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서 늘어나는 북한 여행 자제, 금지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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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사회에서 점차 늘어나는 북한 여행 자제나 금지 조치를 들여다 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프랑스 정부가 최근 북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면서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프랑스 외무부는 7일 웹사이트에 게시한 여행자권고문을 통해 "북한을 둘러싼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도 상존한다"면서 "필수적인 이유를 제외하고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자국민에 당부했습니다. 프랑스에는 북한 여행을 상품으로 내건 여행사들이 소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지난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규탄성명을 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들의 중대하고 심각한 위반으로 지역과 국제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양윤정: 이처럼 자국민들에게 북한 여행 자제를 권고한 국가는 프랑스가 처음입니까?

장명화: 아닙니다. 영국은 이미 지난달 말에 북한여행 주의보를 갱신했습니다. 영국 외교부는 수정 발표한 북한여행 주의보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사소한 일로 간주할 수 있는 범죄가 북한에서는 매우 엄중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특히 북한 지도부나 당국에 무례하다고 생각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급변할 수 있다면서 "북한을 여행하는 영국인들은 정치와 안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사건이 아무래도 그 계기가 됐겠지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웜비어 씨는 지난해 1월 관광 목적으로 북한에 들어가 숙소인 평양 양각도 호텔의 제한구역에서 정치 선전물을 떼어내려다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북한 당국은 지난해 3월 웜비어 씨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1년 5개월 가량 억류됐던 웜비어 씨는 혼수상태로 고국에 송환된 지 엿새만인 지난달 19일 22살의 나이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양윤정: 결국 웜비어 씨가 겪은 비극을 계기로 북한 여행을 자제하거나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국제사회에서 들끊고 있는 셈인데요, 미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현재, 미국 국무부는 자국인들의 북한 여행 금지 여부를 고려 중입니다. 조앤 무어 국무부 대변인은 얼마 전 북한 관광 중인 미국인의 현황과 안전 문제에 대해 "국무부는 특정 국가에 거주하거나 여행하는 미국 시민의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북한 당국의 법 집행 체제 하에 체포와 장기 구금의 심각한 위험이 있으므로 미국 시민은 북한 여행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최근 한 미국 매체에 미국인의 북한 방문을 선별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킹 전 특사는 억류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법으로 금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여행 금지에는 분명 장점이 있다면서도 타당한 이유로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인도 있는 만큼 선별적 여행 금지령이 적합하다고 답했습니다.

양윤정: 최근 한국의 통일부 대변인은 올 초 북한관광이 늘고 있다는 보도에 "북한 관광객은 극한지역 마니아"라고 한정했는데요, 마니아는 한 가지 일이나 분야에 몰입하는 사람을 말하죠. 그런데 대변인의 말처럼 정말 극소수만이 관심을 갖고 북한을 찾고 있습니까?

장명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생각보다 가기 쉬운 데다 비싸도 매력적인 곳으로까지 과대 포장돼 있습니다. 일례로, 한국의 일간지 중앙일보의 안혜리 기자는 최근 기명칼럼을 통해 자신이 2016년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한 경험을 썼는데요, 당시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은 1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북한 여행 경험자였다면서, 이들이 베이징에서 출발해 3성급 호텔에서 3박4일 묵는 개인 일정이 1460유로, 미화로 약 1,660달러나 하는 고급여행인데도 거리낌없이 다녀들 왔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홍콩에 사는 영국인은 미성년자 아들을 포함해 온 가족이 북한에 여행 다녀온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북한을 관광 중인 미국인은 대략 어느 정도나 됩니까?

장명화: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취재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수십 명에 달합니다. 중국의 KTG여행사는 "우리 여행사를 통해 북한에 체류하는 미국인 관광객들이 있다"며 "그들의 안전을 위해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바로 며칠 전에 미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평양에서 돌아왔다. 현재 북한에 있는 미국인 관광객들도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홍콩 주권반환 20주년인 이달 초 민주화 요구 시위의 참가 인원이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홍콩 현지 경찰이 밝혔습니다. 홍콩의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섬을 떠난 지 약 2시간 만에 시작한 시위의 참가 인원은 지난 2003년 이래 가장 적은 1만4500명에 그쳤습니다. 주최 측은 참가율이 이처럼 저조한 원인으로 경찰의 공격적인 시위 통제 방식과 궂은 비가 내린 홍콩의 날씨를 지목했습니다. 자체 추산 인원으로는 6만명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시위를 이끈 '민간인권진선'의 아우녹힌 위원장은 참여 인원수가 저조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여전히 좋은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홍콩 시민들의 요구를 간과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태국이 불법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는 업체에 대한 벌금을 강화하자 미얀마인 수천 명이 국경을 넘어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미얀마 언론에 따르면, 태국이 불법 이주노동자 고용에 대한 벌금을 2배로 늘린 '외국인 노동자법'을 발효한 지난달 말 이후 1주일 만에 태국에 살던 6천500여명의 미얀마 노동자가 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새 법은 외국인 노동자를 불법으로 고용한 업주에게 건당 80만바트, 미화 23,000달러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태국에는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 주변국 출신 이주노동자가 470만 명 가량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불안한 신분 때문에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불법 직업소개 중개인에게 속아 거액의 수수료를 뜯기고도 어선이나 섬에 감금당한 채 악명 높은 태국 수산업계의 노예노동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아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돼왔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