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북한 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총회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먼저 청취자들을 위해 IPCNKR, 즉 '북한 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장명화: 네. 북한 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은 지난 2003년 5개국 국회의원 31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발족한 단체인데요, 현재 유럽연합을 포함한 62개국 200여명의 각국 의회 의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단체는 창립 이후 각국의 북한인권관련 법규 제정, 탈북자의 난민지위 획득과 보호요청, 주요 탈북경로와 임시 체류국 현지조사 등 국제적인 북한인권 개선 노력에 앞장서 왔습니다.
양윤정: 북한 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이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연례총회를 열고 공동 성명을 채택했는데요, 주요 내용은 뭡니까?
장명화: 이번 총회에는 한국,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등 10개국 의원 34명이 함께했는데요, IPCNKR은 공동성명에서 회원국 의원들이 각기 의회에서 북한인권법 제정이나 인권개선 결의안 채택을 촉진토록 권고했습니다. 또 탈북자들이 안전한 곳을 찾을 때까지 모든 국가가 그들을 보호하고 인도적으로 처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공동성명은 예년처럼 중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에 대해 탈북자들을 강제북송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북한 정권이 납치한 일본과 한국 국적자 문제 미해결에 큰 우려를 표명하는 동시에 피랍자 상태 공개와 조속한 본국 송환을 북한에 요구했습니다. 참석 의원들은 탈북자 문제 논의를 위해 중국도 IPCNKR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고, 국제공조 차원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공동성명을 전달하자는 데에도 합의했습니다.
양윤정: 이번 12차 연례총회에서는 본회의에 앞서 주제별 토의를 가졌는데, 참석자들의 발언 내용을 간략히 전해주시죠.
장명화: 네. 참석자들은 탈북 난민들에 대한 유럽연합의 노력과 경험, 서울거주 탈북자들의 삶의 질 향상, 북한정권에 의한 외국인 납치문제에 관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제로 다양한 토의를 했습니다. 우선 캐나다의 배리 데볼린 의원은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탈북자 정착을 통일 시범사업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탈북자들이 한국에 적응하는 게 힘들다면 통일 이후 2등 국민으로 전락하는 가능성을 포함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영국의 마크 프리처드 의원은 한국 정부의 대북 대응에 대해 "북한이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체제라고 하더라도 정치, 외교적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프리처드 의원은 그러면서 탈북자와 북한인권 문제는 "결국, 중국과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마사하루 나카가와 의원은 북한 김정은 권력이 전보다 공고해졌다고 평가하면서, 김정은 독재 체제를 규탄하는 동시에 북한 주민의 고통 완화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양윤정: 이번 총회에는 한국에서 황우여 사회부총리 외에 6명의 의원이 참석했는데, 이들의 발언 내용도 전해주시죠.
장명화: 네. 한국의 여당인 새누리당의 홍일표 의원은 주제 발제에서 2014년 말 현재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를 2만7천618명으로 전하면서 "한국을 떠나 유럽연합, 미국, 캐나다 등 3국으로 가는 탈북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의 김동완 의원은 탈북자들이 한국 정착 과정에서 기업 근무에 필요한 기술 적응에 실패하는 이유로 영어 능력 부족을 꼽았습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어 한다는 실상을 설명했습니다. 새누리당의 황영철 의원은 캐나다 데볼린 의원의 지적에 공감하면서 탈북자 대응과 관련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은 통일을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의 이노근 의원은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국경 통제가 강화되자 연간 1천 500명 안팎으로 탈북자의 한국 입국이 줄었다며 물질적 지원 외에 탈북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양윤정: 이번 총회에는 각국의 의원들 외에 북한 인권 활동가나 탈북자들도 참석했다던데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한국의 인권단체인 '북한정의연대'와 '탈북난민인권침해신고센터'가 참석했습니다. 또 지난 2008년 한국에 입국한 함흥 출신의 탈북자 박정옥 씨가 주제별 토의시간에 앞서 북한의 참혹한 인권 실상을 증언했습니다. 올해 60세의 박 씨는 탈북 후 두 차례 강제북송당한 과정에서 스스로 겪었다면서, 자신이 알몸으로 100차례 높이뛰기 같은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임산부 여성의 강제낙태와 영아살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고문과 구금, 불법 강제노동, 영양결핍과 고문에 따른 사망자 방치 실태를 목격담으로 전하며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북한정의연대와 탈북난민인권침해신고센터는 회의장에서 북한인권 실태 그림을 전시해, 큰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 씨가 독일 베를린예술대에서 강의를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을 방문한 아이웨이웨이 씨는 최근 베를린예술대 총장을 만나 대학 측이 제안한 초빙강사를 수락하고 10월부터 강의할 뜻을 밝혔습니다. 독일 정부가 발급한 4년짜리 입국비자를 가진 아이웨이웨이 씨는 지난달 건강 검진과 아들 방문을 목적으로 독일을 찾았습니다. 베를린예술대는 아이웨이웨이 씨가 중국에서 출국이 금지돼 발이 묶여 있던 2011년에도 초빙강사직을 제안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메인스타디움 설계에 참여했던 설치미술가인 아이웨이웨이 씨는 중국의 인권유린을 비판하는 활동을 벌였습니다. 2011년 탈세 등 혐의로 81일간 구금돼 정치적 탄압 논란이 일었습니다.
-- 태국 법원이 최근 왕실모독을 한 혐의자에 대해 중형을 선고한 것과 관련해 유엔이 법 적용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불분명해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며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태국 국민 2명에게 왕실모독죄로 중형이 선고된 데 경악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태국 법원이 이달 초 남성 1명과 여성 1명에게 페이스북을 포함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왕실을 모독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각각 30년, 28년 형을 선고한 데 뒤이은 것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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