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단체들, 북 언론 자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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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적 인권단체들이 최근 잇따라 낸 북한의 언론자유 관련 성명서를 살펴봅니다.

(오룡일) 윙필드-헤이스 기자를 환영할 수 없는 인물로 우리 공화국의 법질서를 위반하고 언론인으로서의 직분에 맞지 않게 우리나라 현실을 왜곡 날조하여 모략으로 일관된 보도를 하였다....

북한의 오룡일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사무총장이 최근 당 대회를 앞두고 평양에서 취재 중이던 영국 BBC방송 기자를 추방한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입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지난 6일 공항에서 북한 당국에 의해 항공기 탑승을 저지당한 후 8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런 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BBC방송 취재진 2명과 함께 9일 추방됐습니다. 윙필드-헤이스 기자가 이끄는 BBC 취재진은 지난달 말 3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학술교류를 위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동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BBC는 당 대회 취재를 위해 북한을 방문해 평양에 남은 자사 기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지도부가 평양의 삶을 조명한 BBC 취재진 보도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서 윙필드-헤이스 기자가 평양의 한 유원지를 방문해서 보도한 내용의 일부, 들어보시죠.

(윙필드-헤이스) 놀이공원을 찾은 청소년 대부분이 북한 엘리트층의 자녀들입니다. 소수에게만 허락된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이들조차 엄청나게 고립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어서 윙필드-헤이스 기자가 김일성종합대학교를 방문해서 한 보도의 일부분입니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학생들이 왜 인터넷 접속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냐고 묻는 노벨상 수상자의 질문에 지도교수가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북한의 실정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윙필드-헤이스) '김일성 장군님의 뜻대로 조국을 빛내자'라는 내용의 노래를 하는 김일성종합대학교 학생들입니다. 김일성은 북한을 세운 독재자입니다. 이런 북한이 우스꽝스럽고 두렵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북한은 오히려 자신들이 외부세계의 원수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보도에 대해, 오룡일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윙필드-헤이스가 공화국을 모독하는 행위를 한 데 대해 정부와 인민들에게 공식 사죄하는 사죄문을 썼다"며 "BBC는 조선의 법과 질서를 존중하는데 노력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국제적 언론단체와 인권단체가 일제히 북한 당국에 언론자유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국제적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의 수밋 갈호트라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북한 당국의 BBC방송 취재진 추방 같은 행태는 용납될 수 없다"며 "북한 당국은 언론인 탄압을 중단하라"고 말했습니다.

(수밋 갈호트라) 북한은 매우 중요한 취재 대상인데도 언론인들이 취재를 제한받고 추방당하는 것은 치욕스러운 일이고 규탄 받아 마땅합니다.

이에 앞서,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언론인보호위원회'는 지난 9일 공식 성명을 통해서도 북한의 언론인 추방 행태를 강하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국제적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도 북한 당국이 당 대회 기간 평양을 방문했던 외신 기자들의 취재를 과도하게 제한한 것을 비난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외신 기자들이 이번에 북한에서 겪은 일들은 북한 당국이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라는 기본권리를 얼마나 경시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국제적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지난달 말에 발표한 '2016 세계 언론자유 보고서'에서, 북한의 언론자유가 전 세계 최악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프리덤하우스가 전 세계 199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언론자유 환경 조사에서 총점 97점으로,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프리덤하우스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언론환경을 가진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가 지난해 6월 평양주재 외교관들에 대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나 정권에 비판적인 어떤 매체의 반입도 금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지난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사태로 수감된 시위자가 27년 만에 석방될 예정이라고 미국의 중국 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두이 후아 재단'은 체포 당시 25살의 허베이성 출신 공장 노동자였던 먀오더순 씨가 오는 10월에 석방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먀오더순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시위자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 복역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당시 시위로 불타는 탱크에 바구니 물체를 던진 혐의로 먀오더순을 체포했었습니다. 중국 법원은 체포 후 먀오더순 씨에게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뒤 무기 징역을 거쳐 1998년 징역 20년으로 감형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1989년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와 정부 개혁을 요구하던 수천 명의 학생들을 탱크 등을 동원해 무력으로 진압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인권단체들은 당국의 무력진압으로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이 시위 현장과 체포 뒤 사형 집행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 베트남 정부가 자국의 반정부 인권운동가가 올해 한국의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결정된 데 대해 한국 정부를 통해 공식 항의하고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의 민간기구인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달 말 주한 베트남 대사관을 통해 한국 외교부에 올해 광주인권상 수상자 선정과 관련한 항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항의 서한이 도착한 사실을 5·18 기념재단 측에 알리고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5·18 기념재단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베트남 정부에 맞서 빈곤층 인권을 위해 활동해온 인권운동가 누옌 단 쿠에 박사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사이공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후학을 양성하던 누옌 박사는 빈곤층의 건강 문제를 외면하고 공산당원만을 선택적으로 대우하는 정부 행태에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서한에서 누옌 박사가 과거 베트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수상자 선정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5·18 기념재단은 유죄 판결은 인권 활동 중 정부에 맞서는 과정에서 생긴 범죄 기록이어서 누옌 박사를 수상자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결론 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