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 북한 인권 침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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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스위스에서 진행 중인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총회의 북한 부분을 들여다 봅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의 인권 침해가 극도로 혹독한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유엔 북한인권 서울사무소 등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협력할 시급성은 결코 줄어들지 않습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최근 스위스 유엔 제네바에서 개막한 유엔인권이사회 정기총회에서 여러 나라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 협력하지 않는다며 밝힌 말입니다. 알 후세인 대표는 요르단 출신 이슬람교도로, 3년째 유엔 인권최고대표 자리를 맡고 있습니다.

알 후세인 대표는 특히 북한이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설치 관련 결의안을 거부하고, 특별보고관의 방문을 지속적으로 거부하는 나라들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특별보고관, 비팃 문타폰 전 특별보고관 모두 북한의 인권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방북을 시도했지만, 북한 당국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알 후세인 대표는 그러면서도 북한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유엔 장애인인권 특별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한 점은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카탈리나 데반다스 아귈라 유엔 장애인 인권 특별보고관은 지난 5월 3일부터 8일까지 평양과 황해남도 봉천을 방문했습니다. 아귈라 특별보고관은 그 후 북한의 일부 긍정적인 조치에도 장애인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밝혔습니다.

제네바주재 북한대표부의 문정철 참사관은 북한이 유엔 장애인 인권 특별보고관의 입국을 허용한 일을 언급하면서도, 인권의 정치화, 선별성, 이중기준에 반대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문정철) 유엔 장애인 인권 특별보고관의 최근 방북은 인권 분야에서 북한의 원칙적 입장과 준비성을 보여줍니다. 북한은 이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겠지만, 인권의 정치적 접근은 거부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제네바주재 한국대표부의 최경림 대사는 국제사회가 이미 확인한 북한 내 인권침해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최경림)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를 비롯한 유엔 인권기제가 확인한 북한 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유린은 심각한 우려사안으로 남아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유엔 차원의 한시적 공식기구로 2013년부터 1년간 식량권 침해, 수용소 인권침해, 고문과 비인간적 대우, 자의적 구금, 차별, 표현의 자유 침해, 생명권 침해, 이동 자유 침해, 타국민의 납치와 실종 문제 등을 조사했습니다.

조사위원회는 2014년에 발표한 최종 보고서를 통해 북한 내에서 최고위층의 지시로 조직적인 인권유린이 이뤄지고 있다고 규정하고, 열악한 북한 내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다뤄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는 세계 최초의 상설 전쟁범죄재판소입니다.

최 대사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의 인권 관련 결의들을 이행하는 등 정책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네바주재 일본대표부의 시노 미츠코 차석대사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상기시켰습니다.

(시노 미츠코) 납치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인권 침해는 계속해서 심각한 우려요인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개입이 필수적입니다.

앞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 1950년 이래 국가 정책이란 명목 아래 다른 나라 국민을 조직적으로 납치하고 송환하지 않음으로써 대규모 강제실종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일본인 13명을 납치했다고 밝혔지만, 일본 정부는 최소한 17명이 북한에 납치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1970년대 말부터 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루마니아, 프랑스 등 다른 나라의 외국인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북한으로 납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 6ㆍ4 톈안먼 시위 사태 당시 탱크 행렬을 막아 섰던 청년이 중국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의 이름과 거주지, 직업 등 신원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대만중앙통신은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를 인용해 1989년 6월 시위사태 당시 베이징 톈안먼광장으로 통하는 창안제에서 탱크 4대의 행렬을 맨몸으로 막아 섰던 청년이 이름을 숨긴 채 중국에 살아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가 폭력에 항거하는 상징인물이었던 그는 왕웨이린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행적에 대해선 당일 탱크에 깔려 숨졌다거나 당국에 체포돼 처형됐다는 등 갖가지 억측이 난무했습니다. 정보센터는 "여러 해 동안 각종 경로를 통해 청년의 소재를 탐문한 결과 그가 중국을 한번도 떠나지 않은 채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실시된 캄보디아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선전했습니다. 야당이 이 여세를 몰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 교체를 이룰지, 30년 넘게 권좌에 앉은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권력을 유지할지 주목됩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기초 지방자치단체인 1천646개 코뮌의 평의회 대표와 의원들을 뽑는 선거 결과,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이 약 500개 코뮌에서 승리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투표율이 약 8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큰 가운데, 공식 선거 결과는 25일 발표됩니다. 이번 선거는 내년 7월 총선을 앞두고 치러져 캄보디아 안팎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32년째 권력을 쥐고 있는 훈센 총리는 앞서 캄보디아가 내전에 빠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집권여당이 이번 지방선거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