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유엔총회에 제출된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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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유엔총회에 제출된 북한인권 결의안 초안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 초안이 유엔 총회에 제출됐죠? 자유아시아방송이 이번에 입수한 결의안 초안에 어떤 국가들이 서명했습니까?

장명화: 유엔총회는 지난 2005년부터 7년 연속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올해 결의안은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한국. 미국, 일본 등 49개국이 공동 서명했습니다.

양윤정: 지난해 내용과 비교해 많이 다릅니까?

장명화: 현재 입수한 문서가 초안이기에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전반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양윤정: 그럼 지난해 결의안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던 이산가족 상봉 문제도 다시 포함됐습니까?

장명화: 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2009년과 2010년 각각 한 차례씩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사건을 계기로 관련 논의가 아예 중단돼왔습니다. 이에 따라, 결의안 초안은 "모든 한국인의 시급한 인도적 우려사항인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이산가족 상봉이 하루속히 재개되고, 향후 규모 확대와 정례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양윤정: 결의안 초안의 주요 내용은 무엇입니까?

장명화: 한마디로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의 시민, 정치, 사회, 문화 분야의 권리가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유린되고 있는 점을 매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결의안은 특히 고문과 잔인한 처벌, 강제노동, 정치, 종교적 이유에 따른 처형, 표현과 이동 등 기본 인권에 대한 유린, 여성에 대한 폭력, 납북자 문제에 대한 북한 정부의 조속한 해결 등을 촉구했습니다. 또 제3국에서 송환된 탈북자 처벌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는데요, 각 나라가 본국에 송환됐을 때 자유와 생명을 위협받을 경우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탈북자를 보호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양윤정: 최근 한국의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식량 사정과 관련해, "취약계층에 대한 소규모 식량지원은 어느 정도 해나갈 계획"이지만, "현 시점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규모 식량지원을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결의안 초안은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해 뭐라고 언급하고 있습니까?

장명화: 북한주민이 식량을 구하거나 식량에 접근하는 일이 심각하게 악화되는 것을 포함해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위험하다면서 매우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결의안 초안은 이 같은 현상이 잦은 자연재해, 농업생산의 구조적 취약성, 상당한 식량부족의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결의안 초안은 무엇보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이유로 북한 당국이 곡물 재배와 식량 거래를 금지하는 것과 임산부와 노약자 등 취약계층 사이에 만연한 영양결핍을 꼽았습니다. 결의안 초안은 그 대안으로 식량 분야에 보다 많은 예산을 할당해 정상적인 생산과 배급이 이뤄지도록 하는 등 보다 효율적인 식량안보 정책을 펼칠 것을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외국의 인도적 지원에 대한 충분한 분배감시를 보장할 것도 권고했습니다.

양윤정: 결의안, 통과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유엔총회는 조만간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예정인데요,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2009년에 이어 찬성 투표할 예정입니다. 결의안은 2005년부터 매년 유엔총회에 상정돼 표결로 채택돼 왔는데요, 지난 2008년 표결에서는 95개국이 찬성했고, 2009년에는 97개국이 지지했습니다. 지난해 표결에는 103개 국가가 찬성했습니다. 지지하는 국가의 수가 계속 늘고 있는 셈입니다. 한편, 지난해 표결에서 반대는 18, 기권은 60개 국으로 집계됐었습니다. 당시 중국은 "인권문제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다뤄져야 한다"면서 결의안 채택을 반대했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양윤정: 유엔의 결의안이 도대체 무슨 실질적인 효과가 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장명화: 네. 사실, 유엔총회 결의 자체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와 같은 법적 구속력을 갖진 않습니다. 하지만, 192개 유엔 회원국들의 총의를 모았다는 점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향후 조치의 정당성을 뒷받침할 정치적 의미를 가집니다. 또 유엔총회가 북한 인권에 지속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양윤정: 네. 장명화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민주주의 혁명에서 승리한 튀니지가 여권 신장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됩니다. 튀니지는 정통적인 이슬람 국가로 여권신장에 보수적인 정치틀을 어떻게 바꾸게 될지 서방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튀니지 여성 200여명은 2일 수도 튀니스에서 여권 신장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날 시위는 지난달 23일 처음 실시된 민주선거에서 온건 성향의 이슬람 정당 '엔나흐다'가 예상을 깨고 정권을 잡지 못한 것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입니다. 현지 소식통들은 중동 국가 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법률을 가진 튀니지가 이번 선거에서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서 여성들이 어렵게 시작된 여성의 인권 보호 등 민주가치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제1당이 된 엔나흐다당은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겠다. 개인의 지위와 기호 등을 모두 포함해 여성과 남성이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며 여성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이날 시위대 대표단은 과도정부 총리로부터 여권 보호 보장에 대한 기준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미국 오클라호마 주 털사의 한 서점에서 최근 한인 2세 정나리 양이 주도한 24시간 단식행사에 정 양의 학교에 다니는 백인, 흑인, 히스패닉 학생 등 10여명이 동참해, 심각한 북한의 기아 문제를 직접 체험했습니다. 단식투쟁에 참석한 홀랜드홀 학교의 12학년 디에드라 켈리 양은 "우리가 경험한 고통은 북한 어린이가 매일 겪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니 슬펐다. 우리는 감사하게도 자유와 풍성한 음식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미국에 태어났지만 자신이 원할 때 아무데서나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북한 어린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11학년 테일러 잔슨 양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털사에 있는 모든 공사립 고등학교에서 북한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와 모금행사를 실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모두 3,300불이 모금됐으며, 금액 전액은 북한에 우량종 젖염소를 보내고 무산에 빵 공장을 운영하는 캘리포니아 주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 보내지게 됩니다. 정 양은 지난 여름방학 한국의 민간단체 두리하나선교회에서 탈북 학생들에게 영어와 바이올린을 가르치면서 그들의 뼈아픈 과거의 경험을 기록영화로 남기고 그들에게 친구와 선생님 역할을 하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