 늘어 최근 3년간 46명의 북한 해외주재관들이 망명했다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보고를 덧붙였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09년 보고서에선 '열악하다', '개탄스럽다', '암울하다', 지난해 보고서에선 '세계 최악'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북한 인권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이러한 평가를 지양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편, 북한은 이런 내용의 인권보고서에 대해 "북한의 인권상황을 허위 날조하고 비방 중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의 화약고'로 불리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근무하는 위구르족 경찰관들이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국 공안부는 최근 홈페이지에 '우리의 영웅들'이라는 글을 올리고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 명단에는 최근 사망한 신장 자치구 경찰관 33명의 이름이 들어있고, 이 가운데 위구르족 경찰관 16명이 포함됐습니다. 문제는 해당 위구르족 경찰관들이 경찰 작전이나 전투 과정에서 순직하지 않고 병이나 사고 등으로 숨졌는데도 '혁명 열사' 반열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국내외 인권운동가와 위구르 반체제인사들은 당국의 불순한 의도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베이징 당국이 위구르족의 충성심을 유도하고 중국인에게 모범으로 내세울 '위구르족 용사'가 필요해 이런 선전극을 벌였다는 것입니다. 대학 강사 출신의 위구르족 주민 버지니아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 공산당은 복역 중인 중국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나 수감 중인 위구르족 반체제학자 일함 토티 전 중앙민족대학 교수 같은 진정한 영웅들이 체제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새 영웅들'을 만들어 낸다고 말했습니다.

-- 동남아시아 어선의 노예노동 실태를 파헤친 미국 AP통신 기자 4명이 퓰리처상을 수상했습니다. 퓰리처상은 미국의 언론, 문학적 업적과 명예, 음악적 구성에서 가장 높은 기여자로 꼽히는 사람에게 주는 상입니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최근 마기 메이슨, 로빈 맥도웰, 마타 멘도사, 에스더 투산 등 4명이 작성한 노예 어부 기사를 공공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공부문은 21개 부문 중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꼽힙니다. AP의 탐사보도팀은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등에서 납치된 노동자들이 인도네시아의 한 섬마을에 감금되고 중노동에 동원되기까지 과정을 18개월에 걸쳐 추적 보도했습니다. 탐사보도팀은 위성기술, 선적 기록 등을 이용해 이들이 잡은 새우 등 해산물이 벤지나 섬에서 화물선에 실려 태국에서 하역된 뒤 가공돼 미국 내 식당들로 유통되는 과정을 전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