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실종자 문제, 중국 책임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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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유엔 내 강제실종 실무그룹의 최신 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뉴스) 전남 목포에 살고 있던 탈북자 출신 김철훈, 신성심 씨 부부가 4월 초에 중국으로 출국한 뒤 2개월째 행방불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김 씨 부부가 중국으로 나간 뒤에 행방불명 상태"라며 "북한에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SBS방송이 2003년 6월 6일 저녁 뉴스 시간에 보도한 내용 일부를 들으셨는데요, 방송에서 언급된 김철훈 씨와 신성심 씨 부부가 실종된 지도 벌써 12년이 지났습니다.

황해도 출신인 김철훈 씨는 2002년 8월 서해안에서 꽃게잡이 배를 몰고 한국으로 망명했습니다. 그 후 김 씨는 탈북자 적응 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함경북도 출신의 신성심 씨를 만나 교제하다가 2003년 4월에 결혼했습니다. 결혼 당시 33살이던 김 씨와 24살의 아내 신 씨는 그해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가 두 사람 모두 실종됐습니다.

서울에 본부를 둔 탈북자 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에 따르면, 김 씨와 신 씨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유인책에 걸려 보위부에 납치돼 북한에 수감돼 있으며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인권이사회가 최근 북한 당국에 김 씨와 신 씨 사건에 대한 해명을 요청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실종 실무그룹'은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한국 국적인 김철훈 씨와 신성심 씨 부부가 2003년 4월 중국 지린성에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에게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에 대한 해명을 북한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강제실종 실무그룹'은 55개 인권이사회 특별절차 가운데 하나로, 현 유엔 인권이사회의 전신인 유엔 인권위원회가 1980년에 설치했고, 2006년 유엔 인권이사회 출범 이후에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무그룹은 피해자 가족이나 민간단체로부터 실종 사건을 접수해 심사하고, 이를 납치 의심 국가들에 통보한 뒤 명확한 조사 결과를 보고하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강제실종 실무그룹은 연례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에도 각각 이 사건에 관해 통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김철훈 씨와 신성심 씨 부부 사례를 잘 알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게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잔 숄티) 저는 이 사례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름이 이번에 유엔 보고서에 나온 사실이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들이 종종 중국에 남은 가족을 구출하러 중국에 가는 일이 있습니다. 이들 부부도 그랬는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중국 내 탈북자들에게, 심지어 한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자들에게 저지르는 행동들은 완전히 무법 행위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탈북자 단체인 '북한이탈주민문화복지진흥원'의 김충성 원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이런 탈북자 실종자 문제에 있어서 중국 당국이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충성) 이 부부뿐만 아니라 제가 아는 분도 작년 5월에 납치됐습니다. 그 분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민으로 중국에 여행 갔는데 북한 당국에 의해 납치됐다는 것은 분명히 중국 당국에도 책임이 있는 겁니다. 계속해서 북한의 이런 행위를 묵인하는 중국 당국에 책임이 있습니다. 아무리 중국과 북한 간에 공안협약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한편, 이들 부부 외에도 실무그룹은 보고서에서 "중국 당국에 체포된 북한 주민 4명에 대한 정보를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국적의 강혜영 씨는 2004년 3월 18일 중국과 몽골 접경지역인 내몽골에서 중국 공안에게, 박련하 씨는 2007년 9월에 중국과 몽골 접경 지역에서 중국 군인들에게 체포됐습니다. 이밖에 송영국 씨와 송영수 씨는 2001년 10월, 서해에서 배를 타고 한국으로 가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실무그룹은 "중국 정부에 이들 4명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사실을 한국 정부와 북한 정부에도 각각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 법원이 15개월째 구금중인 인권 변호사 푸즈창 씨의 구금 기간을 3개월 연장했다고 홍콩의 일간지 명보가 보도했습니다. 베이징 제2중급인민법원은 최근 푸즈창 씨의 가족에게 고급인민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푸즈창 씨에 대한 재판 기간을 3개월 연장했다고 통보했습니다. 푸즈창 씨는 지난해 톈안먼 민주화 운동 25주년 추모행사에 참여한 후 인권운동가 10여 명과 함께 경찰에 체포돼 구금 기간이 15개월을 넘었습니다. 푸즈창 씨는 지난 5월 베이징 검찰에 의해 공공질서 문란과 민족감정 선동 혐의로 정식 기소됐습니다. 최근 푸즈창 씨를 만난 모사오핑 변호사는 "푸즈창 씨가 호흡 곤란을 경험했지만, 심장 질환과 관련된 증상인지 더운 날씨 때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며 "푸즈창 씨가 구치소에서 준 약을 먹었으며 당뇨병 때문에 주사도 맞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5월 발표한 성명에서 "푸즈창 씨는 용감한 변호사로 중국의 법치 실현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전 세계가 평가한다"면서 푸즈창 씨의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 태국 군부가 방콕 테러로 민심 이반, 국가 통제력 약화 등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최근 방콕 도심에 위치한 관광지인 에라완 힌두 사원에서 폭탄 공격이 발생해 내외국인 20명이 숨지고, 130명 가까이 다쳤습니다. 육군 사령관 출신인 프라윳 찬-오차 총리가 이끄는 군부 정권은 이번 사건을 외국인의 소행이라고 지목했다가, 이를 하루 만에 번복하고 국제테러조직이 개입한 징후가 없다고 발표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과 국제 사회에서 신뢰가 떨어졌습니다. 이번 방콕 테러는 지난해 군부가 집권하고 나서 경제 불황이 악화 일로를 걷고, 로힝야족 인신매매로 인한 국제사회의 비난 등으로 프라윳 총리 정부가 '사면초가'에 빠진 가운데 발생했습니다. 특히 태국은 불법입국자 강제노동, 인권침해 등으로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연례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 시리아, 이란 등과 함께 인신매매 최악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