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최근 공개된 중국 당국의 인권유린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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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공개된 중국 당국의 인권유린 실태를 전해드립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최근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문과 인권 유린 실태가 연이어 폭로되면서 국제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민주화 시위와 관련한 중국 국가 차원의 폭력이 상세하게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제일 먼저 용기를 낸 사람은 중국의 인권변호사 장톈융 씨입니다. 올해 40세입니다. 장 씨는 지난 2월 말 공안 당국에 의해 연행됐습니다. 중국 당국은 올해 초 중동에서 시작된 혁명의 여파로 중국에서 시위 바람이 불자 인권변호사와 반체제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연행했는데, 장 씨도 이때 구금됐습니다.

양윤정: 어떻게 이 같은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습니까?

장명화: 장 씨가 홍콩의 영문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전격적으로 회견을 하면서입니다. 장 씨는 60일 만에 석방됐는데요, 당시 석방 조건이 있었습니다. 인권과 관련한 발언을 금지할 것, 친구들과 관계를 끊을 것, 언론과 회견을 하지 말 것, 구금 당시의 일에 대한 언급을 하지 말 것 등 7개 조항입니다. 하지만, 장 씨는 이 침묵 서약을 깨고 회견에 나섰습니다. 장 씨는 중국 정부가 원하는 것은 두려움이었다면서, 당시 당했던 일들을 외부세계에 밝히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들이 원하는 두려움이 작동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폭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계속 속으로만 삭이면 미쳐버릴 것 같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윤정: 쉽지 않았을 결정이네요. 장 씨는 구금됐을 때 도대체 어떤 일을 겪었습니까?

장명화: 장 씨는 올해 2월 16일 가택 연금된 동료를 돕기 위해 동료 변호사들과 모임을 가진 직후 경찰서로 연행돼, 보안요원들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습니다. 이후 풀려나 이틀간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일하다 19일 동생 집에서 경찰서로 다시 끌려갔습니다. 장 씨에 따르면, 보안요원들은 구타하면서 추궁했는데요, 특히 이들은 자신들이 "법에 의하지 않고도 행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왜냐하면 법을 지키지 않고도 신문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하더랍니다. 구타와 신문을 견디지 못한 장 씨는 이튿날 "나도 사람이고 당신들도 사람이다. 어떻게 이렇게 비인간적으로 대우할 수 있느냐"고 호소했습니다. 그러자 보안요원들은 "너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양윤정: 본격적인 신문에 들어가면서 인권 유린이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덜 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장 씨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사흘째부터는 정신적 폭력이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오전 6시에 기상한 직후 "보고하겠습니다. 저는 우리나라를 열렬히 사랑합니다. 그리고 정부의 교육을 받겠습니다!"라고 복창한 뒤 애국심을 고취하는 내용을 담은 노래 3곡의 가사를 암송해야 했다는 겁니다. 신문 도중 "모르겠다"고 말하거나 말실수를 하면 어김없이 위협과 모욕이 가해졌습니다. 또 사방에 커튼이 쳐진 방에서 15시간씩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너와 부인, 아이의 생명이 우리 손에 달린 것을 아느냐. 널 때려 죽여 묻으면 땅 한 조각을 더럽힐 뿐"이라는 협박도 들었습니다.

양윤정: 장 씨에 이어 또 다른 민주화 인사가 중국 당국의 인권 탄압 실태를 폭로했죠?

장명화: 네. 5년간 수감돼 있다 최근에 풀려난 인권변호사 궈페이슝 씨가 바로 그 인물입니다. 궈 씨 역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한 회견에서 "감옥에서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매우 특별한 취급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수감 중 전기로 성기에 충격 가하기, 13일 동안 잠 안 재우고 심문하기, 42일간 침대에 묶어 두기, 동료 수감자들로부터 두들겨 맞기 등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궈 씨는 인권운동가들에게 "더 많은 적을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 나는 당분간 건강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말해 감옥에서 받은 협박과 사상 교화의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듯 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양윤정: 장 씨나 궈 씨의 폭로에 대한 중국 시민이나 중국 인터넷 사용자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이 발생할 때 가입자가 2억 명에 이르는 '웨이보'는 언론 통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여론을 주도하는데요.

장명화: 장 씨나 궈 씨와 관련한 언급은 거의 없었습니다. 중국인이 폭로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중국 본토 언론이 관련 기사를 전혀 다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장 씨나 궈 씨와 관련된 기사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양윤정: 네. 장명화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유엔인권이사회가 최근 용병과 사병, 보안기업의 인권침해가 위험 수위라며 각국 정부에 책임성과 규제 강화를 촉구했습니다. 유엔은 '보안 용역'의 문제점을 이라크형, 남아프리카공화국형, 적도기니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예시했습니다. 이라크는 기업형 보안회사와 현지 민병대가 민간인 사살을 비롯한 초법적 인권침해를 저지르는 사례가 많다는 설명입니다. 유엔인권이사회 실무그룹은 "2003~2009년 사이에 자행된 범죄행위에 대한 문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우려하며, 피해자 가족들이 여전히 정의의 실현을 기다리고 있는 점을 상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남아공은 1994년 흑백차별 정책 폐지 이후 무장투쟁이 끝났음에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흑인들이 대거 민병대나 민간보안 부문으로 흘러든 경우입니다. 적도기니에선 보안 용역이 인권침해를 넘어 정치·경제적 이권 다툼에까지 동원됐습니다. 유엔 실무그룹은 "용병 관련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자는 누구든지 국제인권기준에 맞춰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미국의 정보통신 회사인 애플이 최근 인종 차별과 프랑스법 저촉 논란을 일으킨 '유대인 또는 비 유대인?' 앱을 현지 앱 스토어에서 삭제했습니다. 앱이란 손전화, 무선 인터넷 등의 주요 기능을 가진 전자기기인 '아이폰'에서 사용가능한 여러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애플은 문제의 앱이 프랑스 법에 위배된다며 현지 반 인종차별 단체인 'SOS 레이시즘' 측이 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자 프랑스 앱 스토어에서 해당 앱 판매를 중지했습니다. 논란이 된 '유대인 또는 비유대인?'은 사용자가 유명인의 자료집을 열람해 해당 인물이 유대인인지 여부를 결정하게 하는 유료앱입니다. 이에 대해 SOS 레이시즘은 본인의 동의 없이 개인적인 정보를 편집하는 해당 앱의 방식이 프랑스 법률에 위반된다며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애플 측은 단체의 주장대로 '유대인 또는 비유대인?' 앱이 프랑스 현지법에 저촉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앱 스토어 제거 결정을 내렸지만, 미국을 비롯한 프랑스 외의 국가에서는 아직도 해당 앱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앱을 개발한 유대인 요한 레비 씨는 프랑스의 일간지 르파리지앵에 "우리 마을에서는 유명인이 유대인인지 여부를 서로 묻곤 한다"며 오락적인 이유로 해당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