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버마 방문

버마를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왼쪽)이 민주화 운동의 대모 아웅산 수치와 만나고 있다.
버마를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왼쪽)이 민주화 운동의 대모 아웅산 수치와 만나고 있다. (RFA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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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버마 방문을 들여다봅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2박3일간의 역사적인 버마 방문을 마쳤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클린턴 장관의 이번 방문은 버마 정부와 민주화 세력에 큰 승리를 안겨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외신들의 분석을 보면, 클린턴 장관의 방문은 국제적 외톨이였던 버마가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반면, 버마 민주화 세력은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향후 민주화 일정을 가속화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버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여사가 이끄는 버마 민족민주동맹의 니얀 윈 대변인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니얀 윈

: 클린턴 장관의 방문은 버마 정부가 정치 상황을 개혁하도록 독려할 수 있는 좋은 방문이었습니다.

버마의 유명 정치인 우 아예 민트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클린턴 장관의 방문으로 버마의 미래가 한층 더 밝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우 아예 민트

: 클린턴 장관의 방문은 우리가 버마에서 보고자하는 자유, 인권, 민주화 등과 관련된 개혁 조치를 가져다 줄 것으로 봅니다. 클린턴 장관이 테인 세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수치 여사와도 만남으로서 이 같은 개혁 조치를 요구하는 버마인이 궁극적으로 혜택을 입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방문 기간 중 버마 대통령을 만나 외교관계의 격상 가능성에 대해 협의했는데요, 양국 간 대사급 외교관계를 재수립하는 문제도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1988년 버마에서 군사쿠데타가 발생하자 외교관계를 단절한 상태입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은 당장 버마산 상품의 수입을 금지한 제재를 해제하진 않았지만 버마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상당히 완화시키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클린턴 장관은 “앞으로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의 버마 지원에 대해 미국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 국제기구가 유엔개발계획을 지원해 버마의 의료서비스 개선 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도 버마 민주화 세력이 적지 않은 자신감을 얻은 점은 큰 성과입니다. 특히 미국의 장관급 인사가 수치 여사를 두 차례에 걸쳐 만나 민주화 세력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입니다.

수치 여사는 지난 1988년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뒤 20여 년 동안 수감과 석방을 반복해 온 국제적인 인물인데요, 가택 연금도 12년 이상 당했습니다. 민주화를 위한 이런 노력이 인정받아 1991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평소 수치 여사를 개인적인 영감을 주는 인물로 평가했고, 수치 여사가 구금되거나 재판에 회부됐을 때 성명을 통해 석방을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했습니다. 수치여사와 클린턴 장관의 말, 계속해서 들어보시죠.

아웅산 수치

: 버마 정부가 버마의 발전을 위해 민주화 개혁조치를 단행할 순수한 열망을 갖고 있다고 믿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 미국은 버마의 동반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더 나은 민주화를 위해 함께 하길 원합니다.

클린턴 장관의 방문 효과는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버마 정부는 클린턴 장관의 방문이 끝난 것과 함께 평화적 시위를 허용하는 법안을 발효시켰는데요,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세인 대통령은 시위 주도자들이 미리 닷새 전에 집회를 등록할 경우 평화적 시위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버마에서는 1962년 군부 쿠데타 후 모든 집회가 불허됐었습니다.

세인 대통령은 또 남부 소수민족인 샨족 반군과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샨족을 비롯해 카친족, 카렌족 등 국민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소수 민족은 민주화와 자치권 등을 요구하며 버마 정부와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왔습니다.

한편, 클린턴 장관은 한때 불량국가로 분류됐던 버마에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폐쇄정책을 고집하고 있는 북한의 변화를 압박했는데요. 그 결과, 클린턴 장관은 버마에 무기 거래 등 북한과의 위법적 관계 청산을 강하게 요구해 어느 정도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냈습니다. 비록 세인 버마 대통령이 북한과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금지하는 유엔 결의안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버마에 무기를 공급하고 버마산 쌀을 수입하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 버마와의 무기 거래가 중단되면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최근 총선이 열린 러시아에서 수 천 명의 시위대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거리로 나왔습니다. 총선에서 집권당인 '통합 러시아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부정을 저질렀다며 항의 시위를 벌인 겁니다. 일부 시위대는 푸틴의 장기집권에 항의하며 크렘린 궁으로 가두행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300여 명이 체포됐습니다. 미국은 러시아 총선에서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유럽안보협력기구의 예비조사 결과, 이번 총선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의혹들을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 중국 당국이 시각장애 인권변호사인 천광청 씨에 대한 연금조치를 일부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천 변호사는 4년간의 복역을 마치고 출옥한 2010년부터 고향 산둥성 린이현의 자택에서 15개월째 연금생활을 해왔으나 근래 제한이 다소 느슨해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천 변호사 가족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천 변호사의 모친을 비롯해 가족에게 시장 보기 등의 외출이 허용됐고 이전과 비교할 때 린이현 공안당국의 감시가 일정 정도 완화됐습니다. 현지 당국은 또 천 변호사의 아들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허락했으며 외부에서 천 변호사에게 보낸 약품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천 변호사의 외출은 여전히 제한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습니다. 천 변호사는 어릴 적에 시력을 상실했으나 독학으로 변호사가 됐고 그러고서 고향인 산둥성에서 부녀자에 대한 강제 불임 시술과 중절 수술 강요를 폭로하는 인권운동을 펼쳐왔습니다. 천 변호사는 중국 당국이 한 자녀 갖기 정책을 강요하면서 생긴 인권 유린 행위를 공공연하게 비난하는 활동을 하다가 체포돼 수감생활을 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