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 전문가들, 의회 ‘정권 교체론’ 두고 엇갈린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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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미국 각계에서 거론되는 '김정은 정권교체론'과 관련한 다양한 시각을 살펴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최근 들어 미국 언론과 조야에서 '김정은 정권 교체론'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 '정권 교체'라는 개념을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네. 정권 교체는 정치 이념이나 가치, 이에 기반한 지배층의 뿌리를 뽑는 정치 변동을 뜻하며 주로 전쟁 등을 통해 외부 세력이 의도한 산물입니다. 정권 교체는 혁명과 무력정변 등으로 내부에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양윤정: 우선 미국의 유력 언론들이 연이어 미국 행정부에 '정권 교체'를 주장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구체적 내용을 소개해주시죠.

장명화: 미국 내 보수 성향의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은 김정은 정권을 교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신문은 "무모한 김정은 대신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하지 않는 군부 혹은 엘리트 집단이 북한을 통치토록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 교체는 군사 공격이 필요 없고 한반도 통일도 수반하지 않는 방안으로, 동북아시아 정세가 단숨에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진보 성향의 일간지인 뉴욕타임즈는 제이 레프코비츠 전 대북인권특사의 기고문을 실었는데요, 핵심 내용은 미국의 한반도 접근법에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공화당과 민주당이 오랫동안 고수해온 '하나의 한국'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과제는 북한의 정권 변화, 혹은 최소한 북한의 핵 야욕을 봉쇄하는 것, 그리고 이것이 실질적으로 중국의 최고 이익이라는 점을 중국에 설득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양윤정: 이런 '김정은 정권 교체론'은 미국 의회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까?

장명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의 비정부기구 '디펜스 포럼'의 수잔 숄티 회장은 그 자신이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의회 내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이번 정권 교체론과 관련해 의회 쪽 분위기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수잔 숄티) 현재 미국 의회 내에 북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는 공감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 정권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데에는 절대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대북제재법, 북한인권법재승인법 등 미국 의회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된 일련의 법안들이 그 방증입니다.

물론, 미국 상원에서 대북 정책을 주도하는 외교위원회의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코리 가드너 위원장은 이미 지난 4월에 대북 선제타격과 함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제거 이후 필요한 '김정은 이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양윤정: 가장 중요한 미국 행정부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 국장은 지난달 말 "한반도를 비핵화하는 것, 이 핵무기들을 거기서 제거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 될 것이다"며 "이와 관련해 가장 위험한 것은 현재 그것을 통제하는 인물이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이오 국장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마이크 폼페이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핵 개발 능력과 핵 개발 의도가 있는 인물을 분리해 떼어 놓는 것입니다.

언론과 학계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트럼프 행정부가 '정권 교체' 전략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풀이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어느 시점에 북한과 대화를 하고 싶다"면서, 미국이 북한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대북전략을 짜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와 붕괴, 한반도 통일 가속화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38선 이북에 미국의 군대를 보내기 위한 구실도 찾지 않고 있습니다.

양윤정: 이런 엇갈린 시각에 대해 전문가들은 뭐라고 합니까?

장명화: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리처드 소콜스키 선임연구원과 우드로윌슨센터의 에런 밀러 부회장은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 논평에서 "지구상에서 김정은 정권을 없애려는 충동은 이해할 만 하나, 이에 따라 행동했을 때의 위험과 비용, 결과는 거의 고려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엇갈린 시각이 미국의 의도된 전략일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는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이 모두 구사되도록 신중하게 조정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의 인공지능 메신저인 '챗봇'이 중국 공산당을 부패하고 무능한 조직이라고 답하다 폐쇄 조치됐습니다. 메신저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홍콩 일간지 명보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메신저 QQ가 운영하던 챗봇 '베이비Q'와 'QQ샤오빙' 서비스의 운영이 최근 중단됐습니다. 베이비Q는 대화 도중 "공산당 만세"라는 글에 "이렇게 부패 무능한 정치가 오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공산당을 사랑하니"라는 질문에도 곧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QQ샤오빙은 "너의 중궈멍은 뭐니"라는 물음에 "내 중궈멍은 미국 이민"이라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중궈멍은 중국 지도부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주창하며 내건 구호입니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이를 '인공지능에 의한 민주화 봉기'로 부르며 주목을 끌자, 서비스는 중단됐습니다. 챗봇이 이런 대답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중국매체 'IT즈자'는 실시간 대화기능을 미국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료로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로봇 샤오빙은 3월부터 QQ 서비스에 진출했습니다.

--독일 검찰은 나치 강제수용소 경비병 전력으로 살인 종범 혐의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96세 피고인이 형무소 복역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2일 밝혔습니다. 오스카르 그뢰닝은 수용소 경비병으로 일한 기간 중 죽은 유대인 숫자 30만 명 살인의 종범으로 법원에서 2015년 판결 받아 징역 4년형이 선고됐습니다. 11월 연방 법원이 그의 항소를 기각했었습니다. 그뢰닝은 항소 재판 결과가 나오고 복역 가능성에 관한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불구속 상태가 허락됐습니다. 검찰은 형의 집행을 유예해달라는 변호인의 청원을 거절했다고 dpa통신에 밝혔습니다. 형무소 내에 적절한 의료 관리가 있다면 그뢰닝은 감옥에 가도 탈이 없을 것이라는 의사의 견해도 덧붙였습니다. 독일은 종전 후 학살에 연루된 많은 나치 관리 중 극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에게는 법적 책임을 묻지 않고 방면했습니다. 그러다 5년 전부터 나치 정권 근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80,90대 노인인 수용소 간수들을 살인 종범으로 기소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