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미국 의회에서 열린 북한 강연회를 들여다봅니다.
미국의 북한인권단체 '링크'는 최근 미국 의회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북한 내부에서 중대한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 변화는 아래로부터의 체제 개혁과 개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링크는 재미 한인 1.5세와 2세 젊은이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04년 설립됐으며, 탈북자 구출 외에도 매년 미국과 캐나다 등의 도시를 돌며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링크의 박석길 정책연구국장은 우선 북한 사회의 변화 요인으로 여섯 가지를 꼽았습니다. 자본주의, 정보 유입의 확대, 정부 통제를 벗어난 인적 연결망 탄생, 북한 내 만연한 부패, 북한의 가족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탈북자와 장마당 세대 등입니다. 박석길 국장의 말입니다.
(박석길) 이런 변화들은 장기적이면서도 멈출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다는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동시에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북한 정권의 역량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박 국장은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로 '장마당 세대'의 출현을 꼽았습니다. 장마당 세대란 1980~1990년대에 태어나 청소년기에 '고난의 행군'을 겪은 세대를 말합니다. 이들은 북한 전체 인구의 14%인 330여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박 국장은 "어릴 때부터 자본주의를 경험한 장마당 세대는 정부에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외부 세계의 정보를 많이 접한 이들은 인식과 가치관, 행동 등에서 부모 세대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장마당 세대인 올해 22세의 탈북자 박연미 씨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 잠시 들어보시죠.
(박연미) 저는 한 번도 북한에서 배급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회주의니 공산주의니 하는 이념이 뭔지 모르고 자랐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돈을 벌어 저희를 먹여 살렸습니다. 그러니까 태어나서 자본주의 경험을 한 셈이죠. 돈이 흐르는 시장의 원리에 따라 살아가는 법을 배운 겁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장사에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동네 이웃에서 사는 사람들을 잘 모르고 소통이 단절된 분위기였죠. 각자 개인주의가 더 강해졌던 겁니다. 요즘 저희 세대, 또래는 자본주의화 했습니다. 공산주의도 모르고 개인적 성향이 강합니다.
박 국장은 이어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차원의 노력이 답보인 상황에서 이를 타개할 실마리를 북한 내부, 특히 몇몇 거점 지역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수도 평양을 비롯해 양강도 혜산, 함경북도 회령, 함경북도 청진 등의 지역이 북한에서 "변화의 핫스팟"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핫스팟은 흔히 무선인터넷 중계 기지나 장비를 말하며, 어떤 일이 발생하는 중심지라는 뜻도 지니고 있습니다. 박석길 국장의 말입니다.
(박석길) 탈북자들이 이곳에서 북한 주민들과 정기적으로 접촉을 합니다. 비단 접촉만 할 뿐 아니라 탈북자들이 보내는 돈과 정보가 이곳을 통해 북한에 북한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박 국장은 "북한 내부에서 발생하는 경제, 정보, 사회적 측면에서의 모든 변화가 북한 안에서 균등하게 배분되는 형태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국장은 "탈북자들의 절반가량이 이들 도시를 통한다는 추정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탈북자 이현서 씨는 지난달 중순 워싱턴 토론회에서 자신이 중국에 있을 때 양강도 혜산에 있는 어머니와 남동생과 수시로 연락했다고 밝혀 미국인 참석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현서 씨의 말입니다.
(이현서) 어떤 손전화를 북한으로 보낼까 고민했습니다. 당시 중국에서 핀란드 업체인 노키아 손전화가 인기가 있었습니다. 모양은 투박했지만 튼튼하고 신호가 잘 잡혔습니다. 노키아 손전화를 10년 넘게 아주 잘 썼습니다. 엄마는 제가 보낸 손전화로 제게 자주 전화했습니다. 전화 사용료가 너무 비싼 게 흠이었습니다. 종종 제 월급보다 더 많이 나왔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명이 넘는 기독교인이 신앙 때문에 박해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로마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가 최신 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경우, 5~7만 명가량의 기독교인이 수용소에 갇혀 지내는 등 다른 지역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슬람국가 IS의 지배 아래 폭력과 적대감을 견디고 있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기독교인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특히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기독교인은 지난 수 년 동안, 이슬람으로의 개종과 이슬람국가 IS의 근본주의적 이념을 거부할 경우 참수나 화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 터키가 자국에서 발생한 타지키스탄 반정부 인사 살해사건의 동기를 정치적 이유로 결론지었습니다. 터키 검찰은 최근 이스탄불에서 괴한의 총에 맞은 타지크 반정부 인사 우마라리 쿠브바토프가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크 대통령의 측근이던 술레이몬 콰이모프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콰이모프가 대통령과 친분을 유지하다 사기혐의로 타지크 당국에 쫓기게 되자 이를 만회하려 쿠브바토프를 죽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쿠브바토프는 타지크 최대 반정부 단체 '그룹24'의 지도자입니다. 쿠브바토프는 작년 타지크 수도에서 라흐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다 무위에 그쳤습니다. 타지크 당국은 그룹24를 범죄단체로 규정하고 활동을 금지했으며 쿠브바토프에게 국가전복 혐의를 적용해 쫓고 있었습니다. 쿠브바토프는 이 때문에 터키와 러시아 등을 오가며 숨어 지냈습니다. 라흐몬 대통령은 2011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10대 독재자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으며 폐쇄정치와 인권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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