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중국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 촉구집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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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 촉구집회 현장을 전해드립니다.

워싱턴의 서북쪽 코네티컷 도로를 지나 '국제 장소(International Place)'라는 이름의 길을 죽 따라 올라가면 주미 중국대사관이 나옵니다. 삼 년 전 완공한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외국대사관으로, 워싱턴 한복판에서 경제 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의 위용을 한껏 자랑합니다.

하지만, 대사관 앞에서 최근 열린 집회에 나온 증언 내용은 중국의 위용과는 거리가 멉니다. 한국에서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대북 라디오 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을 운영하는 김성민 대표의 말입니다.

김성민

: 신철수 외 6명이 7년 전에 중국에서 ‘우리를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면서 중국 외교부 앞에서 시위를 하다가 중국 공안이 무자비하게 체포해서 북한으로 강제 북송했고, 그 이듬해에 총살당했다는 소식이 한국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저희가 이 자리에 서있습니다. 우리는 사진을 통해서 봤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들이 북한으로 끌려가면 전원 죽는 것을 알면서도 정말 짐승처럼 무자비하게 잡아가고 한미네 가족도 그렇게 짐승 다루듯, 개처럼 죽음 당하게 되는 사람들을 똑똑히 봤습니다.

북한군 무용배우로 근무하다 요덕 수용소에 수감됐던 탈북자 김영순 씨는 자칭 ‘대국’이라는 중국에 탈북자 강제송환이라는 졸렬한 행태를 중단하라고 호소하다, 그만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목이 멥니다. 요덕수용소 8년 수감생활 동안 남편을 비롯해 가족 셋을 흙에 묻고 나왔고, 탈북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중국에서 2번이나 북송된 적이 있는 아들의 고통이 떠올라서였을까? 그 아들은 함경남도에서 5개월간 옥살이 한 이후 노동력을 상실해, 현재 호흡기장애 2급 장애인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김영순

: 정말 족쇄가 채워져서 두만강을 건너는 대열도 봤습니다. 정말 가슴이 아프고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상황을 보며 제 가슴은 전율했습니다. 이렇게 죽이고 저렇게 죽이고.. 정말 인류의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지구촌 어디나 다 우리 인민들은 잘 살아야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북한에서 배가고파서 중국으로 건너간 우리 동포들을 그렇게 살육장으로 내몰 수 있습니까? 정말 우리 탈북자들을 중국 정부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시각 이후부터라도 중국에 체류하는 탈북자들을 한명도 북한에 송환하지 않기를 중국 정부에 단호하게 당부합니다. 탈북자들을 숨겨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

김 씨에 이어 탈북자 김혜숙 씨가 집회 가운데로 천천히 걸어 나왔습니다. 김 씨는 지난 2월 폐암이 발견돼 수술을 받고 투병 중입니다. 김 씨의 폐에서는 오랜 세월 축적된 탄가루 뭉치가 나왔다고 합니다. 김 씨가 북한에서 얼마나 처참한 삶을 살았는지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김혜숙

: 저는 28년 동안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저의 청춘을 다 바치고 가족을 다 잃고, 혼자 살 길을 찾아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북송되었던 탈북자의 한 사람입니다.

김 씨는 슬픔에 겨워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올해 50세인 김 씨는 13세 때인 1975년 평안남도 북창군에 있는 ‘봉창 제18호 관리소’로 끌려가 2002년까지 갇혀 지냈습니다. 김 씨는 27년 만에 수용소에서 풀려난 뒤, 2005년 중국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식당 등으로 팔려 다니다 탈북자를 잡으러 온 북한 요원들에게 붙잡혀 2007년까지 끔찍한 수용소 생활을 다시 해야 했습니다.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처참한 심정은 집회에 참석한 한인들과 미국인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김혜숙

: 김정일 정부는 그 수많은 인민들을 굶어죽여놓고도 3대 세습을 추구하면서, 여전히 인민들을 굶겨죽이고, 때려죽이고, 총으로 쏴죽이고, 수많은 인민들을 하염없이 죽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당국자들은 지금 살 길을 찾아서 넘어온 탈북자들을 제발 더 이상 북송시키지 말아야하며 우리 탈북자들을 숨겨주어서 자유의 삶을 주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살아있는 날까지 중국 당국과 북한 정권의 일을 온 세상에 고발함으로서 탈북자들이 한국 등으로 올 수 있게 자유의 삶을 주는 일을 위해 투쟁할 겁니다.

집회 말미에는 국제인권단체인 ‘쥬빌리 캠페인’, 서울의 탈북자 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정의연대’, 미국의 인권단체인 ‘디펜스포럼’ 등에 소속한 인권활동가들이 참석한 탈북자들과 함께 북송된 탈북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미국 거주 탈북여성: 2001년 9월 18일-19일, 이 형제들을 창춘 티베이 감옥에서 5년형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류명호, 류성호. 2001년 6월 11일 시안의 기독교 단체가 운영하는 은신처에서 체포된 50명의 탈북자들 중 이름이 밝혀진 사람은 최금철, 최철석, 정용철, 이길수, 김주복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인권을 위한 살인 피해자 가족 모임’ 대표단 3명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사형집행중단 5000일을 축하하고 사형제도 폐지와 살인피해자 가족의 치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사형 제도를 반대하는 살인피해자 가족과 사형수 가족들로 이뤄진 이 민간단체는 2004년 설립돼, 미국에 본부를 두고 미국 내 주 의회는 물론, 러시아, 영국 의회 등 세계 각국을 방문하며 사형폐지와 살인피해자 가족의 권리를 주장해오고 있습니다. 대표단은 기자간담회에서 “5000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5000일은 짧은 순간일 수 있지만 사형집행중단 5000일은 전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라며 “전 세계가 한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국의 용기 있는 선택을 기대하고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 용인 한국 민속촌의 민속공연이 몽골 기예단 출신의 국내 체류자로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 법무부 수원 출입국관리소가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출입국관리소는 미성년자 노동 착취를 비롯해 인권유린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수사를 의뢰할 계획입니다. 수원 출입국관리소는 민속촌이 최근 제출한 몽골 기예단의 체류기한 연장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입국관리소는 현장 조사를 통해 고용된 몽골 기예단들이 마방에서 숙식하는 것과 미성년자 노동 착취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체류를 불허할 방침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