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 여행 통제법 채택…위반 시 벌금 1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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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의회에서 최근 가결된 '북한여행 통제법'을 들여다 봅니다.

(테드 요호) (북한여행 통제법을 포함해) 일괄적으로 고려된 모든 법안들에 대해 찬성하면 '네'라고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반대하면 "아니오'라고 해주시기 바랍니다. 위원장의 의견으로 이번에 일괄 고려된 법안들은 모두 합의됐음을 알립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테드 요호 위원장이 7월 27일에 열린 회의에서 '북한여행 통제법'이 만장일치로 가결됐음을 밝히는 대목입니다.

법안은 관광 목적의 북한 방문은 전면 금지하고, 그 밖의 목적에 대해서는 재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무장관이 법안 발효 30일 이내에 북한 방문이 미국 관광객들의 안전에 즉각적인 위험을 제기하는지 여부를 판단한 뒤, 그렇다고 판단되면 미국 여권을 사용한 북한 방문을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불법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10만 달러 이하의 범칙금을 물리고, 형사 처벌은 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또 허가를 받고 방북 하더라도 북한 방문의 위험을 알고 있으며, 위험에 처하더라도 미국 정부의 지원이 매우 제한돼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서한을 국무장관 앞으로 보내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법안의 가결에 앞서, 공화당의 조 윌슨 하원의원은 북한 여행 중 억류됐다 지난 6월 의식불명 상태로 고국에 돌아온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사망을 언급하면서, 이런 일이 북한에서는 독특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윌슨 의원은 지난 5월 민주당의 애덤 쉬프 하원의원과 함께 이 법안을 공동 발의했습니다.

(조 윌슨) 애석하게도, 오토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유일무이한 게 아닙니다. 오토는 지난 10년간 북한이 구금했던 미국인 17명 가운데 한 명입니다. 지금도 미국인 3명이 여전히 북한에 억류돼있습니다.

현재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은 모두 한국계입니다. 이 중 가장 오래 붙잡혀 있는 미국인은 김동철 목사로, 1년 이상 구금 상태입니다. 올해 4월에는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출신인 김상덕 씨가 적대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역시 평양과학기술대학교에서 일했던 김학송 씨는 지난 5월 중국 단둥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려다 적대 행위 혐의로 평양역에서 체포됐습니다.

이들이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건강에는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웜비어 씨의 석방을 위해 지난 6월 평양으로 건너갔던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방북 기간 이들 3명을 면담했으며 모두 건강한 상태였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윌슨 하원의원은 자신이 지난 2003년 미국 의회 대표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다면서, 당시 관광객들이 북한에서 쓰는 돈이 북한주민들을 억압하고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흘러간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조 윌슨) 제가 평양에 있는 동안, 관광 수익을 포함해 북한에서 통용되는 모든 미국 달러가 북한 정권이 자국민을 예속시키고 미국인을 위협하기 위해 개발하는 온갖 무기에 쓰는 것을 직접 봤습니다. 게다가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에서 신뢰성을 얻기 위해, 북한이 불법 억류한 미국인들을 협상카드로 쓰는 일에 전혀 거리낌이 없습니다.

법안은 예외적으로 북한 방문이 가능한 사람들을 명시했습니다. 표결에 앞서, 코널리 하원의원은 북한에 억류된 김동철 씨가 자신의 지역구인 버지니아 주 출신이라며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주문하면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제리 코널리) 이번 법안은 몇 가지 여행 목적을 위해 중요한 예외조항을 두었습니다. 전문기자, 미국 정부 관계자, 국제기구 관계자,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재무부의 허가를 받은 사람들은 예외적으로 북한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법안이 가결되기 하루 전인 7월 26일 북한에 있는 미국인들에게 여행금지 조치가 발효되기 전에 북한을 떠나라고 말했습니다.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한 미국 매체에 북한 여행금지 조치가 곧 관보에 게재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 조치의 예외 규정에 해당할 거라고 믿는 미국인 방문객도 일단 북한에서 나와 외국 주재 미국 대사관을 통해 특별 여권 신청에 대한 정보를 얻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7월 21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모든 미국 시민의 북한 여행 전면금지 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치는 관보 게재 시점에서 30일 뒤에 발효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지난 2012년 미국으로 망명해 미국에 사는 중국 시각 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 씨가 최근 타계한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 '검은 감옥' 즉, 불법 감금시설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제적 여성인권 보호단체인 '국경없는 여성권리'의 레기 리틀존 회장은 류샤의 석방을 촉구하면서 발표한 공개서한에서 천 씨의 이런 언급을 인용했습니다. 리틀존 회장은 서한에서 "지난 15일 류샤오보 장례식이 끝난 이후 류샤는 외부와 일체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면서 "국제사회는 류사의 건강상태를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류샤는 2010년부터 8년째 가택 연금 상태에 있었으며, 심한 우울증과 심장병을 앓고 있습니다.

--노예 노동을 비롯한 불법 온상지로 불리는 태국 수산업계가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에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태국 수산업계는 유럽연합이 2015년 태국 수산업계가 노동자 학대를 중단하지 않으면 태국산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힌 경고 효과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태국 수산물의 대 유럽연합 수출 규모는 2015년 4억 7600만 유로에서 2016년 4억 2600만 유로, 미화 4억 9800만 달러로 하락했습니다. 이에 태국 정부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불법조업을 잡아내기 위한 통제센터를 창설했고, 어선들이 당국의 감독망 내에 있도록 하고 해군 병력을 배치해 이들을 감시하고 나섰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