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버마 야당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노벨상 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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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버마의 야당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노벨상 수락 연설을 전해드립니다.

(아웅산 수치) "세상의 완전한 평화는 도달할 수없는 목표입니다. 하지만 그곳을 향한 우리의 여정은 계속돼야 합니다. 사막의 여행자가 자신을 안전한 곳으로 안내해 줄 별을 따라가듯이 우리도 완전한 평화라는 목표를 향해 가야합니다."

자그마치 21년을 기다린 연설이었습니다. 16일 오후, 해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의 연설이 진행되는 북유럽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시청으로 버마의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시청 주변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수천 명의 지지자가 운집했습니다. 토르비에른 야글란 노벨평화상위원회 위원장이 "세계를 변화시킨 역대 평화상 수상자를 대표하는 존재"라고 수치 여사를 소개했습니다.

(토르비에른 야글란) 신사숙녀 여러분, 199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를 모시게 돼 영광입니다.

하얀 꽃을 머리 뒤에 꽂고 진한 보라색 버마족 전통 상의에 연보라색 목도리를 두른 수치 여사는 이날 하랄 5세 노르웨이 국왕을 비롯한 6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종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40여 분간 이어진 연설 내내 수치 여사는 국가 이름을 군부가 정한 '미얀마' 대신 옛 이름인 '버마'라고 말했습니다.

수치 여사는 21년 전 갇혀 있던 자신에게 노벨상 수상 소식이 줬던 의미에 대해 "억압받고 소외된 버마인도 역시 세계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당시는 스스로 그런 사실을 실감하지 못했다"며 "노벨상은 내 마음에 새로운 문을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웅산 수치) 무엇보다도 노벨상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버마의 투쟁에 대해 전 세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뒤돌아보면 긴 시간이었습니다. 1945년 버마 건국의 아버지 아웅산 장군의 장녀로 태어난 수치 여사는 군부 독재가 이어지고 있던 1988년 영국 생활을 청산하고 어머니의 간호를 위해 귀국했습니다. 수치 여사는 이후 야당인 국민민주연맹의 총재로 취임한 뒤 1990년 총선에서 압승했습니다. 하지만, 군정은 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수치 여사를 자택에 연금했습니다.

이후 세계의 여론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노벨평화상위원회는 1991년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비폭력 투쟁'에 대한 수치 여사의 공로를 들어 수치 여사를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돌아온 것은 더 큰 억압이었습니다. 수치 여사가 군부의 반대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치 여사의 큰아들이 21년 전 같은 자리에서 수상 연설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수치 여사는 영국에 있던 남편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 채 2010년 11월 자택 연금이 풀릴 때까지 세 차례에 걸쳐 무려 15년에 걸친 가택 연금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노벨평화상위원회는 이날 수치 여사를 불굴의 의지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을 끝내고 민주화의 문을 열어젖힌 인류의 또 다른 거인 넬슨 만델라와 비교하며 수치 여사의 업적을 기렸습니다.

수치 여사는 버마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양심수나 난민과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잊혀진다는 것은 죽는다는 것"이라며 억압받는 이들에게 큰 나라들의 '동정 불감증'은 "이중의 고통"이 될 것이라며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아웅산 수치) To be forgotten...
(더빙) 잊혀진다는 것은 죽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최근에 태국을 방문해서, 태국에 체류하는 버마 이주노동자와 난민 등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제게 자신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자신들의 고통을 잊지 말아달라고, 자신들을 돕는 일을 잊지 말아달라고, 자신들 역시 지구촌 공동체에 속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고 말입니다.

수치 여사는 버마의 현재 상황에 대해선 '조심스런 낙관주의'를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미래에 대한 신념이 없어서가 아니라 눈먼 운명에 의지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수치 여사가 두 살 때 숨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는지 "사람들이 나를 아버지의 딸로 봐 주는 게 기쁘다"며 "아버지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수치 여사의 나이는 66살. 하지만 세상의 완전한 평화를 향한 수치 여사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은 현재의 경제와 사회발전 단계 등을 감안하면 완전한 인권 향유라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가야할 길이 멀다고 시인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발표한 '국가 인권행동 계획 2012-2015'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중국의 '국가 인권행동 계획'은 지난 2009-2010년분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발표된 것으로 오는 2015년까지의 12차 5개년계획 기간 추진할 경제, 사회, 사법 등 각 분야별 인권개선 목표를 담고 있습니다. 중국정부는 이번 인권행동 계획에서 앞으로 경제, 정치, 문화, 사회, 환경 건설과 결합해 인권개선 노력을 추진하고 더 나은 생활을 원하는 국민의 희망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국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특히 외국은 물론 자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과도한 사형판결과 형사재판 절차 개선, 재소자의 인권향상에 힘쓰겠다고 말했습니다.

-- 지난해 3월15일부터 15개월간 지속한 시리아 유혈사태로 1만4천4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중동 현지 일간지 걸프뉴스가 보도했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민 압둘 라흐만 소장은 "작년 3월 이후 민간인이 1만117명, 정부군과 반군이 각각 3천552명과 807명 등 모두 1만4천47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4월12일 휴전 성립 이후 최소 3천353명이 목숨을 잃었고, 정부군과 친정부 세력의 학살 등으로 지난달에만 2천302명이 숨졌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권은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 특사가 제시한 평화중재안에 따라 반군과 휴전에 합의했으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반군은 이미 이달 초 휴전 파기를 선언하고 '방어적 공격'을 재개한 상태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