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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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무자비한 유혈진압을 하고 있는 시리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전해드립니다.

(시리아 시위 현장)

탱크와 헬기, 군함까지 동원한 시리아 정부의 무자비한 시위 진압으로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숨진 사람은 2천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서부의 고도 하마에서는 최근 정부군이 반정부 시위대에 이틀 연속으로 무차별 포격을 가해 140명 이상이 숨졌다고 인권단체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중동 불안의 중심에 선 인물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입니다. 아버지 하페즈로부터 지난 2000년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아사드는 1982년 아버지가 이슬람 폭동을 문제 삼아 3만 명 이상의 자국민을 학살한 전철을 뒤따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공포와 장갑차, 군함 등을 앞세운 정부군의 유혈 진압으로 북서부 항구도시 라타키아와 홈스, 훌라 등에서 연일 수십 명씩의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해지는 하마의 참상은 지옥의 도시를 연상케 합니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머리에 총상을 입었고, 탱크에 깔려 숨지기도 했습니다. 정부군은 심지어 이슬람교 사원인 모스크에도 총질을 가했습니다. 이 학살은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의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시작됐습니다. 정부군이 라마단에 맞춰 무력진압의 강도를 높인 것은 주민들이 단식을 마치고 모스크에 모이는 것을 봉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런 유혈진압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 시리아 국민들을 위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할 시간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아사드의 퇴진을 명확히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말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 시리아 국민을 위해 아사드가 물러나고 민주적 전환을 그들에게 맡길 때가 됐습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미국은 아사드 정권의 미국 내 자산 동결은 물론 시리아산 석유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추가제재 방안도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제재가 시리아 정권에 대해 취한 가장 강력한 금융 제재라면서 시리아 정부의 민간인들에 대한 폭력 사용을 중단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 이번 제재는 시리아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 분야가 포함됐습니다. 시리아의 민주화는 이미 시작됐고 이제 아사드는 물러나야 할 시간입니다.

같은 시각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도 공동성명을 통해 아사드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사드 퇴진 요구 직후 합법성을 상실한 아사드 대통령이 사퇴할 필요가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외무부도 다마스쿠스에 주재하는 자국 대사를 소환하며 유혈 진압에 항의했습니다.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도 아사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모든 군사적 공격과 대규모 체포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심지어 이집트 시민 혁명으로 지난 2월 물러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마저도 아사드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따라 퇴진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5개월 동안 이어진 반정부 시위를 진압해, 정부 붕괴 위험은 전혀 없다고 21일 밝혔습니다. 아사드 대통령은 지난 3월 중순 시위 발생 이후 4번째로 국영 TV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아사드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가 최근 수 주 동안 더욱 호전적으로 바뀌었지만 이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사드 대통령은 또 자신이 이끌고 있는 바트당 이외에 정치단체가 참여하는 총선을 2012년 2월에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리아 최고 집권층이 민주화를 향한 국민의 열망을 수용해 결단을 내릴지 세계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장애인화장실이 남녀 공용으로 설치돼 있는 것은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에 대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차별행위라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한국 인권위원회는 최근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에게 장애인화장실을 남녀 구분 설치하고 관할 모든 역사의 장애인화장실 실태 점검을 통한 시행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를 포함한 3개 회사는 화장실 환경개선을 위한 공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나 부채가 과도한 상황에서 화장실 개·보수 공사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인권위는 "장애 유무를 떠나 남자와 여자는 사회통념상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남녀 공용 화장실을 사용할 경우 이용자들이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비장애인 화장실은 남녀로 구분해 설치한 반면, 장애인화장실은 남녀 공용으로 설치했다"며 "지하철 역사 내 장애인 화장실을 남녀 공용으로 설치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차별행위"라고 강조했습니다.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비롯한 4개 장애인단체는 지난해 6월 "지하철 장애인 화장실이 남녀로 구분돼 있지 않아 이용하는데 불편이 크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 중국 전역에서 지난해 고물가, 생활고, 공무원 부패 등에 항의하는 집단 시위가 18만여 차례 발생했으며 올해에는 시위 횟수나 강도가 작년을 넘어서고 있다고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과거 정부의 강압적인 통제 앞에 떨었던 중국인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이제 집단 시위가 일상다반사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시민 1만2000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유독성 화학 물질을 생산하는 화학 공장 이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탕쥔 다롄시 당서기가 경찰차에 올라선 채 공장 이전을 약속했지만 시위대는 "시한을 정하라"며 계속 시위를 벌였습니다. 다롄시는 결국 공장 폐쇄 결정을 내렸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생활고가 깊어지고 빈부 격차가 확산되면서 시위는 곳곳으로 번지고 한층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14일 밤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는 계속되는 정전 사태에 불만을 품은 저소득층 시민 5000여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청두 지역은 연일 40도가 넘는 고온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날 갑자기 단수가 된 데 이어 정전이 되자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