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북한의 성분제도' 보고서 발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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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북한인권위원회'가 북한의 성분제도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한 현장을 전해드립니다.

(로버트 콜린스) Chuck Downs, you are now a revolutionary because...
(더빙) "척 다운스, 아버지가 혁명 전사이므로 너는 이제 혁명전사이다. 팀 피터스, 아버지가 일본군 협력자였으므로 너는 국가의 적이다." 이런 식으로 성분이 나눠지면, 팀 피터스는 의식주 배급에서부터 진학, 직장, 승진, 의료 등 각 분야에서 차별을 당합니다. 북한은 이렇게 주민들을 통제합니다. 이건 정말이지 너무나 교활합니다.

미국의 저명한 북한 전문가 로버트 콜린스 씨는 발표장에 참석한 두 명의 미국 인권운동가 이름을 사용해 북한의 성분 제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주민은 태어나면서부터 핵심, 동요, 적대 계층 등 3개로 분류되며, 북한 정권은 모든 주민에 대해 17세부터는 2년마다 자료를 갱신해오고 있다는 겁니다.

콜린스 씨는 북한인권위원회의 의뢰로 75명의 탈북자를 대상으로 한 면담과 북한 보위부가 1993년 발간한 소책자를 토대로 '평생 낙인찍힌 삶, 성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2,400만 북한 인구의 4분의 1정도인 핵심계층은 주로 평양에 거주하면서 교육과 취업 등 모든 분야의 특권을 독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최하층인 적대계층은 가장 가난한 지역인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탄광 등지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리면서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 특권층의 권력 유지와 각종 특혜를 위한 수단으로 성분제도가 악용되고 있다"면서, "김정은 체재로 변함에 따라 성분 내역을 상세히 전산화하는 등 내부적으로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대해 앤드류 나치오스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는 보고서를 읽고 나서, 국제사회가 1990년대에 대북 식량 원조를 다른 방식으로 했어야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나치오스 교수는 2001년 미국의 대외 원조를 총괄하는 국제개발처 처장에 임명돼 2005년까지 대북 지원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했습니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는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부총재를 지냈습니다. 나치오스 교수의 말입니다.

(앤드류 나치오스) This system has had profound effect on who ate, who did not eat...
(더빙) 성분제도는 누가 먹고, 누가 굶느냐, 누가 살고, 누가 죽느냐는 문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식량규모에서 당시 미국 국제개발처가 6%정도 담당했는데요, 당시 식량이 어떻게 배분되는지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겁니다.

나치오스 교수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지원식량은 대부분 평양의 외항인 남포항을 포함한 서해안의 항구에서 하역됐다며, 식량난이 가장 심한 동북부지역의 항구로 향했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성분 제도라는 정치적 고려에 따라, 적대 계층이 많은 동북부지역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원식량을 배급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앤드류 나치오스) This has implications for the use of PDS, public distribution...
(더빙) 주민들에게 지원된 식량을 평등하게 배급한다고 잘못 알려진 북한의 국가배급체계가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깨달아야합니다. 국제사회가 다시금 국가배급체계를 통해 식량을 분배하려한다면, 이는 북한의 억압적이고 비정상적으로 독재적인 체제를 강화하는, 의도하지 않은 나쁜 결과를 낳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국가배급체계를 통해 식량 분배를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지원 식량을 다른 방식으로 분배해야 합니다. 북한이 반발한다고 물러서면 안 됩니다.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부소장은 북한에 암시장을 비롯한 시장경제가 출현하고, 과거에 비해 성분제도의 위력이 약해진 면도 있지만, 이 제도의 틀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커스 놀랜드) The core classes have been treated preferentially...
(더빙) 핵심 계층은 상당한 특혜를 누려왔습니다. 북한이 시장경제로 전환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핵심계층이야말로 전환기에 나타나는 새로운 기회를 잡는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있습니다. 돈, 뇌물, 부패 등이 최근 북한경제를 특징짓는 요소인데, 여기서 혜택을 보는 자들은 낮은 계층이 아니라 높은 계층에 속한 군, 당, 정부 관리들입니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북한 내 인권 유린의 중심에 성분 차별이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이를 폐지하라고 북한을 압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과거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폐지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색인종 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좋은 사례라는 겁니다. 국제사회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차별정책을 없애라며, 올림픽과 월드컵축구 참가 금지 등 제재를 가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994년 차별정책을 완전히 폐지한 바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유엔은 시리아의 시아파 소수 정권에 의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엔은 최근 뉴욕에서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긴급 총회를 열고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코피 아난 특사로부터 보고를 받았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00여명의 주민이 학살당한 하마주 현장에 가려는 유엔 감시단원들이 총격을 받았다."면서 "현재 시리아 상황은 충격적이고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아난 특사도 대규모 학살극이 일상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지체하지 말고 개입해야 하며, 시리아 정부가 합의한 평화중재안을 이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시리아 하마주에서는 6일 친정부 세력에 의해 주민 100여명이 잔혹하게 살해됐습니다.

-- 버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는 태국 방문 후 테인 세인 버마 대통령과 자신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일각의 추측을 부인했습니다. 수치 여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태국 방문 당시의 발언과 행동이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면서 "태국에 체류하는 동안 버마 이주노동자와 노동자들을 만난 것이 버마 국민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치여사는 "버마 민주화를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도 조금만 검토해보면 '낙관론'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무분별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의 갈등설을 부인했습니다. 수치 여사는 지난주 24년 만에 해외로 출국해, 태국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회의에 참석했고, 태국의 버마 이주노동자와 난민 등을 만나 격려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