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법회의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이 논의된 현장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 기자입니다.
양윤정: 최근 들어 국제법을 통해 북한 정권에 북한 인권과 관련해 압박을 가하는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행사는 어디에서 주최했습니까?
장명화: '미국변호사협회 국제법섹션'에서 주최했습니다. 미국변호사협회 국제법섹션은 협회 내에서 국제 업무를 담당하는 독립기구입니다. 회원 수가 미국은 물론 해외의 외국 변호사를 포함해 2만여 명에 달합니다. 이름이 상징하듯이, 국제적 법적 문제 전반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특히 법치주의 옹호, 국제법 변호사의 교육과 정책 발전에서 선두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매년 봄, 가을에 두 차례에 걸쳐 국제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양윤정: 이번에 런던에서 열린 가을 회의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만 다뤄졌습니까?
장명화: 그건 아닙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미국변호사협회 국제법섹션에 문의한 결과, 미국의 유력한 법조인들과 다수의 세계 각국 변호사협회 임원들을 포함해, 세계 52개 국가에서 1,055명의 변호사가 참석했습니다.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다뤄진 토론 주제는 '인권과 환경보호', '국제소송전략' ''국제법 하에서 내부고발자 보호법' '영국의 뇌물수수법 실태' '손전화 특허전쟁' 등 참석자의 관심사에 따라 선택의 폭이 아주 넓습니다.
양윤정: 아시다시피, 북한과 관련한 인권 문제는 강제송환, 공개처형, 수용소, 국군포로, 납북자, 탈북자, 이산가족 등 광범위하지 않습니까? 이번 회의에서는 어떤 주제가 다뤄졌습니까?
장명화: 북한의 강제수용소입니다. 회의 둘째 날인 16일에 '드러난 북한 강제수용소: 국제사회의 응답'이란 제목의 소모임에서 약 1시간 30분가량 다뤄졌습니다. 미국의 제라드 겐서 국제변호사의 사회로, 미국의 인권운동가 데이비드 호크 씨를 포함한 3명이 발제자로 나섰습니다.
양윤정: 데이비드 호크 씨라면,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실태를 다룬 보고서 '감춰진 수용소'를 쓴 인권운동가지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호크 씨는 말씀하신 보고서의 핵심 사안인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상세히 전했습니다. 수용소에서 어떤 사람들이 정치범과 경제범으로 분리되는 지, 공개 총살, 3대에 걸쳐 씨를 말리는 "3대 멸종", 재판 절차도 없이 강제노역을 시키는 악법 등을 소개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영국에 있는 호크 씨와 통화했는데요, 잠시 들어보시죠.
(데이비드 호크) 북한의 강제노동수용소에 수용되었거나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탈북자들의 사진, 그리고 북한정치범 수용소를 찍은 위성사진을 보여주면서, 북한 수용소의 실태를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이밖에도, 라이라 나디야 사다트 워싱턴 법과대학 교수가 북한의 반인도 범죄에 대해, 그리고 영국의 부장검사 출신인 제프리 나이스 경도 발표했습니다.
양윤정: 참석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장명화: 미국변호사협회 국제법섹션에 따르면, 대다수 국제법 전문가들은 일부 북한 수용소의 인권 유린 행위가 명백한 국제법상의 불법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참석자 가운데는 구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에 참여했던 전임 판사도 포함됐습니다. 구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살인, 성폭행 등을 저지른 전범 처벌을 위해 1993년 유엔에 의해 설립됐었죠. 데이비드 호크 씨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데이비드 호크) 회의에 참석한 변호사들은 일부 북한의 인권 유린 행위가 비인간적인 반인륜 범죄에 해당한다고 동의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한 조사를 활발히 벌이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도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할 지 지켜볼 예정입니다.
양윤정: 호크 씨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를 잠시 언급했듯이, 현재 조사위원회는 북한 인권 유린의 진상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시기적으로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장명화: 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미국 뉴멕시코 주의 그레고리 맥킨지 변호사도 회의에 앞서 가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인권 유린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법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마침,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다음 주와 다다음 주에 영국 런던과 미국 워싱턴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인데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미국 의회 산하 의회ㆍ행정부 중국위원회가 최근 중국에 새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여전히 중국 내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위원회는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새 지도부 초기에는 잠시나마 희망적인 기색이 보였으나 곧 이들도 대중들의 개혁 논의를 용인하거나 이에 참여하려는 의지는 없음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꼬집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2009년 이후 중국 정부의 탄압에 항의하는 티베트인들의 분신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대화를 재개하도록 미국이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또 중국이 한 자녀 정책에 따라 여성들을 상대로 낙태나 불임수술을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이 여성 인권을 보호할 조항을 국내법에 명시하도록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시리아 이슬람 성직자들이 수도 다마스쿠스의 고립 지역 주민들에게 무슬림이 금기로 여기는 육류를 섭취하도록 허용하는 율법 해석을 발표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성직자들이 허용한 '육류'는 고양이, 개, 당나귀 고기 등이었습니다. 최근 정부군과 반군이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시리아 다마스쿠스 외곽 무아다미야 지역에선 주민들이 외부와 고립된 채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BBC는 율법 해석의 내용과 관련해 "이는 세계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울부짖음"이라며 "상황이 계속 나빠진다면, 산 자가 죽은 자를 먹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도 최신 보고서에서 "2년 반을 넘긴 내전으로 식량 값은 치솟고 돈벌이는 끊겨, 수많은 시리아인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며 "특히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는 어린이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간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는 "화학무기 폐기 작업에 나선 사찰단은 교전 지역도 자유롭게 넘나드는데, 식량 전달을 위한 구호 요원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되고 있다"며 "굶주림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절박하게 기다리는 식량을 전달하는 것보다, 화학무기 폐기가 우선시 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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