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중국과 한국 내 인권운동가들을 겨냥한 북한의 독침 공격을 살펴봅니다.
미국의 유력한 일간지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최근 북한 당국이 인권운동가들을 목표로 독침 암살을 일삼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탈북자를 돕는 운동가나 인권운동가에게 독침 공격을 시도한 일은 알려진 것만도 세 차례에 이릅니다.
신문은 먼저 중국 단둥에서 탈북자를 지원하던 선교사 패트릭 김 목사의 사망에 주목했습니다. 올해 46세의 김 목사는 지난 8월 21일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자마자 숨졌습니다. 김 목사는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들을 은밀하게 돕고 있었는데요. 북한에 성경 뿐 아니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반감을 담은 문건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의 사망은 때마침 북한 당국이 관영 매체를 통해 김정일 체제를 흔들려는 이들 인권 운동가들에게 응징하겠다고 경고한 며칠 뒤에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김 목사가 숨진 바로 다음 날에는 중국 옌지에서 한 인권 운동가가 길을 가다 등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쓰러졌습니다. 이 인권운동가는 다행히 재빨리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구했습니다.
신문 보도 직전 한국 검찰은 대북 전단을 살포해온 민간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에게 독침 테러를 기도한 혐의로 안 모 씨를 붙잡았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런 암살 시도에 앞서 북한 당국은 벌써 두 번이나 독침 공격을 벌인 셈입니다. 박상학 대표가 최근 서울 정부 중앙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박상학
: 탈북자들 이 사회에서 믿지 못한다, 바로 이것은 김정일이 일부러 탈북자들을 걸어서, 탈북자들을 탈북자 사회에 박아 넣음으로서 국민들과 탈북자들을 분열시키기 위해서, 아마 탈북자들을 왕따시키기 위해서 그러지 않나 생각합니다. 탈북자를 가장해서 우리 탈북자들 속에 김정일의 돌격대, 살인자들을 침투시킴으로서 이 사회로부터 우리 탈북자들을 분열시키고 왕따시키기 위해서 앞으로 이런 일을 계속 하지 않겠느냐. 우리 탈북자들 사이에는 진짜 간첩도 없고, 살인자도 없습니다. 이것 때문에, 저를 한두 번도 아니고 죽이겠다고 하는데...
한국 검찰 조사 결과, 북한 대남 공작의 총사령부 격인 정찰총국은 1990년대 탈북한 뒤 한국에 정착한 안 씨를 이용했습니다. 안 씨를 포섭하기 위해 북한 특별수용소에 있는 안 씨 가족을 평양에 살도록 해주겠다고 회유하고, 안 씨에게 사업 지원을 약속한 뒤 공작금 1만2000달러를 지원한 겁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이런 일련의 독침 공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패트릭 김 목사 피살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독침 공격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어느 한국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김 목사는 독살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권 관련 운동가들은 의심할 여지없는 암살이라고 주장합니다. 당시 중국 병원 의사들도 독극물에 중독된 증상이라고 말했다고 이들은 증언했습니다.
인권 운동가들은 독침 공격이 김정은 후계 구도 정착 과정에서 체제 도전에 대해 한층 공격적이 된 북한 정세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합니다. 북한 체제를 흔들려는 중국 내 탈북자 지원 단체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는 것입니다. 한국의 인권단체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가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말입니다.
도희윤
: 지금 상황은 북한이 조금 내부적으로 상당히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 부분이 김정은 삼대세습체제로 전환과 견주어서 이뤄지고 있는 일들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거기에 김정은 체제를 옹립하기 위해서 가장 앞장서고 있는 집단이 바로 정찰총국입니다. 정찰총국을 내세워서 북한 내부적으로는 체제단속을 하고, 북한 외부적으로는 자국 체제를 위협하는, 또는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세력에 대한 공격을 이 부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충성경쟁과 연관있는 것 같습니다.
도 대표는 이어 북한의 테러 기도에도 김정일 체제의 기만과 국제사회에 실상을 알리는 인권활동은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도희윤
: 저희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지만, 다만 이것이 목적의식을 가지고 한다면, 피할 수 있는 부분들은 상당히 어렵다고 봅니다. 북한인권운동이 정말로 순교자적인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들이다 보니, 저희들은 그런 과정도 하나의 각오와 더불어 담담하게 진행돼야 하지 않느냐는 각오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한국 전라북도 전주덕진경찰서는 유치장에 여성유치보호관 1명을 발령해 유치관리팀에 상주 배치시켰습니다. 이는 최근 국회 행정위의 전북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전북도내 5개 유치장에 여성 유치보호관이 단 1명도 없어 여성인권 사각지대를 낳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입니다. 인원 배치로 최근까지 여경들이 순번을 정해 신체수색과 보건·위생관리를 담당해 온 덕진경찰은 앞으로 여성유치보호관이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강경량 전북경찰청장은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해 남원경찰서 등에도 여성유치보호관 배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최근 콥트교도 시위대와 이를 막던 정부군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최소 26명이 사망하고 320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최대 규모의 유혈 사태입니다. 특히 이슬람교도가 충돌에 가담하면서 다음 달 무바라크 퇴진 후 첫 총선을 앞두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콥트교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기독교 분파입니다. 451년 칼케돈 공의회를 계기로 여타 기독교회와 분리되었습니다. 이집트 전체 인구 8210만 명 가운데 약 10%를 차지합니다. 이번 충돌은 카이로 도심 국영TV 방송국 주변에서 콥트교인 수천 명이 최근 남부 아스완 지역의 교회가 공격당한 것을 두고 아스완 주지사의 경질과 교회 재건축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 발생했습니다. 이들 사이에선 극우 이슬람교도의 반기독교적인 공격에 정부가 너무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잇삼 샤라프 이집트 총리는 이와 관련해 “무슬림과 기독교인 간 충돌이 아니라 혼돈과 반대를 일으키려는 시도”라면서 양측에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이집트 내각도 비상 각의를 소집한 뒤 성명을 통해 어떤 세력도 이집트의 단합을 해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