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북정보유입보고서 의회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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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국무부의 북한 관련 최신 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미국 국무부가 북한에 대한 정보유입 확대 방안을 담은 '대북정보유입보고서'를 상·하원 외교위원회에 최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죠?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측은 "국무부로부터 대북정보유입보고서를 받았다"며 "기밀로 분류돼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월1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첫 대북제재강화법에 따른 것입니다. 대북제재강화법은 국무장관에게 북한 해외노동자의 강제노동 실태 등을 담은 인권증진전략보고서와 별개로 대북정보유입보고서를 법 발효 후 180일 이내에 의회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출 시한은 지난달 16일이었으나 여름휴가 등으로 다소 늦어졌습니다.

양윤정: 국무부의 대북정보유입보고서의 대략적인 내용은 뭡니까?

장명화: 보고서에는 그간의 대북정보 유입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뒀는지와 대북정보 유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고서에는 특히 대북제재법 301조가 규정한 대로 '제한 없고 검열 받지 않으며 값싼 대량 전자통신수단'을 북한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량 전자통신수단은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라디오나 손전화, 판형컴퓨터(태블릿), 알판 (DVD), MP3, 이동식저장장치인 USB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양윤정: 이런 대량 전자통신수단은 효과가 있습니까?

장명화: 네.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도 라디오 방송을 포함해 그간의 대북 정보 유입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뒀는지 설명하면서, 앞으로 대북 정보 유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외부 정보 유입은 북한의 변화에 매우 효과적인 수단임이 여러 갈래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철저하게 폐쇄된 통제 사회이고, 이를 지탱하는 것은 정보 통제인데요, 외부 정보를 접하면 체제의 허구성을 알게 되고, 개인의 경우, 탈북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탈북자 92%가 한국의 드라마를 본 것으로 증언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 탈북자 단체인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 잠시 들어보시죠.

(정광일) 판형컴퓨터는 어느 정도 돈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지고 다니고, 요즘엔 또 시대변화가 와가지고 휴대폰으로도 볼 수 있는 SD카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광일 대표가 언급한 SD카드는 우표 크기의 메모리 카드를 말하는데요, 매우 안정적이고 높은 저장 능력을 갖고 있어서, 손전화, 컴퓨터 등의 전자 제품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양윤정: 국무부가 이런 내용의 대북정보유입보고서를 제출한 배경은 뭡니까?

장명화: 전문가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의 정보를 제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은 미국이 '북한 체제 흔들기'에 착수하겠다는 신호로도 풀이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은 압박과 봉쇄, 인권 개선, 외부정보유입 등의 체제변화 유도로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7월 미국 의회에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나열한 인권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에 대한 제재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북한의 해외 노동자가 체류하는 23개국의 명단이 담긴 인권증진전략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와 한 면담에서 "시간이 지나면 북한 정권이 무너지는 걸 보게 될 것"이라며 정보 유입을 그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버락 오바마) 정보가 북한에 흘러들어가 변화를 일으킬 것이며, 이게 우리가 계속 가속화하려는 것입니다.

양윤정: 이번 대북정보유입보고서와 관련한 한국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한국 외교부는 그 의미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조준혁 대변인은 미국 행정부가 그간 취해온 조치들과 앞으로 취하게 될 조치를 중심으로 이 보고서가 작성된 것으로 안다면서, 대북 정보유입이 북한 체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대변인의 말입니다.

(조준혁) 북한은 폐쇄사회이기 때문에 외부정보유입 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고, 또 탈북민 대상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외부정보유입이 북한주민들의 대남인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은 이 문제에 상당한 중요성을 부여하고 앞으로 긴밀히 협의 협력해나갈 방침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에서 구금된 인권운동가가 최근 머리부상으로 중태에 빠져 부상원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중국의 일간지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 인권운동가 싱왕리는 허난성 시현 구치소에서 두개골이 파손되는 상처를 입은 뒤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경찰은 싱왕리가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따른 부담으로 밧줄에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다며 동료 수감자들이 밧줄을 푼 뒤 싱왕리를 놓치는 바람에 그의 머리가 바닥에 부딪혀 부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싱왕리는 시현 민원인의 의문사에 대한 관심을 대중에 촉구했다가 작년 5월 구금됐으며 지난달 26일 법원으로부터 공공질서 문란죄로 징역 4년6개월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태국에 있는 싱왕리의 아들 싱젠은 싱왕리가 선고 직후 항소하는 등 결백을 증명하기로 결심했으며 자살을 고려한 적 없다며 가혹 행위에 따른 부상일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 민주콩고공화국의 산부인과 의사가 올해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서울평화상은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1990년에 제정된 한국 유일의 국제평화상입니다. 서울평화상심사위원회는 제13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민주콩고의 드니 무퀘게 판지병원 원장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무퀘게 원장은 1999년 판지병원을 설립해, 임산부들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내전 중에 많은 여성과 여자 어린이들이 성폭행을 당하고 가족과 사회로부터도 버림받게 되자 이들을 치료하고, 재활 사업을 통해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활동에 주력했습니다. 무퀘게 원장이 치료한 성폭행 피해자는 4만8,000여명에 달합니다. 무퀘게 원장은 2012년 유엔 연설에서 반군세력들이 성폭력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인도적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하면서 테러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