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워싱턴서 열린 북한 인권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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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인권 토론회를 들여다봅니다.

(로버트 콜린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는 훌륭한 결과물이지만, 북한의 인권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미국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 소속 로버트 콜린스 씨가 최근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 말입니다. 콜린스 씨는 동북아시아 안보 문제 전문가로 지난 2012년에는 북한의 차별적 사회분류체계인 '성분'에 대한 종합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콜린스 씨는 무엇보다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가 북한의 소위 '인권거부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산하 주요 책임자들의 이름을 명시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지난 3월 중순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최종 보고서에서 구체적인 이름은 거론하지 않고, 인권침해에 책임 있는 북한당국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콜린스 씨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과 관련해 북핵과 미사일 발사 등에 깊이 관련된 5명의 개인에 대한 여행 금지, 해외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확정한 것을 바람직한 사례로 들었습니다.

실제로 당시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위원회는 제재 대상 북한 인사로 윤호진 남천강 무역회사 책임자, 리제선 원자력 총국장, 황석하 원자력 총국 국장, 리홍섭 전 영변 원자력 연구소 소장,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한유로(Han Yu-ro) 련각산 수출조합 책임자 등 5명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

(로버트 콜린스) 북한의 어느 누구보다도 북한의 인권 유린을 책임져야할 사람들은 조직지도부의 조연준, 김경옥, 민병철, 그리고 황병서 등 네 명입니다.

현재 조연준은 북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김경옥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민병철은 조직지도부 부부장, 그리고 황병서는 군 담당 부부장으로 각각 활동하고 있습니다.

콜린스 씨는 이외에도 북한의 인권거부정책을 지지하고 선도하는 인물들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조경철 군 보위사령관,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장병규 최고검찰소 소장 등을 꼽았습니다.

(로버트 콜린스)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는 유엔이 북한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출발점입니다. 다음 단계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연관된 과학자와 군 지도자들을 제재 대상에 올린 것처럼 북한에서 인권 범죄를 저지른 관리들을 똑같이 다뤄야하는 것입니다.

이어 주제 발표자로 나온 로베르타 코헨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중국이 유엔의 책망에 직면하는 매우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최종 보고서에서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 앞에 중대한 인권침해가 기다리고 있음에도, 중국이 여전히 탈북자들을 강제로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탈북자들을 경제적 불법 이주민으로 간주해 이런 조치를 취하지만, 탈북자들은 박해를 피해 탈출한 난민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코헨 선임연구원은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놓고 중국 정부와 다자간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며, 중국의 입장도 헤아려 특히 북한 난민에 대한 부담을 나눌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다자간 대화에는 북한의 난민 문제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한국, 이미 북한 난민을 받아들인 유럽연합, 미국, 캐나다, 일본, 러시아, 상당수의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가기 위해 경유하는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그리고 몽골이 참여해야 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어떻게 북한 난민에 관한 부담을 공유할 지가 논의돼야 합니다.

미국 국무부의 인권 차관보를 역임한 코헨 선임연구원은 이를 위해 헬싱키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 접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헬싱키 프로세스란 '헬싱키 협정'을 바탕으로 35개 국가가 안보 분야에서 신뢰를 쌓고 경제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갔던 방식을 말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 사법당국이 인권운동가이자 변호사인 쉬즈융 씨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쉬즈융 씨는 '신공민 운동'의 중심인물로 활동해 오다 지난해 공공질서 교란 죄로 체포됐습니다. 신공민운동은 교육 평등과 공직자들의 부패 등을 주장하며 가두시위와 토론회 등을 주도해온 활동가 조직입니다. 베이징고급법원은 최근 쉬즈융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판결했습니다. 베이징 제1중급인민법원은 지난 1월 1심에서 쉬즈융 씨에 대해 "군중을 선동해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쉬즈융 씨의 변호사인 장칭팡 씨는 프랑스의 AFP통신에 "이는 불법적이고 웃기는 결정"이라며 "쉬즈융도 법정에서 이번 판결은 인권 개선 흐름을 멈추게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는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정의에 대한 조롱"이라며 "쉬즈융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티베트인 남성 1명이 중국의 압제에 대항해 분신자살했습니다. 영국 시민단체인 프리티베트에 따르면 32세인 틴레이 남걀은 중국 쓰촨성 티베트자치구인 간쯔 현 타우에서 선 채로 자신의 몸에 불을 질렀습니다. 유목농업을 하는 한 농민 가족의 막내아들인 남걀은 "중국의 통치방식과 정책에 항의한다"며 분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발생 후 타우 지역의 휴대전화 서비스를 비롯한 모든 통신은 두절됐습니다. 지난 2009년 이후 최소 125명의 티베트인들이 중국의 통치에 저항하는 뜻으로 분신했습니다. 티베트인들은 2008년 3월 쓰촨성 아바 현에서 중국이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무력진압하면서 20여명을 사살한 것을 기리기 위해서 매년 분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프리티베트 측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은 분신은 중국이 무력을 사용해 티베트인의 기본적인 인권과 국가로서 자신들만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분리 독립을 위해 분신을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