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이번 시간에는 전환점에 들어선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들여다봅니다.
(홍콩 시위대 현장음)
홍콩 경찰이 도심을 점거한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한 데 이어 시위를 주도했거나 적극적으로 가담한 200여 명을 수사 선상에 올려놓는 등 강경 대응으로 선회하면서 두 달 넘게 이어진 홍콩 민주화 시위가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 철거 과정에서 경찰관과 충돌하거나 불법 행위를 선동한 시위 참가자 200여 명의 신원을 확보했다고 홍콩의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현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말부터 까우룽 반도 몽콕 지역에서 시위대의 장애물 철거에 나서 4일간 200여 명을 체포했다 풀어주었습니다. 이어 12월 1일에는 홍콩섬 애드미럴티의 정부청사 봉쇄를 시도하는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에 나서 40명을 체포했습니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에 해당하는 홍콩 입법회의 앨버트 찬 의원의 말입니다.
(앨버트 찬)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행진해 와서 수많은 사람들을 체포했습니다. 이런 전술과 방법이 문명화된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습니다.
홍콩 경찰의 이런 움직임은 시위 초기인 지난 10월 3일 정부청사를 봉쇄한 시위대가 사흘 후 봉쇄를 풀 때까지 지켜보기만 했던 것과는 180° 달라진 모습입니다. 당초 홍콩 시위는 대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이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내놓은 선거안에 반대해 일주일간 수업 거부 운동을 벌이면서 시작됐습니다. 앞서 전국인민대표대회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1천200명의 후보추천위원 중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은 후보 2∼3명에만 입후보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의 보통 선거안을 마련했습니다. 이에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를 중시하는 홍콩 시민들은 선거안이 반중 성향 인사의 출마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반발했던 겁니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온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는 가짜 김정은까지 등장해 주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지팡이를 짚은 채 걸었던 홍콩 배우 하워드 씨. 하워드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입맛에 맞는 후보만 출마할 수 있게 하는 중국 정부가 마치 북한의 독재자 같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하워드)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 제안한 방식은 북한 독재정권과 다를 바 없는 것이죠. 홍콩의 민주 시민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중국과 북한이 세계 언론의 웃음거리가 될 겁니다.
미국 내 북한 인권 전문가들은 홍콩 시위가 앞으로 어떻게든 북한에 민주화 의식을 심어주지 않겠냐는 희망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의 인권 전문가인 로베르타 코헨 연구원의 말입니다.
(로베르타 코헨) 사람들은 독자적인 사고 체계를 갖고 있어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뉴스를 알게 되고 관심사며 교훈 같은 것을 더 알게 될수록 기존의 생각을 달리하게 됩니다. 홍콩 사태를 보는 북한 관리들 가운데 일부도 이미 다르게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자유의사를 표현 못하고 당의 방침을 따라야 하고 보복을 두려워하겠지만 그들의 사고 과정은 변하기 시작할 수도 있지요. 그런 일이 언제 터질지 아무도 모르죠.
하지만, 시위가 두 달을 넘기면서 피로감을 느낀 홍콩 시민 사이에서 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홍콩대학이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83%의 응답자가 '시위중단'을 요구했고, 68%는 시위대 점거구역에 대한 '정리'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따라 렁춘잉 행정장관은 이달 초 "지금부터 주저 없이 법 집행을 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위 지도부의 한 축인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 공동 대표들이 자수하면서 시위 동력의 위축이 가속하는 양상입니다. 베니 타이 홍콩대 교수와 찬킨만 홍콩중문대 부교수, 추이우밍 목사 등 공동대표 3명은 학생 시위대의 철수를 유도하고 시위를 주도한 책임을 지고자 최근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베니 타이 교수의 말입니다.
(베니 타이) 경찰은 우리가 어떤 범법 행위를 자백하러 왔는지 물었습니다.
하지만 학생 단체 대표들은 계속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중·고등학생 단체인 '학민사조'의 조슈아 웡 위원장은 회원 2명과 함께 정부에 대화를 요구하는 단식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북한이 대북 인권결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엔에 공식 통보했습니다. 유엔총회 제 3위원회를 통과한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북한 정부의 공식 입장은 지난달 말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전달됐고 최근 유엔 홈페이지에 공개됐습니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 명의로 돼있는 이 성명에서 북한은 인권결의안 채택을 단연코 거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의안 통과 때와 같이 핵실험을 또 위협했습니다. 서한에는 전쟁억지력을 강화하겠다는 지난달 북한외무성 성명도 첨부됐습니다. 북한인권상황을 ICC, 즉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도록 권고한 대북 인권결의안은 이달 셋째 주 유엔총회를 통과할 게 확실시됩니다. 한국과 미국 등은 총회통과와는 별도로 인권결의안을 안전보장이사회 정식의제로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안전보장이사회 의제화는 한국을 포함해 비상임이사국들이 교체되는 내년 1월 이전이 적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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