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 주민들의 탈북 여정을 담은 영문 저서 '북한으로부터의 탈출'의 출간 기념 토론회를 들여다봅니다.
(멜라니 커크패트릭) He wrote, "When I got off the plane in Peking, I kissed the...
(더빙) 그의 기고문은 이런 문장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자유국가에 돌아온 것이 너무 행복해, 그만 땅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그때 저는 "뭐? 중국이 자유국가라고? 1981년의 중국이? 북한이 중국보다 더 끔찍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었습니다.
'북한으로부터의 탈출'을 쓴 미국의 민간단체인 허드슨 연구소의 멜라니 커크패트릭 선임연구원은 자신이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로 지난 1981년에 접한 어느 이탈리아인의 북한 방문기를 꼽았습니다.
1980년대 초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의 홍콩 주재 기자로 중국을 직접 경험한 커크패트릭 씨에게 중국은 최악의 인권 탄압 국가였습니다. 반체재인사를 재판 없이 3년 이하의 '노동교양형'에 처하게 하고, 강제노동수용소의 숫자를 급격히 늘리던 끔찍한 나라였던 겁니다.
그러나 커크패트릭 선임연구원은 현재 많은 사람이 자신이 30년 전 반문한 내용에 대해 명백한 해답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해답이 나오게 된 것은 자유세계로 용감하게 나온 탈북자들 덕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멜라니 커크패트릭)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김 씨 일가의 노예입니다. 김 씨 일가는 주민들이 굶어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으면서도,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종교의 자유뿐만 아니라, 법의 통치도 없습니다. 체제에 위협이 되는 주민은 본인과 가족 3대까지 함께 처벌하는 잔인한 나라입니다. 최소한 백만 명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죽었고, 지금도 최소 20만 명이 그곳에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북한에서 도망 나온 사람들이 세계 최악의 북한 인권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있습니다.
토론회의 토론자로 나온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커크패트릭 선임연구원이 책에서 묘사한 북한의 인권 상황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의 새로운 체제 하에서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의 김정일이 사망 이후 지난 9개월 동안 새로운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에 환심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자신의 부인을 언론에 공개하고, 미국의 유명한 만화 주인공인 미키 마우스가 등장한 공연을 관람하는가 하면,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를 공개적으로 용서해 도량이 넓음을 보여주는 일련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군의 역할을 강조하는 '선군정치'의 용어를 빌리자면, '이미지 우선 정책'일 따름입니다. 김정은 정권에서 인권이 개선됐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이 언급한 일본인 후지모토 씨는 북한을 탈출한 뒤 김 씨 일가의 사치스런 생활을 폭로해 수령 우상화에 흠집을 낸 바 있습니다. 김정일의 개인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씨는 지난 7월 21일부터 약 보름 동안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제 1위원장을 만나고 일본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는 한국에 먼저 간 아버지를 찾아 탈북한 11세 소년이 몽골 사막에서 길을 헤매다 탈진해 죽고, 중국을 거쳐 캄보디아로 가다 메콩 강에서 익사한 21세의 탈북 여성의 이야기를 담담한 어조로 풀어나갔습니다.
(김성민) 조금 슬픈 이야기지만, 조금 전 우리 탈북자가 24,000명이라고 하는데,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가 자유를 찾지 못하고, 중국에서 혹은 몽골에서 죽지 않았나 하는 그런 아픈 마음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미국의 민간인권단체 '디펜스 포럼'의 수잔 숄티 회장은 현재 탈북자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전 헝가리 주재 스웨덴 외교관 라울 왈렌버그 같은 사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왈렌버그 씨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학살을 피해 부다페스트로 몰린 수만 명의 유대인에게 스웨덴 여권을 만들어 줘 생명을 구한 인물입니다.
(수잔 숄티) Our country has not been leaders on this...
(더빙) 미국은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지도적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탈북 난민으로 미국에 입국한 규모가 지금까지 모두 150명도 안됩니다. 지금까지 미국은 탈북자의 미국 정착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수동적으로 대처해왔습니다. 위험을 당하는 탈북자들을 구하기 위해 용감하게 나서는 (왈렌버그 같은) 외교관이 없다는 말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달 말 화학무기를 실험했다는 증언이 나와 시리아 사태가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한 발 더 다가서고 있습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이 지난 8월 말 동부 도시 사피라의 화학무기 연구단지 인근 사막에서 독가스탄 등 화학무기 발사 체재를 실험 가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습니다. 알레포 동부에 위치한 사피라 연구단지는 공식적으로는 과학 연구단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시리아 최대의 화학무기 실험장소입니다. 서방 정보국에 따르면 이곳에는 이란과 북한 과학자들도 파견돼 있으며, 이들은 사린, 타분, 겨자가스 등 화학무기를 생산해 동물들을 대상으로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실험을 지원했다는 증언도 나와 진위 여부가 주목됩니다.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으로 추정되는 이란 관리들이 실험을 돕기 위해 헬기를 타고 이곳으로 파견됐다는 것입니다. 이란 정부는 지난 16일 혁명수비대 산하 특수부대인 '쿠드스' 요원 일부를 시리아에 파견한 사실을 처음 시인했습니다.
-- 중국의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인권운동가에 대한 당국의 탄압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중국의 저명한 인권운동가 후자가 주장했습니다. 후자는 중국 내 열악한 인권 실태와 환경 파괴, 정부 권력 남용, 반체제 인사 탄압 등과 관련해 외국 언론에 정보를 제공해 오다 2007년 12월 중국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이후 정부 전복 선동죄로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6월 1년간 정치적 권리 박탈과 인터넷상에서 공개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 등으로 석방됐습니다. 후자는 최근 홍콩의 유력일간지 명보에 당국의 탄압이 이미 한계선을 넘어섰으며 이는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인권운동가들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후자는 지난 18일 식품을 사러 가려고 하자 국가안전부 요원 7~8명이 자신을 가로막으면서 "매국노, 일본인의 주구"라고 비난했고 "인터넷에 올린 글을 지우지 않으면 그 뒤의 일은 네 책임"이라고 위협했다고 말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