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중국 톈안먼 민주화 운동 발발 25주년을 들여다봅니다.
(탱크 발포 소리)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톈안먼 사태가 일어난 지 올해 6월 4일로 25주년을 맞습니다. 1989년 4월 15일, 정치개혁을 주창하던 후야오방 전 공산당 총서기가 사망하자, 대학생과 지식인이 중심이 된 추모집회가, 정치개혁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전국적인 시위로 번집니다. 당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는 백만 명 이상이 모였습니다. 위기를 느낀 중국 당국은 5월 20일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시위대는 맨몸으로 탱크를 막아서면서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6월 4일 인민해방군이 시민을 향해 발포하면서 천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무려 4반세기가 흐른 올해,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서는 희생자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홍콩은 중국으로 귀속된 후인 2012년에도 빅토리아 공원에서 십만 명 이상 모인 추모집회가 열렸습니다. 올해는 더 큰 규모의 집회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워싱턴을 비롯해서 각 국 주요 도시들에도 중국인 사회나 인권 단체들을 중심으로 추모 행사를 준비 중입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29일 미국 의사당에서 열린 톈안먼 사태 25주년 기념식에서 한 말입니다.
(존 베이너) 민주주의의 진짜 적은 폭정이 아니라, 무관심과 망각입니다. 오늘 미국 하원 의원들은 톈안먼 사태를 기억하려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유와 진실에 대한 갈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정작 중국 대륙에서는 반체제 인사와 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탄압과 단속의 고삐가 바짝 죄어들어가고 있습니다. 톈안먼 사태 추모 모임에 참석했던 인권변호사와 교수들이 체포되고 테러와 시위 방지를 위한 보안이 강화되면서 집회가 엄격히 통제되는가 하면, 언론과 인터넷에 대한 단속과 통제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인권 단체 '톈안먼어머니회' 대변인 유웨이제 씨가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유웨이제) 저는 4월 초부터 지속적인 감시를 받아왔습니다. 경찰은 제가 사는 아파트 건물에 상주까지 했습니다. 그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납니다. 왜 저를 감시하느냐고 물었더니 외국 언론과 접촉하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다고 답했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중국의 관영 언론이 차라리 저를 인터뷰했으면 좋겠다고요. 저희 단체는 중국에 해로운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겁니다. 톈안먼어머니회 회원들은 사랑하는 자식들을 잃었습니다. 지난 세월동안 저희의 슬픔을 토로할 곳조차 없었습니다. 그런 우리들이 왜 해외 언론에조차 이야기할 수 없단 말입니까?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국제적 인권단체들의 비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살릴 셰티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이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혁에 대한 탄압"을 선택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톈안먼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한 셰티 총장이 미국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살릴 셰티) 중국 정부는 하루 속히 톈안먼 사태에 대한 공개적이고 독립적인 조사에 나서야합니다. 이와 더불어, 중국 내에 정의가 흐르게 하고, 희생자들에게 보상하고, 중국 시민들을 체포하는 일을 중단해야합니다. 지금 중국 정부는 이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톈안먼 사태를 '1980년대 말에 일어난 정치적 풍파'로 규정하면서 "이미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는 시진핑 지도부 역시 이 사태에 대한 재평가 요구를 받아들일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됩니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톈안먼 사태를 반혁명 폭란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개혁개방 30여 년간 경제사회 발전이 위대한 성과를 거뒀고 민주 법제체계도 날이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길이 인민의 근본이익과 중국인 정체의 공통된 희망을 반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의 이런 노선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겠지만 이와 무관하게 톈안먼 사태의 재평가 요구와 민주화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점에서 '재평가는 없다'는 지도부와 톈안먼 사태 재평가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개혁 세력 사이의 평행선은 계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1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오전 7시 50분께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 시내 중심인 인민공원 인근 지역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공안당국은 이 사건을 엄중한 테러 폭력 사건으로 규정하고 강경한 대응을 보였습니다. 중국의 화약고로 불리기도 하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소수민족 위구르족은 현지 당국의 탄압과 단속을 피해 국경을 탈출해 동남아시아로 몰려들고 있다고 밝혀진 바 있습니다. 위구르족은 투르크계 언어를 사용하는 아시아 내륙지방의 민족으로 중국에 거주하는 위구르족은 600만 명 이상입니다.
-- 이집트의 대통령 선거 일정이 투표 도중에 갑자기 하루 더 연장됐습니다. 민선 정부를 무너뜨린 군부의 뜻대로 압둘팟타흐 시시 전 국방장관의 압승이 예상되는데도 무리하게 투표 일정을 늘린 것은 저조한 투표율을 끌어올려 부족한 정통성을 채우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이집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둘 아지즈 살만 사무총장은 "26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대선에서 유권자 5400만여 명 가운데 37%가 투표를 마쳤다"며 "투표일을 하루 늘려 대선을 28일 마감한다"고 밝혔습니다. 주요외신에 따르면 관리위원회측은 선거 당일 낮 온도가 섭씨 40도에 이르렀고, 국외 근로자들이 투표 기간이 짧아 투표에 참가할 수 없었다는 불만을 제기해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투표율이 낮으면 대통령의 대표성과 정통성에 흠집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투표일 연장이란 편법을 동원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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