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위원회’의 최신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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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북한인권위원회'의 최신 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북한인권위원회가 최근에 낸 보고서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주시죠.

장명화: 네. 사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4월 발간된 책자인 '숨겨진 강제노동수용소'의 개정판입니다. 위성판독과 탈북자 면담을 통해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보고서의 핵심 사항은 북한이 외부에 알려진 정치범수용소 6곳 가운데 '22호 관리소'를 폐쇄하고 '18호 관리소'는 사실상 해체한 것으로 확인했다는 겁니다.

양윤정: 22호 관리소는 어디에 있었나요?

장명화: 함경북도 회령시 중봉동 일대에 있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2호 관리소는 1960년대 중반에 생긴 뒤, 그 규모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확장됐습니다. 수감자는 재판 절차 없이 22호 관리소에 가는데요, 형량이 정해지지 않아, 결국 '사망할 때까지' 강제노동에 시달립니다. 수감자들은 주로 석탄을 캐는 강제노역을 했는데요, 이들이 캔 석탄은 청진 화력발전소로 넘어갔습니다. 가로로 40km, 세로로 50km에 이르는 대규모 지역에 군인사택, 식료품 공장, 생필품공장, 피복 공장, 군인막사, 사형장, 기차역 등을 두고 있어 위성사진으로 볼 때는 일반 마을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곳에서 수감자 관리원으로 일했던 탈북자들은 이곳의 수감 인원을 3만~5만 명 사이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북한이 22호 관리소를 폐쇄한 이유가 뭘까요?

장명화: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의 인권 전문가 데이비드 호크 씨는 수용소가 폐쇄된 이유가 분명치 않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22호 관리소에서 경비병과 운전병으로 근무하다 1994년 탈북한 안명철 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회견에서 그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들었습니다.

(안명철) 제가 있던 22호 수용소가 해체됐다는 것입니다. 해체한 이유는 수용소가 중국 국경에 너무 가깝고 저와 같은 사람이 탈출해 수용소 비밀이 탄로 났고 또 석탄이 고갈됐기 때문입니다.

양윤정: 그럼 22호 관리소에 있던 수감자들은 어디로 간 겁니까?

장명화: 보고서는 22호 관리소가 지난해 5월까지 수감자들을 다른 지역에 옮겼다면서, 특히 함경북도 화성에 있는 16호 관리소로 이전 배치됐다는 증언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22호 관리소의 탄광과 농지는 일반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22호 관리소가 일반 행정구역인 함경북도 회령 지역에 속하게 돼서, 그 지역에서 사는 주민들과 통화도 가능해졌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010년을 전후해 3만 명에 달하던 22호 수감자 수가 적게는 3천명, 많게는 8천명으로 줄었다는 증언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는데요, 잠시 스칼라튜 사무총장의 말, 들어보시죠.

(그렉 스칼라튜)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폐쇄되면서 수감자들이 자유를 찾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수용소 내 사망률이 지극히 높아 전체 수용소 수감자 수가 한국 통일연구원의 통계 수준인 8만 명-12만 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양윤정: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수용소 내 사망률에 관해 언급했는데요, 혹시 수감자들이 수용소 밖에서 희생된 사례도 있습니까?

장명화: 네.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장을 건설하고 보수하기 위해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을 강제 동원해왔다는 주장이 탈북자 단체와 대북 인권단체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습니다. 일본의 대북 인권단체인 '노펜스'의 송윤복 사무국장이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 들어보시죠.

(송윤복) 풍계리 핵실험장이나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 건설에 동원된 수감자들은 공사가 끝난 후, 증거인멸, 비밀 보장을 위해서 수감자들을 죽였던 것이 아닐까 하는 말들이 22호 관리소가 있는 회령에서 많이 오갔다고 합니다.

양윤정: 이번에 사실상 해체된 것으로 확인된 18호 관리소는 어떤 곳인가요?

장명화: 평안남도 북창군에 위치한 수용소입니다. 1958년에 처음 문을 열었는데요, 지난 2006년에 사실상 폐쇄되고, 개천시 동림리 지역에 일부 시설이 남아있다는 게 보고서의 판단입니다.

양윤정: 이곳 수감자들은 어디로 갔습니까?

장명화: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를 제외하고 석방되거나 사회에 복귀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들 두고 북한의 수용소 체재가 궁극적으로 밟아야 할 '좋은 선례'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다 강경한 접근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최근 한국의 통일연구원이 개최한 '샤이오 인권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런 맥락에서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관련 유엔 결의들에 대해 만장일치의 지지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조사위원인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북한 인권침해 사례 조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지난 20일부터 서울에서 잇달아 공청회를 열어 탈북자 등의 증언을 청취했습니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유엔의 인권보장 체재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지가 긴요하다"며 "국제사회는 위원회의 조사와 제안을 토대로 북한 정부가 인권 문제에서 충실히 협력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란 정부가 아흐메드 샤히드 유엔 인권감독관의 방문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외무부의 압바스 아락치 대변인은 최근 정례회견에서 "안타깝게도 이란은 아흐메드 샤히드가 공정한 감독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아락치 대변인은 샤히드 감독관으로부터 방문 허가를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두 차례에 걸쳐 받았지만 "샤히드가 이란에 대해 불공정한 보고서를 계속 작성하는 한 성사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샤히드가 지난 2011년 유엔의 이란 인권감독관으로 임명된 이래 이란은 샤히드의 방문을 허용한 적이 없으며 공식 요청을 받은 정보의 극히 일부만 제공해 왔다고 AFP 통신이 전했습니다. 유엔 인권감독기구는 언론의 자유 제약과 함께 고문, 자백 강요, 비밀 처형, 야권 인사 구금 등 이란의 인권 유린 사례를 담은 샤히드의 보고서에 근거해 지난 3월 이란에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