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비동맹운동회의에서 거론된 이란 인권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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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이란의 인권 문제를 제기한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과 그 배경을 들여다봅니다.

(놀란드) 이 나라는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린 나랍니다. 미국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포함해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이란 당국자들에게 국제적 책임을 준수하라고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하기를 희망합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최근 정례 기자회견에서 비동맹운동 정상회의 참석차 이란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이란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할 것을 촉구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비동맹운동 회의는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서방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의 테헤란에서 열려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스라엘을 비롯해 일부 서방국가는 이란 제재 정책의 효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반 총장의 회의 참석을 만류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12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비동맹운동은 유엔 회원국의 70%, 전 세계 인구의 55%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반 총장은 서방의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반 총장은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인권 문제를 놓고 강도 높은 신경전을 벌인 겁니다. 게다가 반 총장은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인권이 우려 요인으로 남아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유엔이 이란과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토론했다"고 밝혔습니다.

반 총장의 이 같은 대담한 발언은 이란이 정권 반대자와 소수인종을 탄압하는데 대한 서방의 비판을 대변한 셈입니다. 주요외신은 동석했던 이란 국회의장이 반 사무총장의 언급에 눈살을 찌푸렸으며 이란 관리들은 반 사무총장이 방문한지 수 시간 만에 인권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반 총장의 발언은 또 이란의 야권 지도자들이 반 총장의 방문에 앞서 반 총장이 이란의 정치범과 인권 문제를 제기해줄 것을 촉구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의 야권 인사들은 무엇보다 반 총장이 정상회의 기간에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된 정치범들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세계적인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려진 이들의 호소문입니다.

(관계자) 존경하는 반기문 사무총장님, 당신의 이란 방문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보호하는 국제기구의 수장이 이란의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동안 도움을 요청합니다.

에빈 교도소는 이란 내의 많은 교도소 가운데서도 흉악범과 정치범들, 그리고 장기수들이 주로 수용되어 있는 곳입니다. 에빈 교도소가 악명 높은 교도소로 부상한 것은 1979년에 일어난 이슬람혁명으로 이슬람 강경파가 정권을 잡으면서, 수천 명의 정치범들과 종교 관련 인사들이 형식적인 재판을 거쳐 이곳에 투옥된 뒤 처형당하거나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하면서부터입니다.

이란 야권 인사들은 이번 정상회의를 탄압받는 정치범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로 활용했습니다. 특히 야권지도자들이 받는 부당한 처우에 이의를 제기해달라고 했습니다.

(관계자) 반 총장님, 이란의 최고지도자와 면담할 때, 18개월 이상 가택연금 상태인 미르 후세인 무사비와 메흐디 카로우비와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해주십시오.

무사비 씨는 지난 2010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가운데 하나로 선정한 이란의 전 총리입니다. 지난 2009년에는 이란 대통령 선거의 강력한 후보였습니다. 마흐디 카로우비 씨는 이란의 전 국회의장으로 개혁파 운동을 주도했었습니다.

이런 야당 지도자들의 호소와 더불어, 이란의 학자들과 운동가들은 이란의 인권 상황을 알려달라는 서한을 따로 반 총장에게 보냈습니다. 지식인 400명 이상이 서명한 이 서한은 반 총장의 이란 방문에 대해 "이란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직접 가늠할 수 있는 기회"라며 "악화하는 인권 상황과 국가가 지원하는 폭력사태를 끝내기 위해 반 총장이 나서달라"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반 총장은 과거 유엔 총회에 제출한 이란의 인권상황에 관한 보고서에서 이란에서는 적법한 절차와 공정한 재판이 결여돼 있고, 처형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이란 내 광범위한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의 굴절된 삶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신문은 한국의 대표적인 학생운동 지도자로, 친북주의 성향을 보이던 김 씨가 지금은 북한으로부터 위협을 당하고 있다면서 이런 이례적이고 왜곡된 운명을 들여다보면 간첩이 주인공인 미국의 007영화 각본을 읽는 듯 하다고 전했습니다. 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 한국 정부에서 김 씨는 북측 주체사상을 신봉한다는 이유로 고문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정부가 24시간 경호원을 붙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김 씨가 한때 밀입북을 해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면담을 할 정도로 믿었던 북한이 지금은 김 씨를 살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김 씨를 위협하는 이유는 김 씨의 변절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1990년대에 북한에 대한 믿음을 접고 중국과 북한과의 국경 지역에서 두 나라를 오가며 북한 인권 향상을 위해 쉼 없이 활동해왔습니다. 신문은 김 씨가 북한과 중국의 경찰 눈을 피해 수년간 도피생활을 하다 결국 지난 3월 중국 공안에 체포됐으며 동료의 이름을 발설하라며 전기고문을 당했다고 김 씨의 진술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김 씨는 동료의 이름을 대지 않자 지난달 중국으로부터 추방됐지만 김 씨의 사례는 고문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한국 측과 맞물려 외교적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 시리아를 탈출한 고위 장교와 경찰 간부 1천200명이 요르단의 외딴 사막에 있는 비밀수용소에 갇혀서 지내고 있다고 주요외신이 보도했습니다. 북쪽 국경 도시 마프라크 근처의 수용소에 있는 이들은 요르단 군인들이 지키고 전기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이동주택 안에서 TV와 인터넷으로 시리아 내전소식을 접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요르단군은 시리아 탈출자들에 대한 접근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들 탈출자는 심지어 가족과도 떨어져 지내는데 수용소 밖에 사는 가족들은 특별허가를 받아야 이들을 면회할 수 있습니다. 요르단 관리들은 시리아 친정부파가 망명자들을 공격할 수도 있어 접근을 제한한다고 말했습니다. 수용시설은 시리아 반정부 세력의 지지자로서 요르단의 역할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요르단은 동시에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할 것을 두려워해 갈등이 격화하는 일은 피하려 합니다. 시리아 정부는 탈영자들을 추방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요르단은 이를 거부했으며 반군인 자유시리아군이 입국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수용소의 망명자들은 반군의 도움으로 요르단에 왔으며 요르단 정보기관이 이들을 심문해 신분을 확인했다고 관리들은 말했습니다. 현재, 요르단에는 시리아 피난민 16만여 명이 있는데 그 수는 매일 수천 명씩 불어나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