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적 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의 최신 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프리덤하우스가 얼마 전 2012년도 '인터넷상의 자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한국과 북한의 인터넷 자유수준은 어느 정도로 평가됐습니까?
장명화: 먼저 한국은 인터넷 자유에서 34점을 기록해, 조사대상 47개국 가운데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인 우간다와 함께 16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은 이번 조사대상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양윤정: 북한이 포함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장명화: 조사 자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프리덤하우스의 새라 쿡 연구원이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새라 쿡) 현실적으로 북한에 관해서는 정보 자체를 얻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이나 베트남과 쿠바에 관해 조사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북한은 그보다도 더 어렵습니다. 북한의 인터넷 자유 실태는 당국이 국민의 인터넷 접속 자체를 막으려는 버마 같은 나라와 비교할 수 있을 겁니다. 인터넷 내용은 통제하지만 접속 자체는 허용하는 중국과는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의 경우 인터넷상에서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북한은 버마나 에티오피아처럼 정부가 인터넷 접속 자체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그렇군요. 이번 조사는 언제, 그리고 어떤 항목을 조사했습니까?
장명화: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리덤하우스 연구원 50여명이 지난해 1월~올해 5월 상황을 놓고 인터넷 언론 자유를 크게 세 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조사했습니다. 첫째, 인터넷상의 '접근 장애', 둘째 '콘텐츠 제한', 마지막으로 '사용자 권리 침해'입니다. 여기서 콘텐츠란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말합니다. 예전에는 책이나 논문 등의 내용을 콘텐츠라 했는데 지금은 영화, 음악, 게임, 백과사전, 서적에 이르는 전자 정보를 가리킵니다.
양윤정: 점수는 어떻게 매겨집니까?
장명화: 점수는 0점부터 100점으로 매겨집니다. 점수가 높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100점으로 갈수록 인터넷 자유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 점수를 기준으로 각 국가는 '인터넷 자유국', '부분적으로 인터넷 자유가 보장되는 국가', 그리고 '인터넷 사용이 자유롭지 않은 국가'로 분류됩니다. 한국은 이번 조사에서 34점을 받았기에, 31점부터 60점까지의 중간단계인 '부분적으로 인터넷 자유가 보장되는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이 그룹에는 나이지리아, 키르기스스탄,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 리비아, 튀니지 등이 포함됐습니다.
양윤정: 프리덤하우스는 지난해 4월 2009년 1월~2010년 12월까지의 상황에 대한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해서, 한국의 순위를 조사대상 37개 가운데 공동 9위로 올려놓았는데, 이번에 그 순위가 종전보다 후퇴한 이유가 뭡니까?
장명화: 한국은 다른 항목은 변동이 없지만, '사용자 권리 침해' 항목에서 2점 올라가 19점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16위로 떨어진 겁니다.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인터넷 환경이 잘 구성된 국가는 맞지만, 최근 수년간 온라인 환경에 대한 규제 장치가 늘어났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이버상의 통제를 강화하려고 하는 측과 사생활의 자유와 개방성 확대를 요구하는 측 사이에서 공방이 격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검열과 구금이 지속됐고 어떤 측면에서는 늘어나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시아권만 따졌을 때는 필리핀 다음으로 자유를 보장받고 있는 국가로 평가받았습니다.
양윤정: 통상, 인권과 관련한 보고서에는 북한이 최악으로 꼽히곤 했는데, 어떤 나라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까?
장명화: 61점에서 100점으로 인터넷 사용이 '자유롭지 않은' 국가 가운데서는 이란이 90점을 기록해, 최하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심각한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를 비롯해 중국, 쿠바도 최하위권에 들었습니다.
양윤정: 인터넷 사용이 가장 자유로운 나라는 어떤 나라들입니까?
장명화: 북유럽에 있는 에스토니아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인터넷 자유국'으로 선정되려면 0점에서 30점 사이를 기록해야 하는데요, 에스토니아를 필두로 미국, 독일, 호주, 헝가리, 이탈리아, 필리핀 등이 꼽혔습니다.
양윤정: 네. 장명화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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