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새 정부 수립의 시동을 건 리비아를 들여다봅니다.
(리비아 반군 전투 현장음)
리비아 반군이 격렬한 전투 끝에 트리폴리 공항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군대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를 거의 장악한 반군은 건물을 하나하나 뒤지면서 카다피의 저격수와 용병들을 색출하고 있습니다.
독재자 카다피의 관저에서도 카다피 군 소탕 작업이 계속됐고, 넓은 복도에 비상식량과 통신 시설, 전기자동차까지 갖춘 지하 은신처가 발견됐습니다.
트리폴리의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반군은 서부 벵가지의 과도국가위원회를 트리폴리로 옮기는 작업을 포함해 새 정부 수립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알리 타르후니 과도국가위원회 재무장관의 말입니다.
알리 타르후니
: 해방된 트리폴리에서 과도국가위원회의 업무 시작을 선언합니다.
그동안 동부 벵가지에서 반군을 지휘해온 과도국가위원회는 우선 정부기관 시설을 안전하게 확보하고 치안 질서를 회복한 뒤 공공 서비스와 학교, 병원, 은행, 상점 등 민간 활동을 회복시키며, 도시별 과도국가위원회 조직도 이와 같은 임시 지방정부 기능을 수행토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서울에 위치한 리비아 대표부도 25일 리비아 국기를 내리고 시민군이 내건 삼색기를 달았습니다. 이 국기를 사용하는 것은 리비아가 카다피로부터 해방됐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알 갈리 대표의 말입니다.
알 갈리
: 새 깃발은 리비아의 독립을 의미하는 국기입니다. 그 깃발이 시민들에게 다시 돌아간 겁니다.
리비아의 재건에 필요한 재원은 신속히 마련되고 있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주요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그동안 동결해두었던 1000억 달러 규모의 카다피 자산을 풀고, 리비아산 정제유 금수령도 해제해 리비아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기초 재건 사업에 쓰이도록 할 예정입니다. 과도국가위원회가 조속한 현금 조달을 원하고 있어 우선 카다피의 재산 25억 달러가 긴급 투입됩니다.
미국과 영국 등이 트리폴리와 정유 시설이 있는 브레가 등에서 전투가 계속된다는 점을 들어 평화유지군 파견안을 꺼냈지만 과도국가위원회는 "외국군 주둔은 원치 않으며 권력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가 직접 재건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카다피의 독재가 길고 악랄했던 만큼 과도국가위원회가 제시하는 청사진도 구체제 청산과 국민 화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과도국가위원회의 마흐무드 지브릴 총리는 카타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비아 방방곡곡에서 국민들의 상처를 치료하고 화합할 것"이라며 "카다피의 불의에 당했던 이들은 권리를 회복할 것이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압델 자릴 국가과도위원회 의장의 말, 들어보시죠.
압델 자릴
: 카다피를 죽이거나 사로잡는 카다피 측근들에 대해서는 죄를 사면해주겠습니다.
국민 화합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리비아가 피의 보복과 이권 다툼에 빠질 우려가 크다는 방증입니다. 카다피는 지역과 부족, 인종과 종파에 따라 국민 갈등을 조장하며 이권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정치, 경제 권력을 유지해왔습니다.
다양한 출신이 뒤섞인 반군도 카다피의 완전한 몰락과 재산 환수라는 공동 목표만 달성하고 나면 반군 최고사령관 암살과 같은 사건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다고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전망했습니다. 앞서 지난 7월 말, 압둘 파타 유네스 리비아 반군 최고사령관은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유네스 사령관은 그의 가족이 카다피 정권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과도국가위원회의 보안군에 체포된 후, 조사받기 위해 압송되던 중 괴한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반군 내부자에 의한 암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2년의 폭정을 무너뜨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새로운 리비아를 만드는 것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결혼한 남성 조합원에게는 부모상 경조금을 지급하면서 여성 조합원에게는 시부모상 경조금만 지급해온 한국 내 한 지역농협의 관행은 차별이란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습니다. 인권위는 ‘여성의 경우에는 시부모상에 경조금을 지급한다’는 관례가 차별이라며 울산 지역 A지역농협농협장에게 경조금 지급 기준 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A지역농협 여성 조합원 박 모 씨는 지난해 3월 친정어머니가 사망해 A지역농협에 경조금을 신청했지만 해당 관례에 따라 경조금을 받지 못했다며 지난 3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습니다. A지역농협은 "조합원 직계 존. 비속이나 배우자의 경조금 지급은 복지사업으로 조합 재량 사항"이라며 "기혼 여성의 경우 시부모상에 경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관례고 기혼 여성이든 기혼 남성이든 최대 두 번까지 받을 수 있으므로 불합리한 차별이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인권위는 "부모상에 따른 경조금 수령 권리는 성별과 관계없이 동일한데다 여성은 출가외인이므로 친정의 일에 남성인 자녀와 동일한 책임과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는 통념이 전제돼 있다"며 이 같은 A지역농협의 관례를 차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중국 쓰촨성에서 최근 티베트 승려 1명이 분신해 숨졌습니다. 쓰촨성 간쯔 티베트족자치주 다오푸현 정부는 이 지역 니츠소 수도원의 승려 총원 노르부가 최근 분신해 결국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인권단체 프리티베트는 이와 관련해, 체왕 노르부란 이름의 승려가 15일 정오께 쓰촨성 간쯔 티베트족자치주 다오푸현에서 분신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프리티베트는 노르부 씨가 휘발성 액체를 자신의 몸에 스프레이로 뿌린 뒤 스스로 불을 붙였다고 전했습니다. 노르부 씨는 숨지기 직전 "티베트인들은 자유를 원한다", "달라이 라마 만세", "달라이 라마의 입국을 허용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이 단체는 목격자들을 인용해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쓰촨성 티베트족자치주에서 발생한 승려 분신 사건 이후 약 5개월 만에 또다시 발생한 것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