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교화소 외부 접근 허용해야”

0:00 / 0:00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의 최근 교화소 시설 선전과 탈북자들, 전문가의 평가를 살펴봅니다.

(정영권) 교화소에서 살인, 구타행위 이런 것은 상상도 못합니다.
(김성일) 먹을 것도 안주고 그런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런 것은 없고, 자기네들이 나가서 농사와 축산을 하니까 먹을 것은 있습니다. 주식은 밥, 국수, 빵, 떡, 지짐 등 여러 가지를 해먹습니다. 김치는 물론이고 양배추도 심고, 돼지도 키우니까 이런 것도 먹고 있습니다.

북한 인민보안부 대외사업국 부국장 정영권 중좌와 교화국 지도원 김성일 씨가 미국의 친북 사이트 '민족통신'을 운영하는 노길남 대표와 형사범들을 다루는 인민보안부 교화국 당국자들 간의 특별대담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노 대표는 인민보안부 교화국 부국장 김걸 상좌와 정영권 중좌, 김성일 지도원 등 세 명과 가진 대담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민족통신 방송인 '민족TV'와 세계적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최근 전격 공개했습니다.

북한 교화국 당국자들은 대담에서 점심식사 후 낮잠시간도 주고 오후 6시 작업이 끝나면 작업복을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목욕하는 시간도 준다며 "폭력을 가한다든지 밥도 안준다는 말은 맞지 않는 소리"며 "정기검진과 목욕, 세탁, 소독을 철칙으로 해왔다"고 강변했습니다.

특히 교화인들의 노동은 기본이 농업과 축산이어서 먹을 것이 항상 있다며 "밖에서는 우리가 먹을 것도 안준다고 하는데, 식사도 안준다고 비방하는 소리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돼지고기 같은 육류도 공급하고 명절과 기념일에는 특식도 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교화국 고위 당국자들의 주장은 그동안 교화소에 들어갔다 나온 탈북자들이 주장한 것과 완전히 상반되는 내용입니다. 함경북도 회령 전거리 제 12호 교화소에서 2년간 있다 지금은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김나윤 씨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김나윤) 일단은 거기서 주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은 먹을 수 없습니다. 준다는 게 하루 세끼 밥하고 염장국을 끓여 주는데 건더기는 거의 없습니다. 그저 물에 말아 먹을 때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양배추 껍데기만 썰어서 줄 때도 있습니다. 강제노동은 버겁도록 시키는데 먹는 건 옥수수를 찧지도 않고 이삭 그대로 돌이 섞이든 유리가 섞이든 상관없이 물을 부어 증기밥으로 하거든요. 그래서 '단지'를 찍어서 한 사람에게 한 덩어리씩 주는데 원래 국가 규정은 1인당 430그람이에요. 그런데 저희들에게 차려지는 건 330그람정도? 하루에 그렇게 밖에 안차려집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배고픔에 시달리는 거죠.

평안남도 증산교화소에서 반년 넘게 있었던 탈북자 박서미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교화소 환경과 관련해 주거 공간이 구금자 수에 비해 너무 좁아 전염병에 늘 노출될 만큼 불결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가 있던 방에는 40명이 넘게 수용됐었습니다.

(박서미) 성냥갑 같은 집에 들어가면 줄 맞추어 앉게끔 합니다. 저녁에는 무조건 교도소 규칙을 10시까지 암송시킵니다. 첫째 유일사상체계에 어긋나지 않게 둘째 교도소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등 12가지를 마지막 사람까지 다 외워야 재우거든요. 미리 끝난 사람은 그냥 앉아서 잡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이례적으로 교화소 고위 당국자들을 내세워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교화소를 선전하고 나선 것은 북한의 인권실태가 국제사회에 부각되고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이 통과되는 등 인권 압박이 거세지자 내놓은 카드라고 분석합니다.

지난 2003년 '숨겨진 수용소'라는 보고서를 통해 관리소, 교화소 등 다양한 이름으로 운영되는 북한의 강제노동 수용소의 실태를 고발한 국제적인 인권전문가인 데이비드 호크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 동영상에 나온 교화소 당국자들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북한이 국제기구의 수용소 방문을 아직도 허용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호크) 북한 교화소 실태가 실제로 세 명의 교화소 당국자들이 묘사한 그대로라면, 북한 당국이 국제적십자위원회의 교화소 방문을 그처럼 불허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교화소에는 정치범과 경제범, 강력범이 함께 수용됩니다. 교화는 인민보안부 교화관리국에서 관리하며 시설과 수인들에 대한 처우는 정치범 수용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각 도마다 1개 이상의 교화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수감자들은 수감기간에 공민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게 되는 인권유린을 감수해야 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톈안먼 민주화 요구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숨진 피해자들의 유가족들이 중국 지도부에 대해 당시 유혈 진압의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습니다. 유가족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는 최근 톈안먼 사태 26주년을 맞아 중국 인권 단체 '중국인권'을 통해 발표한 기념문에서 현 지도부는 전임 지도부가 저지른 죄과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129명이 서명한 기념문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3월 일본의 침략 전쟁과 관련해 일본 지도자에 대해 역사적 책임을 지라고 촉구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기념문은 톈안먼 사태가 발생한지 4반세기가 지났는데도 아직 진상이 공개되지 않은 것은 중화민족의 치욕일 뿐만 아니라 전체 인류의 치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미국이 미얀마 정부에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 처우개선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앤 리처드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최근 자카르타에서 "미얀마는 로힝야족에게 시민 대우를 해줘야 한다"면서 "로힝야족에게도 다른 시민과 동등하게 신분증과 여권을 발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리처드 차관보는 "미얀마의 모든 지도자는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당장 로힝야족을 도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바다 위를 떠도는 해상난민 로힝야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미얀마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