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종교 탄압국으로 북한 지목돼

북한의 지하교회에 모인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몰래 읽고 있다.
북한의 지하교회에 모인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몰래 읽고 있다. (사진-순교자의 소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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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적 천주교 단체의 최신 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국제적인 천주교 단체가 최근 전 세계의 종교자유보고서를 발표해서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로마 교황청 직속기구인 '국제 천주교 사목 원조기구'가 최근 '2016 세계 종교자유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북한을 세계 최악의 종교 탄압국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이 단체는 2년마다 세계 196개국의 종교 자유 상황을 분석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북한의 천주교 현황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천주교는 해방 전에 북한 지역에서 먼저 전파됐지만, 해방 후 북한이 종교를 '인민의 아편'으로 몰아 탄압하면서 교인의 수도 급감했습니다. 그러다 북한은 1970년대 초 종교단체를 부활시키기 시작했고 천주교 단체인 '조선천주교인협의회'가 1988년에 출범했습니다. 이 단체는 1999년 '조선카톨릭교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한국 천주교회와 접촉면을 넓히면서 남북교류에 참여해왔습니다. 천주교 신자의 규모와 관련해,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는 2013년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하는 북한의 천주교 신자를 1만 명 정도로 추정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천주교 성당은 1988년 평양시 선교구역에 건립된 장충성당이 유일합니다. 장충성당에는 신자 대표 2명이 돌아가며 매주 일요일 3차례 미사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은 2013년 프란치스코 신임 교황의 선출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내는 등 로마 교황청과도 꾸준히 교류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로마 교황청 직속기구가 낸 보고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시죠.

장명화: 네. 국제 천주교 사목 원조기구는 보고서 4장에 걸쳐 북한의 종교 실태를 다루면서 북한이 여전히 세계 최악의 종교 탄압국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유엔 북한 인권 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주민들의 생각과 양심, 종교의 자유 권리는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양윤정: 청취자들을 위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와 최종 보고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사상 처음 출범한 유엔 차원의 공식기구입니다. 위원회는 북한의 인권상황과 인권침해에 대해 2013년부터 1년간 조사 활동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2014년에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사상과 표현, 종교의 자유, 차별로부터의 자유, 이동, 거주의 자유와 식량권 등을 포함한 인권을 조직적으로 침해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위원회는 또 북한이 반인도적 범죄를 범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반인도적 범죄란 살인, 고문, 강간, 정치적 박해를 비롯해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국가 또는 정권의 폭력행위에 해당하는 범죄를 말합니다. 유엔 총회는 이 같은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2014년에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결의안은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규탄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양윤정: 국제 천주교 사목 원조기구의 보고서에 나타난 북한의 종교 탄압 사례를 전해주시죠.

장명화: 네. 국제 천주교 사목 원조기구는 북한은 폐쇄적인 국가여서 정확한 정보를 받기 어렵다고 하면서 지난 2년간 캐나다와 한국의 여러 기독교인이 체포돼 북한에 억류돼 있다고 했습니다. 또 북한과 중국 국경 지역에서 20년간 북한 지하교회를 지원하던 한국계 중국인 한충렬 목사가 올해 살해된 사례도 포함했습니다.

양윤정: 마침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현재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와 관련해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참고로 임현수 목사는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한 한인장로교회에서 목회를 하면서 1997년부터 수차례 북한을 방문했으나 지난해 1월 북한 법원으로부터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신은 지난 25일 외무성 유럽2국 국장이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를 만나 임현수 목사의 영사 면회 문제를 논의했다고만 간단히 보도했습니다. 주 평양 스웨덴 대사관은 미국과 캐나다 이익대표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임 목사 외에도, 북한 정부는 미국인 2명을 간첩, 국가전복 등 반공화국 범죄 행위 혐의로 억류하고 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는 10년 노동교화형을, 미국인 대학생 오토 프레드릭 웜비어는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양윤정: 북한 외에 어떤 국가들이 종교 탄압국으로 지목됐습니까?

장명화: 국제 천주교 사목 원조기구의 보고서는 시리아, 이라크, 중국 등 23개국을 종교를 탄압하는 핵심국가로 지목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캄보디아 '킬링필드'의 핵심 전범 키우 삼판 전 국가주석과 누온 체아 전 공산당 부서기장이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킬링필드는 캄보디아에서 1975∼79년 4년 동안 급진 공산주의 정권인 크메르루주가 양민 200만 명을 학살한 사건을 말합니다. 캄보디아 전범재판소 대법원은 최근 크메르루주 정권 당시 숙청ㆍ학살 등을 자행한 혐의로 기소된 두 사람에 대해 종신형을 확정했습니다. 크메르루주 정권이 붕괴된 지 37년 만에 내려진 역사적 단죄에 '킬링필드' 생존자와 희생자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올해 90살의 누온 체아는 지난 1998년에 사망한 크메르루주의 1인자 폴 포트의 사상과 노선을 체계화한 이론가였고, 올해 85살의 키우 삼판은 당시 대통령과 총리를 지냈습니다. 두 사람은 학살 등 혐의로 2010년 기소됐으며 2014년 1심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자 항소했습니다. 이번 확정 판결은 강제 이주와 학살 등 반도적 범죄에 대한 것으로 소수 민족 강제이주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 전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미국의 페이스북이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검열 소프트웨어를 비밀리에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입니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페이스북 전·현직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면서 "중국에 진출하려는 작업이 아주 깊이 진행되고 있고,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도 지지한 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페이스북 접속이 아예 금지된 나라는 중국, 이란, 북한 정도입니다. 중국은 2009년 위구르족의 분리 독립 분쟁이 벌어진 우루무치 사태 이후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저커버그는 그간 '죽의 장막'을 뚫기 위해 공을 들여왔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