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호주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행사를 들여다봅니다. 진행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최근 들어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고조되고 있는데, 북한말로 '오스트랄리아'인 호주에서도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지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호주 연방의회에서 19일 탈북 민간단체가 주최한 북한인권 공청회가 열렸고, 호주의 명문 시드니공대에서 탈북자 2명이 증언회를 가졌습니다. 아울러, 호주에서는 지난 17일부터 북한인권주간 행사가 현지인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진행됐습니다.
양윤정: 저희 자유아시아방송 청취자들을 위해 북한과 호주와의 관계를 잠시 짚어주시죠.
장명화: 네. 호주는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몇 안 되는 서방 국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호주는 2002년 평양에 호주 대사관을 개설했습니다. 북한은 2003년 호주에 대사관을 개설했다가 2008년 1월에 갑작스럽게 대사관을 폐쇄했습니다. 호주는 앞서 2006년에 북한의 핵 관련 사업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12개 기업과 개인 1명에 대해 제제 조치를 취하는 한편, 북한인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과 북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는 제재 조치를 취했습니다.
양윤정: 호주 연방회의에서 북한의 인권 공청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이번 공청회는 탈북자 안명철 씨가 동영상을 준비해 북한의 인권상황을 설명한 뒤 의원들의 질의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안명철 씨는 국가 보위부 관할 11, 13, 22, 26호 수용소의 완전통제 구역 간수로 근무하다 1994년에 22호 수용소 근무 당시 2명의 수감자와 탈북했습니다. 공청회에는 존 알렉산더 의원을 비롯한 하원의원 7명과 한국계 덴마크 주재 호주대사를 지낸 제임스 최 호주 외무부장관 수석보좌관 등이 참석했습니다. 의원들은 중국이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도움을 주는지, 정치자금원 봉쇄와 해외여행 금지 중 어떤 방법이 효율적인지를 물었습니다. 또 북한에서도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북협력사업이 북측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지, 북한 정부를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물었습니다.
양윤정: 의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장명화: 에릭 허친슨 의원은 공청회가 끝나고 나서 "가장 슬픈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대북지원과 관련해 베트남 지원 사례를 볼 때 농업에 대한 기술지원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공청회를 주도한 집권당인 자유당의 크레이크 론디 의원은 개인 성명을 통해 모든 관계당사자에 북한 인권의 신속한 개선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면서 호주도 북한 취약층 지원과 인권유린 조사 등의 활동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도,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청회가 호주인에게 개탄스러운 북한의 인권실태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비숍 장관은 잔인한 북한 정권이 자국민을 억압하고 박해한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정권을 계속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들을 이행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을 존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양윤정: 시드니공대에서 열린 증언회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행사였는데, 어땠습니까?
장명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알렉스 뉴튼 교수의 국제인권법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 약 40명이 안명철 씨와 박광일 씨 등 탈북자 2명의 증언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 TV드라마를 봤다가 단속에 걸린 박 씨는 2001년 한국에 정착한 뒤, 현재 목사로 재직 중입니다. 이날 행사는 시드니에서 개막한 북한인권주간 행사 주최 측의 제안을 뉴튼 교수가 수락하면서 이뤄졌습니다. 국제인권법 과목에 북한 인권도 포함돼 있으나 관련 자료가 부족한 상태여서 뉴튼 교수에게도 좋은 기회였던 셈입니다. 뉴튼 교수와 학생들은 탈북자들의 증언을 듣고, "북한 정권이 붕괴한다면 주민들이 민주주의를 수용할 준비가 됐나?" "북한 신세대인 장마당 세대 사이에도 감시 체제가 작동하나?"등의 질문을 쏟아내며 북한 상황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수업 시간에는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위원장이 미리 녹화된 동영상을 통해 "북한이 세계 50위의 군사력, 그리고 핵미사일을 통해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시민 의식은 한반도 통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일한 요소"라며 북한 문제에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양윤정: 북한의 인권 실상을 알리는 북한인권 주간행사는 지난 몇 년간 미국, 한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열렸는데요, 호주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까?
장명화: 아닙니다. 지난해 5월 마이클 커비 전 위원장 특별강연회와 함께 북한인권 주간행사가 열렸으니, 올해로 두 번째입니다. 2014년 인권주간에는 북한 정치범 출신의 주인공이 체제에 환멸을 느껴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 북한 인권영화 '신이 보낸 사람'을 상영하고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사진과 그림도 전시했습니다. 주최 측은 올해 행사에 북한인권 영화 '크로싱'을 17일과 21일에 상영했고, 18일과 20일에는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의 공연과 강연을 선보여, 현지인들과 현지 언론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미국과 중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9월 미국 방문을 앞두고 인권 문제에 대해 날선 공방을 벌였습니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인권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미국과 중국 양국은 최근 워싱턴에서 톰 말리노프스키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차관보와 리쥔화 중국 외교부 국제사 사장을 수석대표로 제19차 중미 인권대화를 개최했습니다. 미국의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측은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인권문제가 오는 9월 이뤄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에 대해 15일 내 반군과의 평화협정에 조인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키르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통보한 시한 종료일 17일에 평화협정에 대한 조인을 거부하고 추가 15일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반면 남수단 반군 지도자 리에크 마차르 전 부통령은 최근 에티오피아에서 '동아프리카정부간개발기구'가 중재한 협정에 조인했습니다. 2011년 수단에서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2013년부터 키르와 마차르의 지지자들 간에 유혈 충돌이 발생해 수천 명이 죽고 20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따르면, 460만 명의 남수단 국민이 심각한 식량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