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잔혹한 대우, 북한주민들 다반사로 겪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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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변화하는 한반도 상황'이란 제목의 토론회 가운데 북한 인권 분야를 들여다 봅니다.

(로버트 콜린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국가보위성 제 3국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번에 오토 웜비어에게 저지른 범죄를 포함해 가장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는 집단을 찾고자 한다면, 바로 국가보위성 제3국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전 미국 국방부 분석관 로버트 콜린스 씨가 최근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 발언의 일부입니다. 올해 22살의 오토 웜비어는 지난해 초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으로 지난 13일 고향에 돌아왔지만 엿새 만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평양공화국: 북한 인권 거부의 수도'라는 제목의 보고서 저자인 콜린스 씨는 국가보위성 제3국에서 일하는 개개인을 알던 탈북자들의 증언을 인용하면서, 이들은 사람의 목숨에 대한 경외심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로버트 콜린스) 오토 웜비어에게 발생한 일은 수많은 북한주민들에게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국가보위성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지난 1월 북한 인권과 관련한 2차 제재대상 명단을 발표하면서, 국가보위성의 수장 김원홍을 포함한 바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국가보위성이 성폭행, 고문, 강제낙태 등 심각한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으며, 김원홍이 국가보위성의 업무를 지휘하고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어 토론자로 참석한 미국의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의 로베르타 코헨 명예 공동의장은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인도주의 기관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접근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유엔개발계획, 세계식량계획, 식량농업기구, 유엔아동기금, 유엔인구기금 등이 평양에 상주하며 대북지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이들 유엔 기관들의 원칙에 입각한 목표들 중 하나는 인도적 지원을 갖고 북한 내 가장 취약한 계층에 다가가는 것입니다. 이는 그들의 웹사이트와 북한 주재 유엔 사업팀이 발표한 '2017년 필요와 지원 우선순위' 문서에 나와있습니다.

실제로, 유엔은 지난 3월에 발표한 '2017년 대북 인도주의 필요와 우선순위 보고서'에서 예산 가운데 60%인 6천900만 달러가 주민들에 대한 식량 지원과 식량 증산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주민의 70%인 1천800만 명이 공공배급체계에 의존하며, 이들은 곡물과 감자를 배급받지만 단백질과 지방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코헨 공동의장은 고아와 임신부, 장애인 등이 그 동안 취약계층으로 꼽혔지만,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 이후 정치범 수용소와 다른 구금시설 수감자들에게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며, 유엔의 지원이 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유엔 북한 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조사한 대표적인 문서로, 2013년 유엔인권이사회의 결의안으로 결성된 조사위원회에 의해 작성되기 시작해 2014년 발표됐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사상과 표현, 종교의 자유, 차별로부터의 자유, 이동과 거주의 자유와 식량권 등을 포함한 인권을 조직적으로 침해하고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미국 국무부에서 인권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한 코헨 공동의장은 특히 유엔의 인도주의 기관들이 혹여 북한 당국의 심기를 건드릴까 두려워 정치범 수용소 접근에 관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북한 내 유엔 인도주의 기관들은 가령 정치범 수용소의 피해자들을 위한 접근을 요구하면 북한 당국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나머지 주민들을 위해 잘 진행되고 있는 자신들의 인도주의적 활동이 약화될까 크게 두려워합니다.

한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해외노동자들을 받아들인 나라들이 이들의 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을 받아들인 나라들은 모두 유엔 국제노동기구 회원국으로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규정한 모든 협약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이들 나라들은 집회와 결사의 자유, 노동조건과 임금, 안전과 건강 등에 관한 단체교섭권, 강제노동 금지 등 노동자들의 근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국제노동기구의 8대 핵심 협약을 지켜야 한다고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덧붙였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의 언론보도가 당국의 강력한 통제로 갈수록 위축되고 있습니다. 신문, 방송 등의 기존 매체 외에 SNS에 대한 통제도 강화됐습니다. SNS는 온라인에서 인적 관계망 형성과 소통을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이 SNS를 통해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는 지도부의 뜻이 일선에서는 과잉단속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 정부는 이달부터 '인터넷 안전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개인정보 보호 등을 내세우는 한편 인터넷에서 국가안전에 위해를 가하거나 정권 전복을 선동하는 행위 금지를 명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일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혁파 논객으로 민주화를 주창해온 허웨이팡 베이징대학교 법대 교수가 최근 SNS "절필"을 선언했습니다. 자신의 SNS 공식 계정이 잇따라 폐쇄되는 바람에 결국 절필을 선언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의 재단법인 '진실의힘'이 제7회 인권상 수상자로 인도네시아의 반공 학살사건 진상규명 연구소인 'YPKP 65' 대표 베드조 운퉁 씨를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 반공 학살은 지난 1965∼1966년 정부와 군부가 공산주의 쿠데타 세력 소탕을 명목으로 공산주의자와 인도네시아에 사는 중국인 50만명 이상을 대규모로 살해한 사건입니다. 운퉁 대표는 학살 당시 군에 체포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강제노역 수용소에 수감됐다가 생존한 인물입니다. 재단 측은 "운퉁 대표가 '인간의 삶은 폭력보다 강하다'는 진실을 일깨웠다"면서 "인권상이 학살 생존자들에게 뜨거운 위로가 되고 인도네시아 과거 청산 운동에 굳은 연대가 되길 바란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