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포함 여성 정치범 석방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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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세계 여성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는 운동(캠페인)을 들여다봅니다.

(사만사 파워)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힘쓴 여성들, 기본적 보건복지와 교육을 보장하기 위해 힘쓴 여성들, 아동과 난민을 비롯한 사회적 취약계층을 옹호하기 위해 힘쓴 여성들. 이 같은 여성 정치범들의 목소리를 말하고 있는 겁니다.

사만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최근 북한의 여성 정치범을 포함한 세계의 여성 정치범 20명에 대한 석방 운동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한 말입니다. 파워 대사는 미국 국무부가 세계의 여성 정치범이 겪는 어려움에 관심을 촉구하고자 이런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전 세계에 수많은 여성 정치범이 있지만, 지난 1995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유엔여성회의에서 베이징선언과 행동강령 등 여성의 권리 증진을 위한 중요한 조치가 취해진 지 20년을 맞아 20명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만사 파워) 우리는 이들 20명의 여성의 공로를 인정하는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습니다. 이들은 감옥에 갇혀있는 대신, 3주 뒤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에서, 여성의 역량 증진을 지지하고 토의 과정에 참여해야 할 여성들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베이징+20'이라고 부릅니다.

20명의 여성 정치범 명단에는 중국의 첫 여성 인권 변호사인 왕유 씨와 반체제 여성 언론인 가오유 씨,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 샤오보 변호사의 아내 류샤 씨 등 중국인 3 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밖에 에티오피아인 3명, 아제르바이잔, 미얀마, 베트남 사람이 각각 2명, 이란과 에리트리아, 우즈베키스탄, 이집트, 우크라이나, 시리아인이 각각 1명 포함됐습니다.

흥미롭게도 '베이징+20'에는 북한의 여성 정치범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국무부는 19명의 여성 정치범은 실명을 밝힌 반면, 북한의 여성 정치범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파워 미국대사는 질의 응답시간에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사만사 파워) 북한에는 우리가 아는 것만 해도 10만 명이 넘는 정치범들이 있습니다. 북한 감옥의 여건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나쁜데다, 그런 감옥에 갇힌 특정 개인에 대한 위험은 극도로 큽니다.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런 판단을 내리게 됐습니다. 첫째, 현재 북한에 정치범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어떤 한 여성이나 소녀를 지목하는 일은 어떤 면에서는 문제의 범위와 규모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그 특정 개인에 닥칠 위험이 상당히 클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탈북자단체인 NK워치는 지난해 말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40명에 대한 신상 정보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NK워치의 '2014년 정치범수용소 강제구금 피해자' 보고서에 따르면,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 3명이 수감되어 있으며, 어느 수용소에 끌려갔는지 확인할 수 없는 인원은 37명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가운데 여성은 20명입니다. NK워치의 안명철 대표의 말입니다. 안명철 씨는 북한에 있을 때 정치범 수용소에서 경비병과 운전병으로 근무했습니다.

(안명철) 그만큼 유엔과 국제사회가 북한 수용소에 갇혀있는 사람들의 생사를 확인하겠다는 것 자체가 북한당국에는 엄청난 압박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수용소 관련자와 가해자들도 '나중에 이러다 우리도 처벌받지 않겠는가?' 하는 압박감이 큽니다. 저희도 수용소 근무 때 그랬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의 동아일보는 지난 2012년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가 확보한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278명의 전수명단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여성 수감자가 78명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여성은 '탈북 시도와 실행'이 문제가 되거나 정치범으로 숙청된 가족과 함께 '연좌제'를 적용받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편, 파워 대사는 미국 정부가 단지 이들 20명의 여성 정치범의 석방만을 촉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들 20명은 부당하게 수감된 수많은 여성 가운데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파워 대사는 이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여성들도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파워 대사는 20명의 여성 정치범뿐 아니라 다른 수감자의 가족들에게 미국 정부가 잊지 않고 석방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국무부는 국제 인권과 관련한 정보를 총괄하는 정부 인터넷 웹사이트와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사회연결망 서비스 등을 통해 주 중에 매일 한 명씩 이들 20명 여성 정치범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국제적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가 중국 정부의 난민 보호 의무 위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중국은 현재 난민보호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유엔 협약상 난민보호 의무를 계속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에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중국으로 넘어가는 모든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해야한다. 유엔난민기구도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탈북자는 본국으로 이송시 처벌되고 고문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호주와 캄보디아가 지난해 체결한 난민 재정착 사업과 관련해 의견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호주 역외수용소에 체류 중인 난민을 더는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키우 소피크 캄보디아 내무부 대변인은 "더는 나우루에서 난민을 추가로 받을 계획이 없다. 현 상황에서 수백, 수천 명에 이르는 난민을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호주 정부는 양국이 체결한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합니다. 앞서 호주는 지난해 9월에 캄보디아에 4000만 달러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나우루에 억류된 난민을 캄보디아에 정착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호주 정부는 난민을 상대로 캄보디아 정착을 설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인권 처우를 이유로 대다수 난민이 이주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우루 공화국에서 캄보디아 정착에 합의해, 입국한 난민은 4명에 불과합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