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온라인 성매매에 내몰리는 중국 내 탈북여성의 실태를 들여다봅니다.
(탈북자) 육체적으로 직접 부딪치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은 좀 더 수치스럽죠. 모르는 사람한테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자기 육체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보여준다는 일이 실제 수치죠. 모르는 사람 낯도 코도 모르는 사람에게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오기만 하면 보여준다는 것이 정말 수치죠. 이 북조선 여자들이 얼마나 불쌍합니까? 정말 치가 떨리죠.
한 탈북여성이 지난 2009년 자유아시아방송에 아침 10시나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4-5시까지 실내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을 통해 남성들을 상대로 몸을 보여주는 온라인 성매매의 실태를 증언한 내용을 들으셨는데요,
최근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포스트가 북한에서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결혼 명목으로 중국 남성에 팔린 탈북 여성 5명 가운데 1명꼴로 이처럼 온라인 성매매에 내몰리고 있다고 보도해,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신문은 중국에 숨어사는 탈북 여성의 20%가량이 인터넷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영상채팅을 통한 성매매에 내몰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마트폰은 인터넷 통신과 정보검색 등의 기능을 추가한 손전화입니다. 또 어플리케이션은 어떤 종류의 작업을 돕기 위해 설계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중국에서 탈북 여성들을 다른 국가로 이동시키는 브로커, 즉 중개업자 박 모 씨는 신문에 "여성들이 식당이나 바깥에서 일을 하면 중국 공안에게 여권을 요구받을 위험이 있다. 안에서 일할 수 있는 온라인 성매매는 안전할 뿐만 아니라 수당도 더 좋다"고 밝혔습니다.
신문은 특히 중국 동북부에 사는 탈북 여성 대부분이 매춘 알선업자에 의해, 또 몇몇은 자발적이지만 막대한 탈북 중개 수수료와 생활고 등에 못 이겨 온라인 성매매로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1년 한국의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의 박추웅 수사관이 중국에서 탈북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던 일당을 검거한 뒤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내용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박 수사관의 말입니다.
(박추웅) 탈북 여성들에게 브로커가 먼저 접근합니다. '너희가 무국적으로 다니면 위험하니까, 한국으로 갈 수 있도록, 일단 돈을 벌 수 있도록 해 주겠다'라거나, '중국이나 한국에 있는 친척을 내가 찾아 주겠다'며 유인해서 성매매 업자에게 넘기게 됩니다. 감금된 여성들의 성매매 실적이 안 좋을 경우, 거기서 관리하는 남성들이 이들을 윽박지르고 성매매 실적을 올리도록 강요한 게 있고요. 또 심지어 어떤 여성은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을 때, 중국인 남성 여러 명이 폭행한 사례가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라오스로 도망쳐 나온 올해 30세의 탈북 여성 서 모 씨는 신문에 한국 남성들과의 온라인 성매매에 나선 첫날 3달러를, 이후 일주일 동안 최대 120달러를 벌기도 했지만 수개월 뒤 염증을 느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후 서 씨는 탈출을 마음먹고 탈북 여성들을 돕는 한국의 김성은 목사와 중개업자 박 씨에게 도움을 요청해 라오스로 도망쳤습니다. 2008년 탈북한 서 씨는 이전까지 중국 북부에 사는 한 중국 남성에게 팔려간 상태였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서 씨 등을 성매수한 대부분의 남성들은 한국에 살고 있었지만 미국과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 6월 미국 국무부는 연례 인신매매 보고서를 통해 북한 여성과 소녀들이 "중국과 한국계 중국인 남성에 의해 성노예가 되거나 매춘을 강요받고 또는 나이트클럽이나 노래방의 접대부가 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나이트클럽은 야간에 전문적인 무대공연을 위주로 해 술과 음료를 판매하는 시설입니다.
이에 앞서, 40대의 탈북여성 에스더 채 씨 역시 지난 2013년 미국 하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중국에서 겪었던 인신매매와 인권유린의 실상을 밝혀,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에스더 채 씨의 말입니다.
(에스더 채) 저의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생하며 인신매매되는 탈북여성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인터넷 성매매업소와 노래방에 팔려가서 정절을 지키려 자살을 하려다 들키면 뼈가 부서지도록 매를 맞고 경찰에 넘겨져 북송됩니다. 그러면 보위부에서는 '몸 팔다가 돌아온 더러운 년'이라고 고문을 당하다가 소리 없이 죽기도 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 변호사 40여 명이 사법부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 규정들을 잇달아 도입해 변호사의 권익을 침해했다며 사법부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공권력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센 중국에서 변호사들이 사법 당국의 수장을 해임하라는 요구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입니다. 홍콩의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변호사 44명과 일반인 375명이 최근 국무원과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우아이잉 사법부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우 부장이 이끄는 사법부가 최근 몇 년간 헌법과 법률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여러 규정을 도입해 사법부의 권한을 강화했다"며 "변호사와 법무법인에 추가 의무를 부과해 법적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사법부가 다음 달 시행할 '법률사무소 관리규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 규정은 소속 변호사가 사법 당국을 압박하기 위해 청원서를 작성하거나 토론회를 조직하면 법률사무소에 책임을 물리는 내용이 포함돼 법조계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중국 인권단체들은 이에 대해 공산당과 정부에 비판적인 변호사를 추가로 단속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 필리핀 정부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과 관련해, 유엔 조사를 정식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요외신에 따르면,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최근 "유엔 인권전문가들의 조사를 정식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 사범에 대한 실태 조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8월 유엔 관계 기관이 불법 마약 용의자의 초법규적 살인을 비판한 것을 두고 "필리핀 국내 문제에 대한 내정 간섭이다. 바보 같은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아그네스 칼라마드를 비롯한 유엔인권특별보고관 2명은 "불법적인 마약 용의자 사살을 중단하라"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촉구했습니다. 아벨라 대변인은 "필리핀 정부가 유엔인권특별보고관 앞으로 초청장을 발송했다"며 "유엔 측의 공식적인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의 취임 이후 사살된 마약 용의자는 3600여 명에 달합니다. 경찰이 체포한 마약사범은 2만2000여 명, 자수자는 73만여 명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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