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후루야 게이지) 일본 정부는 17명의 일본인이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고 의심되는, 다시 말하면, 북한에 의한 납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일본인들이 있습니다. 일본 경찰은 이들이 86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대신이 이달 초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강연을 열어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와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는 부분입니다. 이 강연회는 북한과 일본이 지난달 말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두고 외무성 실무자급 접촉이 있었고, 이어 간부급에서도 극비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열려 상당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의한 납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일본인의 숫자는 이 같은 발언 이후 하루 만에 23명이 늘어, 2일 현재 모두 88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그 이유로 북한과 일본 간 협의가 시작된 뒤 일본인 납북 문제에 대한 일본 국민과 관계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납북 가능성이 있는 실종자에 대한 제보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대신이 설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들어 북한에 의한 납치자 문제는 일본 국민과 관계자들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고, 국제적인 인권문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엔 인권 관계자들은 때만 되면 납치자 문제가 국제사회에 공통되는 인권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문제임을 심심치 않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위원장의 말입니다. 요코타 메구미 씨는 13살 때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입니다. 살아있다면 올해로 49살이 됩니다. 모친 사키에 씨는 올해 77살입니다.
(마이클 커비) 제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메구미 양의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만일 북한의 최고지도자에게 직접 말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질문을 하고 싶냐고요. 그랬더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당신은 가족이 있습니다. 가족이 살아서 건강하길 바랄 겁니다. 제게도 가족이 있습니다. 저희는 메구미가 보고 싶습니다.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이게 다입니다. 메구미는 살아 있습니까? 메구미는 건강하나요? 메구미는 행복한가요?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한발 더 나아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북한 인권 활동의 새로운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는 더 이상 일본과 북한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가 됐습니다. 북한에 의한 국제적 납치와 강제실종 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짜기 위해 국제사회는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앞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역시 지난봄에 공개한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의 납치 문제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노동력과 기술을 얻기 위해 한국, 일본, 그리고 제 3국의 국민을 조직적으로 납치하거나 송환을 거부하는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이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실종자들의 운명과 행방에 대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북한 당국자들에게는 이들이 직접 납치나 송환 거부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시선이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 특히 일본인 납치 문제에 모아짐에 따라, 일본 정부는 북한인권을 주제로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일본의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대신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입니다.
(후루야 게이지) 유엔총회가 이달에 열리는 것을 계기로, 저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납치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인권 유린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10월에 개최할 계획입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토론회에는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대신과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마이클 커비 위원장,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또 한국과 일본, 루마니아의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시민사회 전문가들도 참석합니다.
한편, 미국의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64년 동안 한국, 일본, 미국, 프랑스, 말레이시아, 태국, 루마니아 등 전 세계 14개국에서 18만 108명을 납치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퇴임 인터뷰에서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자국민에게 교육을 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한 발짝 나아가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올바른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필레이 전 대표는 아울러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정례인권검토와 유엔 인권위원회 등 여러 유엔 협약기구, 그리고 수많은 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사죄와 보상이라는 구체적인 권고까지 낸 상황"이라며 일본 정부가 이를 따를 것을 촉구했습니다.
-- 바레인의 유명 인권운동가가 '국왕 모독'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알자지라방송은 바레인의 여성 인권운동가 마리얌 알 하와자 씨가 귀국했다가 최근 수도 마나마의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와자 씨는 지속적으로 바레인 당국의 인권침해를 고발해왔습니다. 하와자 씨는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국왕 모독과 경찰 관리들에 대한 공격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와자 씨는 걸프인권센터라는 인권단체를 이끌고 있으며, 당국의 탄압을 피해 최근에는 주로 덴마크에 거점을 두고 활동해왔습니다. 하와자 씨가 왜 위험을 무릅쓰고 귀국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바레인은 지난 2011년 '아랍의 봄'이 중동을 휩쓸 당시 마나마에서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자 경찰이 발포해, 유혈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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