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미 하원 '북한인권법' 5년 연장

0:00 / 0:00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미국 하원에서 5년 연장된 북한인권법을 살펴봅니다.

(로스-레티넌) H.R. 4240 will continue the important, bipartisan work...

(더빙)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은 북한인권법을 2017년까지 연장함으로써 북한주민의 인권 증진, 난민보호, 그리고 정보자유 촉진을 위한 중요하고 초당적인 일을 지속할 것입니다.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최근 미국 하원 본회의에서 H.R.4240, 즉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지지해달라고 발언하는 모습입니다. 쿠바 망명자 출신인 로스-레티넌 위원장은 조선중앙통신이 “북한 핵에 대해선 일자무식의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했던 미국 공화당 내 대표적 반공주의자입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시절인 2004년 10월 제정된 북한인권법은 지난 2008년 4월 연장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 대북 인도적 지원의 투명성 확보, 탈북자 지원과 보호 촉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이 법안은 북한인권 개선에 헌신했던 제임스 릴리 전 중국주재 대사와 스테판 솔라즈 전 하원의원을 기리기 위해 ‘제임스 릴리-스테판 솔라즈 2012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으로 명명됐습니다.

로스-레티넌 위원장의 발언에 이어 구두 표결에 부쳐진 법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이로써 북한인권법은 2017년까지 법적 효력을 갖게 됐습니다. 미국 하원 안보·외교소위원회의 제이슨 차폐츠 의장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제이슨 차폐츠)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이 이의 없이 가결되었습니다.

로스-레티넌 위원장이 대표로 발의한 법안은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의 등장에도 북한의 인권과 인도적 상황은 계속 개탄스럽다고 언급했습니다. 로스-레티넌 위원장의 말입니다.

(로스-레티넌) The North Korean regime remains one of the world’s worst...

(더빙) 북한 정권은 독재의 유산이 새로운 세대로 넘어갔음에도 여전히 세계 최악의 인권 침해 국가로 남아있습니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가 5월 초에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김정은은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못지않은 끔찍한 강제수용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법안은 또 최근 수면위로 떠오르는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의 단속이 강화되고 중국은 8년 전처럼 탈북 난민을 계속 체포해 강제로 북한으로 송환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얼마 전 중국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위성’ 발사의 사전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탈북자 강제북송을 중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실의 안토니오 구테레스 대표는 미국 의회 관계자들에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법안은 해결 방안으로 미국 정부가 중국에 탈북 난민 강제북송 중단과 국제난민 협약과 의정서 준수,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의 중국 내 탈북난민 상황 조사를 허용하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탈북자가 난민이 아닌 경제적 이주민이라고 주장하면서 탈북자에 대한 난민최고대표사무소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법안은 특히 2004년 북한인권법 통과 이래 모두 128명의 탈북자가 미국에 정착했다면서, 탈북자의 정착에 각별한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최신 난민 입국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회계연도인 지난해 10월부터 4월 말까지 7개월 간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4명입니다. 2011 회계연도에는 탈북자 23명이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법안은 또 북한 인권과 민주주의 프로그램을 위해 매년 200만 달러, 대북 방송을 포함한 정보의 자유 촉진을 위해 매년 200만 달러 등을 지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대북인권특사의 임무도 연장했습니다. 현재 특사는 로버트 킹 씨인데요, 대북인권특사의 주요 임무는 북한 주민들이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 받을 수 있도록 상황을 개선시키고 조율하는 것입니다. 미국 의회는 지난 2008년 북한인권법의 시효를 연장하는 재승인 법안을 채택하면서 특사직을 임시직에서 정규직으로 승격시켰는데요. 이때 특사의 임무 역시 인권 뿐 아니라 인도주의 사안을 조율하고 탈북자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미국에선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에서도 통과해야 하고, 그런 뒤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하는데요. 현지 외교소식통은 "미국 상원에서도 민주·공화당 모두 이 법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조만간 무난하게 가결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 씨가 산둥성 가택 연금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지 한 달 만에 지난 19일 미국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른 뒤 중국으로 돌아가 계속 활동할 것”이라는 천 씨의 다음 바람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AFP가 관련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중국 진보적 지식인 쑨원광 산둥대 퇴임 교수는 “천 씨는 이번 사건으로 외교적 대 소동을 일으켰고 외신의 집중 보도 대상이 됐다”며 “재입국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천 씨로로 인해 국제적으로 당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던 중국이 천 씨의 입국을 허가할 리 없다는 것입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인권 변호사 장톈융 씨도 “최근의 당국의 기류로 볼 때 과연 중국 정부가 천 씨의 귀국을 허가할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습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 4일 “천 씨는 다른 중국 공민들과 마찬가지로 원한다면 관련 당국의 정식 수속을 거쳐 외국 유학을 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지만 과연 입국도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한편 천 씨의 미국행은 갑작스럽게 이뤄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천 씨의 미국행에 합의한 지 11일 만인 16일에서야 여권 서류를 들고 천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주말인 19일 낮 당국은 갑자기 천 씨에게 “짐을 싸라”고 통보했고 천 씨는 베이징의 서우두 공항에 가서야 여권과 비행기 표를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 4개월째 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인접국 레바논에서 최근 또다시 무력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레바논 보안 당국 관계자는 16일 레바논의 북부 항구도시 트리폴리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최소 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충돌은 레바논 군 병력이 이슬람 수니파 거주지 바브 알 테바네흐 지역에 세워진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나서 발생했습니다. 이 지역 주민이 군인을 향해 총격을 가하기도 했으며 부상자 가운데는 여성 1명도 포함돼 있다고 주요 외신은 전했습니다. 알 테바네흐 지역 주민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세력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알 테바네흐와 인접한 자발 모흐센 지역에서는 아사드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아파의 소수 종파 알라위트파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레바논에서는 지난 13일에도 두 지역 주민끼리 충돌해 9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친 바 있습니다. 레바논 당국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트리폴리에 군 병력을 보냈으나 양측 간의 자동소총 등을 동원한 간헐적인 충돌이 계속됐습니다. 시리아 정부는 그동안 반군에 대한 무기와 전사 공급이 레바논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왔습니다. 레바논은 18개 종파가 난립해 있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며, 시리아 문제에서도 친 시리아계와 반 시리아 세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