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중, 송환 중단 & 국경 개방하면 북 붕괴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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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지난해 탈출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최근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한 내용을 들여다봅니다.

(에드 로이스) 미국 의회가 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 그리고 지금은 핵전쟁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정권에 대해 매우 특별한 통찰력을 지닌 사람에게서 증언을 듣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에드 로이스 위원장이 최근 '내부자가 바라본 북한 정권'이라는 주제로 열린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를 소개하며 한 말입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올해 55세로 2016년 영국 주재 공사로 근무 중 부인, 아들 두 명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했는데요,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에서는 최고위급입니다. 태 전 공사는 1993년부터 덴마크 주재 북한대사관 서기관으로 활동하다가 1990년대 말 북한대사관이 철수하면서 스웨덴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 후 유럽연합 담당 과장을 거쳐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으로 파견된 후 10년 가량 근무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2015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이 기타연주자 에릭 클랩턴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동행하기도 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이처럼 북한 체제 내에서 승승장구하던 자신이 삶의 방향을 바꿀 수 밖에 없던 이유를 밝히며 증언을 시작했습니다.

(태영호) 제가 모든 특권과 경제적 혜택을 포기한 이유는 제 아들들로 하여금 저처럼 현대판 노예처럼 살아가도록 놔둘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 아들들에게 남겨 줄 수 최고의 유산은 모든 미국인들에게는 흔한 자유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외견상으로 김정은 정권이 공포정치를 통해 권력을 공고화한 것 같이 보이지만, 이와 동시에 북한 내부에서는 엄청난, 예기치 않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태영호) 자유시장들이 번창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자본주의식 시장에 익숙해짐에 따라, 사회주의식 경제체제는 잊혀지고 있습니다. 복지제도가 붕괴된 지는 오래된 터라, 수백만 명의 공무원, 군장교, 경찰 등이 생존하고자 뇌물이나 국가자산 횡령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더 이상 정치선전에 괘의치 않는 반면, 갈수록 더 불법으로 수입된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태 전 공사는 지난 2010년 '아랍의 봄'은 북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랍의 봄'은 2010년 12월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촉발돼 아랍·중동 국가, 그리고 북아프리카 일대로 확산된 반정부 시위운동을 말합니다.

(태영호) 2010년 '아랍의 봄'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그와 비슷한 일이 북한에서 발생하는 것을 상상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북한 내부의 변화들은 민중 봉기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을 점차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 태 전 공사는 국제사회가 바깥 세계의 정보를 공급함으로써 북한 주민이 맞서도록 교육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종류의 메시지를 중점적으로 북한에 전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냐"고 묻자 태 전 공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태영호) 북한 체제는 지도자인 김정은을 신격화함으로써 작동하기 때문에 아킬레스건이 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의 생일이나 어머니, 김정일의 셋째 아들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유일한 백두혈통이라고 세뇌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지난 5년간 할아버지 김일성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도 공개하지 못할 정도로 김정일의 숨겨진 자식이었습니다. 김정은이나 아버지 김정일, 할아버지 김일성까지 김씨 왕조의 전원이 '신이 아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인권과 관련해 중국 측에 어떤 협력을 주문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국제난민협약에 위배되는 탈북자 강제 송환을 중단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태영호) 제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독일 통일 과정에서 헝가리 정부가 국경을 개방해 서독으로 망명을 도왔던 것을 언급했지요? 중국이 이처럼 탈북자들을 도와 한국으로 탈북 경로를 개방할 경우, 중국 국경에서 대규모 탈북이 발생해 북한 체제는 매우 짧은 시간 내에 붕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태 전 공사는 중국 정부가 대규모 탈북이 자국 내 혼란이나 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결국 한국 정부가 모든 탈북자를 수용하기 때문에 핑계일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에 사실상 망명한 중국 시각장애인 인권활동가 천광청 씨가 인터넷이 중국 민주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천광청 씨는 최근 도쿄에서 강연을 통해,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이 중국인을 단결시키면서 당국의 부당한 치안유지가 잘 이뤄지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천 씨는 "매년 민중의 항의가 분출하면서 민주적인 중국 사회의 건설을 향한 토대가 구축돼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천 씨는 지난 2005년 산둥성에서 강제로 불임이나 낙태 수술 등을 시행하는 실태를 폭로해, 장기간 가택연금 상태에 놓였습니다. 2006년에는 기물손괴죄로 실형판결을 받고 복역했으며 출소 후에도 신변자유를 억제 당했습니다. 그 후 2012년 산둥성에서 탈출해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에 들어갔다가, 미국과 중국 정부 간 교섭 끝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 미국의 유력지 뉴욕타임스가 최근 미얀마 실권자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독재자'라고 부르며 미얀마 내 소수민족 로힝야족 탄압을 방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로힝야족은 이슬람교도로 불교도가 대다수인 미얀마에서 무국적자로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신문은 '세계가 아웅산 수지에 대해 잘못 알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화와 인권 운동가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극찬했고,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에 비견됐던 아웅산 수지가 지금은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을 살해·강간·고문하도록 방치한 책임자로 비난의 중심에 섰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아웅산 수지에겐 독재자의 면모가 있다"며 그를 '민주화 영웅'으로 대접해온 서방 지도자들의 책임을 거론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