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임 목사 석방, 억류 외국인 9명으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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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이 최근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를 석방한 것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저희 청취자들을 위해 우선 임현수 목사가 누군지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장명화: 임현수 목사는 올해 62살의 한국계 캐나다인입니다. 임 목사는 1997년부터 20년 가까이 북한을 100여차례 드나들며 대북 인도적 지원에 힘썼는데요, 2015년 1월 북한 나선 지역에서 평양으로 이동하다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임 목사는 북한 선교의 '큰손'으로 통했는데요, 평양에 대규모 영어 강습소, 컴퓨터 강습소와 500명 규모의 가발공장을 세우고, 식품업과 어업에도 지원했습니다. 한 달 넘게 연락 두절 상태에 있던 임 목사가 북한에 억류된 사실은 캐나다 정부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억류 6개월째인 7월 30일 임 목사를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세웠습니다. 임 목사가 이날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임현수) 제가 저지른 가장 큰 엄중한 범죄는 공화국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심히 중상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행위를 감행한 것입니다.

북한이 억류 외국인을 공개 석상에 내세워 허위 자백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북한 당국은 한 달 뒤 임 목사에게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북한이 외국인에게 선고한 최고형이었습니다.

양윤정: 2년 넘게 억류됐던 임 목사가 갑자기 석방된 배경은 뭡니까?

장명화: 일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임 목사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병 보석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임 목사의 병 보석 석방 배경에는 지난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뒤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례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오토 웜비어 사건으로 국제사회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임 목사는 그 동안 지병으로 고통 받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앞서, 국제앰네스티 캐나다 지부는 지난 6월 "임현수 목사가 영양실조와 고혈압, 관절염, 위장병 등 여러 가지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며 북한 당국에 적절한 조치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캐나다 외무부는 2016년 2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방북해 임 목사를 영사접견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최선희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 등과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별 소득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특사단이 지난 8일 평양에 도착해, 북한 측과 협상을 펼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사단이 도착한 다음날, 북한 당국은 임 목사를 전격 풀어주었습니다.

양윤정: 임 목사 석방으로 현재 북한에 억류된 외국인은 모두 몇 명입니까?

장명화: 9명입니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은 6명입니다. 2013년 10월 밀입북 혐의로 체포된 김정욱 선교사는 3년 10개월째 억류 중입니다. 북한은 김 선교사에게 국가정보원과 내통했다며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등을 적용해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각각 2014년 2월과 10월 체포된 최춘길 선교사와 김국기 선교사도 무기노동교화형 선고를 받고 억류돼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평양에서의 기자회견으로 억류 사실이 공개된 고현철씨 등 나머지 3명은 탈북자입니다. 북한은 이들에 대한 석방과 송환은 물론 영사 접견이나 가족 면담 등의 요구에도 일체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은 모두 3명입니다. 2015년 10월 체포된 김동철 목사,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활동하다가 올해 4월과 5월 각각 체포된 김상덕, 김학송 씨 등으로 모두 한국계입니다. 이 중 1명은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며 나머지 2명은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양윤정: 북한이 임 목사를 석방한 것처럼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의 석방을 연결고리로 미국과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을 가능성이 있을까요?

장명화: 가능성이 있는 쪽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당장 미국 국무부가 10일 북한에 미국인도 석방하라고 촉구했거든요. 미국 국무부의 그레이스 최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한 미국 매체에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이 조속히 집에 돌아오는 모습을 보기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과거 미국과 북한이 인도적인 이유로 협상에 나선 선례도 있습니다. 지난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케네스 배와 매슈 토드 밀러의 석방을 협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북한이 미국 정부에 방북을 요청한 지 2주일 만에 클래퍼 국장의 방북이 성사됐습니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의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만났고, 나흘 만에 이들과 함께 귀국했습니다. 올해 5월에는 미국이 북한에 억류 중이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노르웨이에서 비밀 접촉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올 가을 당 대회를 앞두고 인터넷을 포함한 언론 통제를 강화하는 중국에서 뉴스 사이트 '비신문'의 운영자인 루위위 씨가 '소란 선동'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비신문'은 루위위 씨가 2013년 리팅위 씨와 함께 창간해 중국 각지에서 일어난 집단 항의사건, 농민 시위, 노동자 파업, 노동인권 등에 관한 소식을 모아 전파해왔습니다. 윈난성 다리 인민법원은 최근 1년여 동안 구금 상태에 있는 루위위 씨에 대해 이 같은 중형을 언도했습니다. 루위위 씨의 친구는 그가 1심 판결에 불복 즉각 항소했다며 "탄압에 굴복하지 않고 인민을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내겠다는 신념을 견지하겠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루위위 재판은 인권 활동가를 포함해 반체제 인사들이 방청하는 것을 꺼려하는 중국 당국의 조치로 인터넷상에 관련 소식 공개가 차단돼왔습니다.

--태국 법원이 왕실을 모독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남성에게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주요외신에 따르면, 방콕 군사법원은 최근 왕실모독 혐의로 구속된 남성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타라 씨는 2015년 군주제를 비판하는 게시물 6개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려 체포됐습니다. 타라 씨의 변호사에 따르면, 게시물 내용 대부분은 고인이 된 푸미폰 아둔야뎃 전 왕과 왕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지난 6월 태국이 국제법에 따라 왕실모독을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