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설립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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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새로 임명된 유엔 산하 북한인권조사위원들과 이들의 활동 계획을 들여다봅니다.

(마이클 커비) 저희는 북한 인권 실상 파악을 위한 조사 활동을 완전히 독립적인 차원에서 진행할 겁니다. 유엔법과 국제법을 바탕으로, 아무런 편견 없이 증거자료를 엄밀하게 조사할 것입니다.

유엔 산하 북한 인권조사위원회의 조사위원장으로 새로 임명된 마이클 커비 전 호주 대법관이 유엔의 발표 직후 호주 ABC 방송에 나와 밝힌 각오입니다.

북한 인권조사위원회는 지난 3월 스위스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설립된 유엔 차원의 기구입니다. 북한 인권문제만을 다루는 유엔 차원의 기구 설립은 처음이어서 국제적으로 상당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결의안이 통과된 지 거의 두 달 만에 북한 인권조사위원회를 이끌 3명의 위원을 최근 선임했는데요, 임명된 위원은 커비 전 호주 대법관 외에, 마르주끼 다루스만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소냐 비세르코 세르비아 인권운동가가 포함됐습니다.

커비 조사위원장은 국제법률가위원회 위원장, 캄보디아 인권담당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 그리고 호주 대법관을 지내는 등 법률 전문가로 다양한 직무를 수행했습니다. 유일한 여성인 비세르코 위원은 유고슬라비아 외교부에 근무하다가 슬로보다 밀로셰비치 정권의 인권탄압에 반대해 사직한 뒤,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인 세르비아 헬싱키위원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엔 결의에 따라 자동으로 임명된 다루스만 보고관은 인도네시아 검찰총장 출신으로 지난 2010년부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세 명의 조사위원은 다루스만 보고관이 지난 봄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적시한 9가지의 북한인권 침해 사안을 포괄적으로 조사하게 됩니다. 이 같은 조사의 목적은 '인도에 반한 죄'를 비롯한 국제범죄를 구성하는 사안에 대해 '온전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인데요, 다루스만 보고관이 북한의 9가지 북한인권 침해 사안을 설명한 부분, 잠시 들어보시죠.

(마르주끼 다루스만) 9가지 범주는 첫째, 식량권의 침해, 고문과 비인간적 대우, 임의 구금, 수용소, 차별, 표현의 자유 침해, 생명권 침해, 이동의 자유 침해, 외국인 납치를 포한한 강제 실종입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위원들은 조만간 스위스에 모여, 조사 지원 인력과 계획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또 3명의 위원 외에 비서관과 인권 전문가, 통역 등이 합류함에 따라, 조사위원회는 대략 10-20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사위원회는 금년 9월에 개최될 인권이사회와 유엔 총회에서 구두보고를 한 후, 내년 초 인권이사회에 서면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요, 커비 조사위원장은 위원회가 오는 7월부터 전면 가동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커비) 저희는 7월 1일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합니다.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해 조사하고 그 결과를 내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해야 하는데요, 유엔의 공식 문서는 여러 언어로 번역해야하므로, 최소한 내년 1월까지는 보고서 작성을 마쳐야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조사위원들은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내야합니다.

이를 위해 북한 정부와 협력을 시도하겠다고 커비 조사위원장은 강조했습니다.

(마이클 커비) 조사위원들은 북한 정부와 접촉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북한 정부에 적법한 절차를 보장할 겁니다. 조사위원회가 유엔에 제출할 보고서는 세계의 눈과 귀가 될 터인데요, 이를 위해 생생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때문에 조사위원회의 활동에 북한이 참여하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그 과정에서 조사위원들은 북한 방문을 시도하겠지만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의 서세평 대사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서세평) 이 같은 주장은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해 사회주의 체제를 파괴하고 국제적 압박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정치적 음모입니다.

한편, 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은 1년이며, 결의안을 채택한 방식으로 활동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