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가 전한 북 인권 실태 “쥐껍질 벗겨 먹고, 낙태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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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해 논의한 것과 곧이어 유엔본부 회의실에서 탈북자들을 초청해 마련한 북한 인권 토론회를 들여다봅니다.

(지현아) 부족한 식사로 날 메뚜기를 잡아먹고 배추를 주워 먹고, 개구리와 쥐를 껍질 벗겨 먹기도 했습니다.

탈북자 출신 지현아 씨가 최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토론회에서 북한에서의 인권 유린 경험을 증언하는 것을 들으셨는데요, 지현아 씨는 1999년께 처음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3차례의 강제북송과 4차례의 탈북을 감행한 끝에, 2007년 한국땅에 정착했습니다.

지 씨는 세 번째 탈북 시도 후에는 더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임신한 몸으로 강제 북송돼 북한 평안남도 증산교화소에서 복역했던 경험을 말하다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지현아) 임신 3개월 만에 저는 다시 세 번째 북송 됐고, 해당 보안서에서 마취 없이 강제로 수술 당해 낙태 당했습니다."

지 씨는 지난달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를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올해 25살의 오청성 씨는 지난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귀순하다가 총알 4, 5발이 몸을 관통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오 씨는 매우 위독한 상태였지만 두 차례 대수술 후 기적적으로 회복했습니다.

(지현아) 탈북 병사가 남한으로 질주하던 그 모습은 2천5백만 명의 북한 주민의 자유를 향한 질주입니다.

이 부대행사는 한국과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캐나다의 주유엔 대표부가 공동주최하고, 조태열 한국 대사를 비롯한 이들 국가의 유엔주재 대사가 참석하는 한편,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논의를 주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에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같은 날 4년 연속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해 논의하고 북한을 지탄했습니다. 개별 국가 인권 문제로는 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정치범 수용소와 탈북자 강제 북송, 해외 파견 노동자, 북한 억류자 문제가 집중 논의됐는데요, 헤일리 미국대사는 "오늘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역사가 판단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니키 헤일리) 북한의 인권침해는 김정은이 정권을 유지하는 유일한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발언 도중 방청석에 앉아 있던 지 씨를 포함한 강제 북송 피해자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탈북자들이 자유에 이르는 길은 위험하고 때로는 치명적"이라면서 "탈북자의 대다수인 여성들이 붙잡혀 강제 송환되면 큰 대가를 치른다"고 말했습니다.

조태열 유엔 주재 한국대사는 핵과 미사일 실험에 많은 자원을 빼돌려 북한 주민이 더욱 고통 받는 점도 비판했습니다.

(조태열) 북한 핵 문제와 북한 인권 문제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관계입니다.

하지만,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안보 긴장으로 북한의 심각한 인권 침해가 더욱 심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제재가 유엔 기구들이 제공하는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대북제재 영향을 평가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기구 등의 인도적 지원은 북한에 1천300만명의 극히 취약한 계층에게 생명줄과 같습니다. 그러나 제제가 이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인권회의 개최를 저지하려 시도하다 주변국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실패했다고, 홍콩의 유력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안전보장이사회는 절차 투표를 통해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15개 이사국 가운데 10개국이 찬성하고 이집트와 에티오피아가 기권하면서 오직 중국, 러시아, 볼리비아 3개국만 반대표를 던지는데 그쳤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 신장 지역이 '열린 감옥'으로 불릴 정도로 대규모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국제적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신장지구는 1천100만명이 넘는 회교도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이 분리독립을 추구하면서 당국이 감시를 강화하는 서부 지역입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신장 당국이 모든 주민을 상대로 유전인자 표본, 지문, 다른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지원 무료 건강검진이 이런 생체정보 채집 수단의 하나로 이용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비록 건강검진이 공식적으로는 자발적 참여 형태이지만 한 위구르족 주민은 지방 당국 간부들이 "반드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증언했고, 또 한 지역신문은 시 당국자들에게 주민들이 건강검진을 받도록 설득할 것을 독려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모두 1천900만명이 '모두를 위한 신체검사'로 불리는 건강검진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중점인물"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생체정보가 수집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들 생체정보는 "민족, 종교, 사상, 표현의 자유와 같은 인권 등을 이유로 한 감시망"에 사용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2017년 전 세계에서 투옥된 언론인 수가 262명에 육박한다고 국제적 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가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터키·중국·이집트 3개국에 집중됐습니다. 언론인보호위원회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투옥된 언론인 수는 전년 259명보다 다소 늘어났습니다. 언론인들의 박해가 가장 심한 곳은 터키, 중국, 이집트로 각각 73명, 41명, 20명의 언론인이 올해 투옥됐습니다. 이들 국가의 정부는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대 테러법을 적용해 언론인들이 반정부 활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탄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논란이 된 '가짜 뉴스'가 언론인을 억압하는 도구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인보호위원회에 따르면 21명의 언론인이 '가짜 뉴스'를 작성하거나 유포한 혐의로 투옥됐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