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켄 고스, 북한 주요 감시기관 보고서 발표①

지난 2월 북한 평양 만수대창작사 광장에서 열린 김정일 동상 제막식에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이 참석하고 있다.
지난 2월 북한 평양 만수대창작사 광장에서 열린 김정일 동상 제막식에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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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부터 두 차례에 걸쳐 북한의 주요 감시기관 보고서와 발간 기념회를 들여다봅니다.

(켄 고스) I think this is the major take-away in the study...
(더빙) 저는 이번 보고서의 주요 요점은 북한의 건국 초기부터 경찰국가라는 형태가 북한 정권에 얼마나 중요했는지 뚜렷하게 인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 세계대전의 종료와 더불어 소련군 제25군이 북한 주둔을 시작하고, 북한이 건국을 준비하면서, 주민들의 동태를 감시하는 기관들이 거의 동시에 설립됐습니다.

미국 연방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최근 워싱턴에서 '강압, 통제, 감시, 그리고 처벌: 북한의 경찰국가 조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는 기념회에서 북한 정권이 체제를 유지하는 근원으로 북한의 정보, 보위 세력을 지목했습니다.

모두 182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체제를 유지하는 근간인 북한의 3대 기관을 세부적으로 분석했습니다. 3대 기관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그리고 보안사령부를 의미합니다.

(켄 고스)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기관이 바로 국가안전보위부입니다. 보통 '비밀경찰'하면 떠오르는 대적 첩보활동과 내부 보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5만 명 이상의 요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체제에 도전할 가능성이 보이는 소위 '불순분자'를 철저히 색출해내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또한 북한의 악랄한 정치범 수용소를 관할하는 국가 기관이 바로 국가안전보위부입니다. 보위부 요원들은 북한뿐만 아니라 해외, 특히 중국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을 광범위하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이 해외에 나갔다 돌아오면 이들의 정치적 태도와 동향을 긴밀하게 감시합니다.

켄 고스 국장은 올해 국가안전보위부장에 오른 김원홍 전 북한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을 주목했습니다. 국가안전보위부장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고스 국장은 보위사령관을 거쳐 북한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직을 수행하다 얼마 전 국가안전보위부장으로 보임된 김원홍 씨가 앞으로 김정은 체제에서 정치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상당수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국경경비 업무가 김원홍 씨의 보위부장 보임 직후 국가안전보위부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김원홍 씨에 대한 김정은의 신임 수준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실력자 파견' 차원을 넘어 체제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핵심측근으로 김원홍 보위부장을 의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켄 고스 국장은 3대 기관 가운데 인민보안부가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적은 기관으로 평가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대기근 당시 북한 내부에 기강과 질서를 지키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책임을 물린데다, 설상가상으로 화폐개혁 실패 이후 권력 이양기에 사회 안정이 중요하다는 김정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문책성으로 지난해 주상성 인민보안부장이 해임된 점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나 인민보안부가 전국적으로 21만 명이 소속된 거대한 기관이라면서, 광범위한 감시망으로 여전히 주민들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민보안부는 이밖에도 신원조사, 정부의 비밀문서, 그리고 정부관리와 노동당원의 보호 등 주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고스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군 보위사령부는 국가안전보위부나 인민보안부와 같은 정보기관과 달리 상당히 베일에 가려있는 기관이라고 고스 국장은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한마디로 보위사령부는 군 주요 인사의 동태를 감시해 군사 쿠데타를 방지해야 하는 일을 담당하는 특수 기관이라고 고스 국장은 요약했습니다.

(켄 고스) So over the last few days, when Lee Yong Ho was dismissed, I'm sure...
(더빙) 그러니까, 이영호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이 전격 해임되고 나서 며칠 동안 행여 북한군 장성들 사이에 동요가 생기거나 불안감이 확산하지 않나 예의 주시하면서 비상경계에 들어간 기관은 보안사령부입니다.

북한 군부 최고 실세로 통하던 이영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군총참모장은 최근 모든 직무에서 전격 해임돼 큰 관심을 끈 인물입니다. 이영호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추대된 2010년 9월 노동당 대표자회 때 김정은과 함께 신설 직위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나란히 임명되면서 북한 권력의 최고 실세로 급부상했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영호의 해임을 '엄중한 사안'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이영호의 해임에 불만을 품은 군부 세력이 수세 국면을 탈피한 후 반격을 시도하면 심각한 정치 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신변 불안감을 크게 느낄 것이며 군부 내 소장파들을 결집시켜 돌출 행동을 시도하는 등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켄 고스 국장은 이어 보위사령부가 김정일이나 김정은이 군부대를 방문할 때 경호하는 일, 군관과 장군들이 사용하는 전화를 도청하고 이들에 관한 주민등록 업무도 맡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보위사령부를 지휘하는 인물은 조경철 상장으로 공군사령부 정치위원을 지내다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2009년 초에 보위사령관에 기용됐습니다.

켄 고스 국장은 촘촘한 그물망처럼 얽힌 북한 정권의 보위 기관 감시망을 언급하면서,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통하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을 가장 중요하고 꼭짓점에 있는 인물로 지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켄 고스) An oversight of these agencies, especially the State Security Department...
(더빙) 이들 3대 기관을 감독하는 일, 특히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의 감독 업무는 노동당의 몇몇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만, 결국 당의 행정부에서 총괄합니다. 그런데, 당의 행정부의 우두머리가 누굽니까? 바로 장성택입니다. 더군다나 보위사령부의 명령 계통은 인민무력부를 거쳐 결국 국방위원회로 이어집니다. 국방위원회의 부위원장이 누굽니까? 장성택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