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 ‘인신매매 문제국’ 지정, 중국 최하등급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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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국무부가 최근 발표한 '2017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의 북한과 중국편을 들여다 봅니다.

(렉스 틸러슨) 북한은 건설, 탄광, 식품가공 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5만에서 8만 명의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를 통해 불법적인 자금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미국 국무부가 작성한 '2017년 인신매매실태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관련한 배경 설명을 하는 부분입니다.

북한은 이번 보고서에서도 최악의 인신매매국가로 지정됨에 따라, 2003년 이후 15년째 최하 등급인 3등급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각국의 인신매매 실태는 최고 1등급에서 최하 3등급으로 분류해서 평가되는데요, 3등급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조차 마련되지 않은 수준입니다.

3등급에 속한 국가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비인도적 구호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등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해당 국가의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교육, 문화교류 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습니다.

국무부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 정부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지 않다"며 "수용소와 노동훈련센터에서의 강제 노역, 해외로의 노동자 강제 파견 등을 통해 인신매매를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수용소와 해외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강제노역 중단,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임금 보장 인신매매 범죄자의 처벌, 해외 파견 노동자에 대한 투명한 노동계약서 작성 등을 촉구했습니다.

북한보다도 올해 보고서에서 더 눈에 띄는 점은 중국을 북한과 함께 가장 등급이 낮은 3등급 국가로 4년 만에 다시 강등한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2등급 감시그룹이었습니다.

탈북자들이 인신매매로 중국으로 입국했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고 강제 송환했고, 분리 독립을 요구 중인 신장 위구르인에 대한 강제노력 등을 강등 이유로 꼽았습니다. 틸러슨 장관의 말입니다.

(렉스 틸러슨) 중국은 탈북자 송환 문제에 대해 북한과의 공조를 끊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상품들이 강제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것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루캉) 중국은 미국이 국내법에 근거해 무책임하게 만든 인신매매국 명단에 대해 단호히 반대합니다.

틸러슨 장관의 오전 기자회견 이후 열린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보고서가 북한과 관련해 중국 측에 미국이 원하는 쪽으로 움직이라는 긍정적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수전 코페지 인신매매 감시전쟁담당 특사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수전 코페지) 인신매매실태보고서가 다른 사안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단지 보고서의 분석이 진실하고 정확하기만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미국 내 주요 언론의 분석은 다릅니다.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의 확실한 우군인 폭스뉴스는 중국을 3등급 인신매매국가로 지정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참지 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로, 미국은 북한에 더 많은 경제·외교적 압력을 가하라고 압박했으나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며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반응을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인신매매실태보고서가 발표된 날, 미국 의회 증언을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멈출 수 없다"며 "우리는 중국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역시 같은 날 '미국-·인도 기업위원회' 연설을 통해 "인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번영에서 가장 중대한 위협은 잔혹한 북한 정권"이라며 "우리가 유엔의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북한에 대한 외교·경제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수감중인 201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63살의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 씨가 말기 암 진단을 받아 입원했습니다. 류 씨는 5월 간암 말기 확진을 받았으며 지금은 랴오닝성 선양의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홍콩 언론들이 류 씨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랴오닝성 교도소에 수감중인 류 씨의 보석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국제적 인권단체인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중국이 류 씨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며, 인권 관련 활동을 하다 수감된 이들이 즉시 조건 없이 석방돼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류 씨는 2008년 중국공산당의 일당 독재 종식과 정치적 자유를 요구한 서명운동을 주도했다가 이듬해 국가 전복 혐의로 체포돼 징역 11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2010년 노벨위원회는 류 씨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중국의 근본적 인권을 위한 오랜 비폭력 투쟁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습니다.

--민주화에 발을 들인 미얀마가 제조업계 근로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부닥쳤습니다. 미얀마에서는 2015년 최초로 최저임금이 책정됐습니다. 이는 당시 노동 인권에 있어 획기적인 성과이자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보여주는 확실한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물가상승과 생활비 증가로 저임금 노동자들은 다시 한번 최저임금 인상 요구에 나서고 있습니다. 홍콩의 인터넷 신문 '아시아타임스'에 따르면, 2015년 합의된 최저임금은 하루에 2.64달러입니다. 이는 동남아시아에서는 방글라데시 다음으로 최하위 수준입니다. 게다가 2015년 홍수로 식료품을 비롯한 재화 가격이 상승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 효과는 미미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공장 근로자들은 지난해 11월 최저임금을 현재보다 약 56% 높은 4.2달러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습니다. 또 최근에는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비롯해 더 정교한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제2의 최저임금위원회도 설립돼 오는 9월 관련 권고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