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 북한의 주요 감시기관 보고서 발간 기념회를 들여다봅니다.
(켄 고스) Looking forward to the future, many North Korean watchers have already...
(더빙) 북한의 미래와 관련해, 많은 북한 전문가들은 이미 그 폐쇄된 왕국의 궁극적 몰락을 추측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이 어떻게 중력을 거역할 수 있겠습니까? 구소련이 몰락하고, 마오쩌둥의 중국이 진화했듯이, 북한의 김 씨 왕가가 그동안 국제사회에 참여하길 거부하고 암흑시대에 살아온 행태를 더 이상 지속할 수는 없을 겁니다. 아니 어쩌면, 지속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미국 연방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최근 워싱턴에서 '강압, 통제, 감시, 그리고 처벌: 북한의 경찰국가 조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는 기념회에서 이 같은 질문으로 모두 발언의 결론 부분을 시작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의 억압체제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면서, 보안 기관원들의 뇌물 수수, 지방 보안 관리들의 기강 해이, 일반 주민의 단속 보안원에 대한 보복 등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고스 국장은 이런 변화가 북한 체제의 종말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징조인가 하는 점은 북한 체제의 불투명성 때문에 100%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명백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켄 고스) As long as the regime continues to adhere to the tactics of a police state...
(더빙) 북한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찰국가의 감시전략에 매달리는 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은 계속해서 침해되리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고스 국장과 함께 보고서 작성에 깊이 관여한 척 다운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전임 사무총장은 북한의 정보, 보위 기관의 수장들이 절대 충성을 다한 뒤에, 김 씨 일가의 손에 의해 숙청되는 등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북한 체제의 잔인성을 강조했습니다.
(척 다운스) I was amazed how sympathetic I felt for some of the people...
(더빙) 보고서에 포함된 북한 정보, 보위기관장들의 명단을 보면서, 인권유린을 저질렀던 이들에게 오히려 동정심을 느끼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대다수가 김 씨 일가에게 평생 충성을 다하다 하루아침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김정일에 의해 숙청된 전 국가보위부장 김병하를 보십시오.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합니다. 최근 북한의 실세였던 이영호 군총참모장이 전격 해임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김병하는 김정일이 보안당국을 비롯한 당과 군부를 장악하기 위해 김일성의 힘을 빌려 측근으로 삼았던 인물입니다. 때문에 한 때 김병하는 김정일의 신임을 등에 업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습니다. 김병하의 영향력이 커지자, 김정일은 1980년대 초반에 김병하를 축출했고, 김병하는 결국 정치범으로 전락했습니다.
기념회의 토론자로 참석한 헬렌-루이즈 헌터 전 미국 중앙정보부 북한담당 수석분석가는 고스 국장의 이번 보고서가 앞으로 북한 지도부의 흐름을 관찰하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인권위원회 위원 겸 서기로 활동하는 헌터 씨는 미국 중앙정보부의 비밀문서로 작성된 보고서를 모아 1999년 '김일성의 북한'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습니다.
헌터 씨는 특히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하고 김정일이 권력을 이양 받았을 때, 미국 내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북한의 식량난과 경제파탄을 들어 북한 정권의 몰락을 예상했지만, 이들의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갔던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헌터 씨는 김정일이 사망한 지금, 김정은 정권의 생존 여부를 둘러싼 분석이 활발하다면서, 이를 판가름할 중요한 요소는 바로 정보, 보위 세력의 향방임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헬렌-루이즈 헌터) I'll be much more inclined now to give weight to the tidbits of...
(더빙) 저는 이제는 북한의 내부 감시기관과 관련해 간간이 나오는 토막소식에 훨씬 더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북한의 흉작, 자연재해, 식량 수입량의 감소, 화폐개혁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 등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앞으로는 관련 기관의 인사이동,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동행하는 횟수, 정보, 보위기관원들의 자살을 포함한 의심스런 죽음, 관련 기관의 감시전략 변화 등에 관심을 둘 겁니다.
헌터 씨는 현재로서는 북한의 내부 감시기관들이 감시전략을 유지하고, 일반주민의 권력 항거 가능성이 극히 낮은 점을 고려할 때, 북한 체제의 개혁이 과연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외교가의 정보지인 '넬슨 보고서'의 크리스토퍼 넬슨 편집인은 해외 유학을 경험한 김정은과 그 주변인물들이 이끄는 북한 정권이 버마의 개방, 개혁 모델을 따를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개방과 개혁이 아래로부터 분출된 국민적 에너지의 산물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주어질 가능성을 말합니다.
고스 국장은 이런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집니다.
(켄 고스) 하나는 북한 고위관료들의 해외여행이 여전히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김일성 통치하에서는 수많은 학생이 동유럽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유학 갔습니다. 김정일 때는 (외부정보의 유입을 두려워해)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시대에 와서도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위 관료들은 외부정보 유입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북한 내부 감시기관 간, 엘리트 개인 간의 치열한 경쟁체제입니다. 김정일은 각 기관이나 개인에 중복된 임무를 주어서 서로 경쟁하도록 유도하면서 자신에게 충성하도록 교묘하게 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심점인 김정일이 사망한 겁니다. 김정은이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이 기관들의 이해당사자들 간에 긴장이 높아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제가 오늘 가상안을 만든다면, 이들 간에 긴장고조 끝에 (개혁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의 몰락이 찾아온다는 겁니다.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 한 미국 전문가는 북한정권이 몰락했을 때를 대비해, 북한 내 강제수용소에 갇힌 수감자를 보호할 방안이 강구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고스 국장은 자신이 정부 관리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 사견임을 전제로 질문 사안이 미군, 한국군, 그리고 심지어 중국군이 당면할 도전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답했습니다.
(켄 고스) I suspect that there would be some planning that is part of our...
(더빙) 북한의 강제수용소를 찾아내 확보하는 일을 포함해 북한 내에 가용한 탄약, 인원, 여유자원 (footprint)을 마련하는 일종의 계획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계획이 있건 없건, 수용소 수감자 일부가 북한이 몰락하는 과정에서 방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련의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에 대처하면서, 수용소의 수감자를 어떻게 보호하느냐는 문제는, 미군, 한국군, 그리고 심지어 중국군에게 상당히 부담되는 과제가 될 겁니다.
현재, 한국과 미국 양국군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대비해 '개념계획 5029'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지난 1999년에 만들어진 개념계획 5029는 북한 무정부 또는 내전 상황, 반란군의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탈취, 대규모 주민 탈북사태, 북한 내 한국인 인질 사태,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등에 대한 대책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music (fade-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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