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공개된 '수용소 주식회사'라는 제목의 북한 인권 관련 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김광진) 석탄 수출액의 70%가 지하자원을 관리하는 내각이 아니라, 군부, 노동당 39호실, 인민보안부 등에 들어갑니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의 간담회에서 '수용소 주식회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는 일부를 들으셨는데요,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인 김광진 연구위원은 대외보험총국 해외지사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4년 탈북 했습니다.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북한에서 수출용으로 생산하는 석탄이나 철광석 등의 광물 지하자원이 대부분 강제노동의 산물이며, 북한 주민의 인권 차원은 물론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서도 북한의 광물 수출을 규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광업 노동자로 일하는 사람들이 "다른 업종이나 직업에서 일하는 것은 엄격하게 제한되고 통제된다"며, 어떤 노동자를 "광산 노동으로 배정하는 일은 국가적 차원의 강제노동으로 인식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김정은 정권에 얼마나 충성하는지에 따라 구분되는 출신성분에서 최하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주로 광산의 생산현장에 배치되며, 그런 사람들은 고용이나 거주는 물론 결혼 같은 가족구성의 자유도 박탈당한 채 강제노동에 시달려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김광진) 예를 들어 북창 18호 관리소는 북한의 경찰기관인 인민보안성이 관리합니다. 이 관리소에는 탄광이 있는데요, 이 탄광도 인민보안성이 운영합니다. 국군포로, 남한출신, 그리고 여러 명목의 범죄자 등 수많은 사람이 북창 18호 관리소의 탄광으로 보내져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2014년 매출액 기준으로 "북한 지하자원 수출의 97%는 중국을 상대로 이뤄지고, 민생용 수출이라는 명목으로 대북제재 강화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대북제재의 실효성 제고는 물론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제고라는 면에서도 북한의 광물 수출은 시급히 규제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 공개된 중국 해관총서의 북한, 중국 간 교역현황을 보면, 북한의 석탄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8% 가량 감소했지만 철광석은 19.4% 증가했고 아연은 무려 685%나 급증했습니다.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270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확산과 관련한 교역과 거래 활동을 광범위하게 규제하며 철광석과 석탄 등 7가지 광물의 수출도 규제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과 무관한 '민생용' 수출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미국 비정부기구 북한인권위원회의 로베르타 코헨 공동위원장은 "북한의 이런 강제노동 행위는 강제노동을 없애기 위해 국제사회가 형성한 그동안의 합의 내용을 송두리째 뒤엎는 행위"라며 "북한의 광물 수출을 제한해야 하고, 만약 대북제재가 해제되더라도 인권 상황과 연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국제노동기구의 강제노동폐지조약은 정치적인 강압이나 교육, 정치사상관련 처벌, 경제개발, 인종∙사회적∙종교적 차별에 따른 강제 노역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광물 산업은 이 모든 내용을 완전히 거꾸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역시 간담회에 참석한 정책연구기관 '신미국안보센터'의 데이비드 애셔 수석연구원은 북한의 강제노동을 기반으로 한 산업생산이 "세계경제와 시민사회의 전체적인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며 "점점 통제 불능이 돼 가는 북한 정권을 통제한다는 면에서도 수용소의 강제노동 체계를 분쇄하거나 통제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데이비드 애셔) 아마 북한 수용소 내 강제노동자들은 50세도 채 되지 않는 평균 수명을 갖고 있을 겁니다. 이와 관련한 통계를 본 적이 없지만, 중요한 점은 사람들이 과로로 죽어간다는 것입니다. 이는 특정 계층의 사람들을 상습적으로 착취하는 행위입니다. 전에는 수용소에는 정권에 충성하지 않는 나쁜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오해했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이겁니다. 북한에서 하위계층에 태어난 사람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수용소로 보내져 소처럼 착취당하다가 죽으면 그냥 버림받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의 외교 수장인 왕이 외교부장이 최근 캐나다 여기자의 중국 인권 관련 질문에 평정심을 잃고 '버럭 왕이'가 됐습니다. 왕이 부장은 지난 2일 캐나다에서 스테판 디온 캐나다 외무장관과 회담한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인터넷 매체의 한 여기자가 디온 장관에게 "왜 중국과 교류하느냐"고 물으면서, 중국 금서를 취급해온 홍콩 서점주인 실종 사건, 간첩 혐의로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인 캐빈 가넷 사례 등을 거론했습니다. 디온 장관은 "왕이 부장과 가넷 문제를 논의했다"고 답했습니다. 다음은 왕이 부장이 중국 언론 질문에 답할 순서였습니다. 그런데 왕이 부장은 갑자기 여기자를 가리키며 "당신의 질문은 중국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데 어디서 그런 오만이 온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 미얀마 '민주화 가교' 역할을 하고 퇴임한 테인 세인 전 대통령이 보석협회기금을 끌어다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협회 회원 80여 명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적립금으로 조성된 기금 1억400만 달러 가운데 대부분이 회원동의 없이 사라졌다며 정부 측 진상조사를 요구했습니다. 협회 기금은 회원사들이 보석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의 1%를 적립해 조성한 것입니다. 정부 관련 활동이나 광산 관련 기간시설 개선 등에 사용되는데, 협회 회장이 이 돈을 유용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특히 이들은 이 가운데 일부가 군부 측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 총재를 맡은 테인 세인 전 대통령에게 흘러들어 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